글 | 송경미 기자 일년 중 가장 아름답다는 5월, 그 기운을 마음껏 들이마시고 또 발산하고 싶은 이들에게 봄바람처럼 살랑이는 기분 좋은 소식이 귓가를 간질인다. 전주풍남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풍남제는 1959년 음력 5월 5일 단오날을 ‘전주시민의 날’로 정하여 시작되었다. 1967년에 풍남문 중건 200주년을 맞아 축제 명칭을 ‘풍남제’라 개칭하고 2000년에 풍남제 개최날짜를 5월 1일로 변경하는 조례를 개정하여 그 후 5월초에 개최되어왔다. 10년 전만 해도 풍남제는 민속의 놀이와 행사를 재현하는 보기 위주의 성격이 강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전주·전북지역의 무형문화재를 중심으로 한 문화재시연, 천연비빔밥 잔치, 전주난장, 민속놀이 등을 추진, 시민참여형 축제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시민들의 호응과 지역축제로서의 가치를 함께 높여나가고 있다. 전통생활문화체험과 관혼상제(冠婚喪祭) 시연을 통해 민족정신을 되새기며 전주의 전통적 축제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 풍남제가 올해로 벌써 48회를 맞았다. 경기전과 태조로 일대에서 5월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동안 진행되는 이번 풍남제의 슬로건은 ‘풍요로운 천년 전주, 전통의 맛·멋·흥.’ 따라서 풍남제전위원회는 전통의 맛·멋·흥 이 세 가지를 주요 프로그램으로 설정, 그 밑으로 세부적인 행사 일정을 짜놓았다. 전주의 맛 지역행사 축제는 최우선으로 지역색을 띠어야하는 의무를 지닌다. 타 지역과 차별성을 지닌 지역의 특색이나 자랑거리가 반영되어 있지 않은 축제는 단지 ‘축제’로서의 의미밖에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전주가 천년 역사를 지닌 전통문화중심도시라면 그 오래된 역사를 축제의 짧은 기간 동안 온전히 표현해내어 탐방객들이 느낄 수 있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풍남제에서는 꾸준히 이어오던 전주비빔밥 이벤트를 확대 개최한다. 축제 시작날인 1일 경기전에서 전라도 전주비빔밥과 충청도 산채비빔밥, 경상도 진주 헛제사밥 3도의 비빔밥을 한데 모은 맛자랑 큰잔치가 열린다. 이 날 비빔밥 행사에서는 총 3000명이 먹을 수 있는 거대한 비빔밥이 만들어져 모인 사람들의 기분과 배를 채워줄 계획이다. 비빔밥 이벤트는 먹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통 또는 새로운 재료를 이용한 비빔밥 개발의 목적을 지닌 전국비빔밥조리경연대회로 이어진다. 일반부에서는 학생과 비전문인들의 경연대회가, 전문부에서는 식당을 운영하는 조리사들의 비빔밥 겨루기가 이루어진다. 전주가 비빔밥으로 유명하다는 것은 전국이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발견, 전통의 것을 유지 발전시키고자 함이다. 비빔밥을 함께 먹고, 겨룬 후에는 태조로에 상설로 마련되는 전통음식전시관에서 전주 8미, 전북의 진미, 절기음식 등을 보고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전주의 멋 축제는 또한 지역민들의 단결을 이끌어내야 한다. 지역축제가 시민들의 참여와 유대 없이 의례적인 행사로, 짜인 일정대로만 진행된다면 축제라는 홍수에 휩쓸리기만 할 뿐 즐겁게 즐긴다는 본래의 의미는 살아나지 못한다. 그래서 2006 전주풍남제는 그 기획방향을 ‘오감으로 느끼는 전통문화축제’와 ‘시민이 주인이 되는 대동축제’로 설정하고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시민의 축제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굳혔다. 이에 상응하는 프로그램이 전통통과의례시연, 전통문화체험행사, 전통문화경연행사, 시민단체공연행사이다. 다양한 시민계층이 함께 어울려 소리, 다도, 생활예절, 전통공예, 무예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체험에 그치지 않고 시조가사가곡경창대회, 서화백일대상전, 한시백일장, 택견대회 등에 참여하여 보다면 무언가를 성취해서 돌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시민 예술단체의 공연인 ‘온고을의 풍류’ ‘흥겨운 풍물굿’ 전주기접놀이 시연은 축제의 흥을 돋운다. 지역민들이 완성해가는 축제는 건강한 문화의식을 증진시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들의 자발적인 참여 아닐까. 전주의 흥 축제기간동안 경기전 일대에서 시간에 구속받지 않고 풍물거리의 민속장터에서 옛 전주난장의 추억들을, 세계풍물시장에서 터키, 러시아, 튀니지, 몽골 등 10개국의 토산물들을 만날 수 있다. 또 거리예술가들의 그림, 음악, 퍼포먼스 등은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것으로 생각된다. 민속마당에서는 우리 전통 민속놀이와 생활도구들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들도 마련되어 있다. 축제 기간 중에 있는 어린이날을 맞아 전북지역의 유치원과 초중고 학생들의 전통문화사람학생미술대회와 전주역사퀴즈대회, 음악줄넘기, 마술쇼, 구연동화, 인형극 등의 어린이날 특별공연도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 뿐 아니라 자녀들에게 뜻 깊은 추억거리를 마련해주고 싶은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풍남제를 한 달 여 앞둔 4월, 풍남제전위원회는 매 주말마다 시내 주요 지역(삼천둔치, 서신공원, 아중공원, 덕진공원 등)에서 축제홍보를 겸한 문화행사를 개최한다. 고단한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한걸음 더 빨리 다가가 풍남제의 흥겨운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하고픈 마음이리라. 5월 첫째 주, 초여름의 기운이 넘치는 아름다운 날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풍남제의 호수에 한 번 뛰어들어보자. 피곤에 지친 어깨를 펴고 뜨거운 열정으로 축제에 참여한다면 축제의 맛과 멋과 흥은 덩달아 우리의 삶에 따라와 행복을 안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