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06.4 |
[사상의학-태양인] 대통령 아니면 거지?
관리자(2006-04-08 15:19:18)

글 | 송정모 우석대한방병원 원장 태양인의 수는 다른 체질에 비해 극히 적다. 대략 만 명 중에 3-4명 정도의 비율을 차지한다고 하니 우리나라 인구의 0.03-0.04% 정도라 할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 이제마의 목산에 근거한 것이니 정확한 통계는 아니겠지만 그 수가 매우 적다는 사실 정도는 알만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사상의학을 전공한 필자도 확실하게 태양인이라 진단할 만한 사람을 접한 것이 지금까지 열 명 이내에 불과하다. 그런데 태양인이 그 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진단할 수 있는 것은 태양인의 체질적 특질이 다른 체질에 비해 확연하게 다른 점이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에 TV 드라마를 통해 ‘태양인 이제마’를 시청한 독자들은 이제마가 태양인이라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드라마의 상당부분이 허구이고, ‘허준’에 비해 별로 인기를 끌지는 못했던 것으로 기억되긴 하지만 국민들에게 사상의학을 알리는 데는 상당한 기여를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 드라마의 결정적 실수가 주인공 이제마역(최수종 분)에 대한 미스캐스팅이 아닐까 싶다. 연기력을 가지고 말하는 게 아니라, 최수종의 부드러운 캐릭터(태음인으로 보임)가 태양인의 카리스마를 드러내기에는 근본적 한계를 보였다고나 할까? 카리스마,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 태양인의 이러한 특질 때문에 박정희 전대통령이 태양인이 아닐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혹시 주위에 이런 사람이 있다면 태양인이 아닐까 의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실적인 안락이나 즐거움은 별 관심이 없고 어떠한 목적의식과 사명의식에 가득 찬 사람. 일에 대한 접근 방식이 상식적이지 않고 독특하며 대부분이 비현실적이라 생각하는 것을 실현 가능한 것으로 역설하고 다니는 사람. 뭔가 남들이 별 관심이 없는 일에 끊임없이 열정을 보이는 집념의 소유자.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이 강하고 진취적이며 개혁성향이 강한 사람. 이러한 특질을 가지면서도 주위의 평판이나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사람. 이 중에서도 맨 마지막 것,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면 소양인도 개혁적이며 진취적이고 활동성이 강한 측면에서 태양인과 공통점을 가졌지만 소양인은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특성이 있다는 점에서 태양인과 구분이 되는 것이다. 이제 태양인의 특질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내가 이런 식으로 태양인을 설명하자 어떤 사람이 “그럼 태양인은 대통령 아니면 거지가 될 팔자네?”라 하여 웃은 적이 있는데, 태양인이 혁명가나 사상가, 종교지도자 등에 걸맞다는 식의 말도 이러한 특질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태양인의 장기 구조는 폐대간소(肺大肝小)이다. 위로, 앞으로 뻗쳐 올라가는 폐의 기운이 크고 안으로 에너지를 흡수하고 모으는 간의 기운이 작기 때문에 몸의 형태는 머리와 목덜미, 어깨 부분이 크고 허리와 복부 부분이 작고 잘록한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옆이나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직진하는 성질이 나온다고 한다. 또한 태양인은 애성(哀性)과 노정(怒情)이 크고 강하다. 애성이 크기 때문에 사명의식, 일에 대한 열정, 목적 지향주의, 진취성, 적극성, 과감성, 개혁성 등이 태양인 성격의 특질이 되고 노정이 많아서 화를 매우 잘 낸다. 여기서 애성이 뭐냐면, 세상에 대해 근심하고 슬퍼하는 것을 말한다. 자기하고는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데도 우리는 뉴스를 통해 접하는 일들에 대해 분노와 슬픔을 느끼는 경우가 허다하다. 보통의 우리는 그러한 감정을 느끼고 그냥 지나가면 그 뿐인데 반해 태양인은 우리보다 더 크게 슬퍼하고, 그것을 자기가 나서서 고치려 하는 마음이 든다는 것인데, 이것이 태양인의 애성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태양인이 노정이 강하다는 것은 현실에 대한 불만족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불만이 많은 사람의 얼굴에서 웃음기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태양인의 성격을 가졌다고 생각되는 사람의 얼굴에서 웃음기보다는 열정과 신념이 가득 찬 눈빛을 보았다면 태양인으로 단정해도 틀림이 없을 것이다. 사상의학이 이 땅에 나오게 된 것은 이제마란 사람이 태양인이었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마는 어릴 때부터 두 가지의 희귀병으로 고생을 하였다고 한다. 하나는 위장병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기름진 음식을 먹지 못하고 먹은 음식이 도로 되돌아 나오는 ‘반위증’이었고, 다른 하나는 아무 이유 없이 멀쩡하다가도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져 며칠 동안 걷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가 다시 회복되곤 하는 ‘해역증’이었다. 이 두 가지의 병을 고치기 위해 젊은 시절 전국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유명한 의사와 의서를 찾았지만 결국 해결하지 못하고 이 병이 체질적 요인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는 것이다. 체질에 따라 병과 치료약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천재적 재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는데, 그는 태양인의 특질을 십분 발휘하여 미치도록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여 <동의수세보원>을 저술하여 사상의학을 세상에 내놓기에 이른 것이다. 이 과정에 그는 아마도 주위에서 미친놈 소리를 너무 많이 들었을 것이다. 전해오는 말에 따르면 그가 체질에 따라 약을 달리 써야 된다고 주장하자 주위의 의사들에게서 엄청난 비웃음과 조롱을 들었다고 하니 말이다. 이제, 이제마가 자신의 병을 어떻게 고쳤는지 이야기해 보자. 그것이 태양인 전체에게 주는 교훈이니까. 음식은 기름지지 않은 것으로 담백하게, 특히 채소류와 해물(그 중에서도 특히 조개류) 위주로 먹되, 많이 먹지 않으며 살이 찌는 것을 경계한다. 항상 소변이 맑으며 많이 나오는지를 살피며 그렇지 않을 땐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절대로 화를 내지 않도록 노력하고 슬픔을 오래 간직하지 않도록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면 절대로, 절대로 화를 내지 않도록 한다. 희노애락 네 개의 감정 중 노정(화냄)이 태양인의 독약이고 이걸 다스리지 못하면 요절할 수 있는데, 화를 내지 않기 위해선 항상 한 걸음 뒤로 물러나는 습관, 즉 앞으로 나가려만 하지 말고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생각하는 여유를 갖는 습관을 길러야 노정을 다스릴 수 있다. 이제마가 한 말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