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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4 |
[전주시 민간위탁시설 공간운영] '특황'하되 '다양'하게
관리자(2006-04-08 15:14:26)

이번 호 사이버난타에서는 전주시 민간위탁 시설들의 공간운영 문제를 짚어보았다. 출범한지 1년이 된 제2기 민간위탁시설들의 사업들을 점검해보고 그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모색해보는 자리였다. 각 시설들이 그 공간의 특성에 맞는 운영을 하고 있는지로부터 시작한 논의의 초점은 시설의 역할 범위와 예산, 문화인력들의 처우, 전주시와의 관계설정 등에 관한 것으로 모아졌다. 참가자들은 자칫 너무 다양한 사업계획들을 세우고 실행할 경우 그것을 실현시키기에는 예산부족 문제와 시설 문화인력들에 대한 처우가 너무 열악하지 않느냐며 각 시설들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대시민 봉사서비스 차원이나 민간위탁시설들의 분위기 활성화, 그리고 한정된 예산에서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도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현재 민간위탁시설 근무자들과 전 근무자, 그리고 현직 문화부 기자가 참여한 만큼 논의는 깊고도 치열하게 이어졌다. ---------------------------------------------------------------------------------------- 일시: 3월 16일 오후 4시 참가자: 한민욱(전주월드컵경기장 컨벤션웨딩센터 운영실장)         정   훈(전주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노선미(전주한옥생활체험관 운영실장)         송영석(전북도민일보 문화부 기자) 진행·정리: 최정학 기자           ---------------------------------------------------------------------------------------- 최정학: 모두들 반갑습니다.   정  훈: 반갑습니다.   최정학: 오늘은 전주시 민간위탁 문화시설들의 공간운영 문제를 살펴보는 자리입니다.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부터 하고 시작할까요?   한민욱: 저는 한민욱입니다. 월드컵경기장내 컨벤션웨딩센터에서 운영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송영석: 안녕하세요. 저는 전북도민일보 문화부에서 일하고 있는 송영석이라고 합니다. 반갑네용~ ^^; 노선미: 안녕하세요! 저는 전주한옥생활체험관 운영실장 노선미라고 합니다. 정  훈: 네. 저는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을 전공하고, 현재는 전주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로 기획과 홍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최정학: 네. 모두들 반갑고,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사이버난타는 문화시설들이 각각 그 공간의 특성에 맞는 사업들을 펼쳐나가고 있는가를 얘기해보는 자리입니다. 이를테면, 한옥생활체험관에서 열리고 있는 여러 기획 공연들, 전주전통문화센터나 역사박물관에서 하는 영화상영 등이 그 공간의 특성에 맞는 사업인지를 논의해보는 겁니다. 정  훈: 네. 최정학: 물론 많은 시민들이 그런 기획공연이나 영화상영 같은 것을 좋아하고 있긴 하지만,  한편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송영석: 우선 그런 자세한 부분들보다는 큰 틀에서 토론을 진행해 나가는 건 어떨까요? 민간위탁 자체가 민간이 운영함으로써 다양하고 질 좋은 서비스를 창출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는데 현재 모습은 어떤지부터 살펴보는 것이죠. 최정학: 이 문제부터 시작해 점점 큰 차원의 논의로 진행해가면 될 것 같습니다.   송영석: 네 최정학: 송영석 님이 제기하신 문제도 결국 공간 운영이란 문제와 맥이 닿아 있는 것 같아요. 먼저, 노선미님과 정훈님은 현재 민간위탁문화시설에서 근무하고 계시는데요. 정  훈: 네. 저는 현재 역사박물관에서 일하고 있지만 예전에 1년 반 정도 전통문화센터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물론 문화시설의 운영에 대한 관심도 많고요.   노선미: 한옥생활체험관이라 함은 조선시대 양반생활체험을 하기위해 시작된 거예요. 한옥이라는 주거공간에서 의식주를 체험하는다는 의미가 있죠. 최정학: 네.   한민욱: 두 곳 다 전주의 생활문화 전통문화를 경험 할 수 있는 공간이겠네요? 노선미: 넵.^^ 최정학: 각각의 특성들이 있겠지요. 지향하는 목적도 다르겠구요.   정  훈: 좀 넓은 범위에서 바라보면 문화시설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각각의 시설은 분명히 다른 테마를 가지고, 공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민욱: 한옥생활체험관은 최근 체험프로그램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작지만 알차다는 느낌이 매우 강하다고 할까?   송영석: 한옥생활체험관과 전통술박물관에서 시민들을 위한 체험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것을 굉장히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노선미: 다양한 체험 및 다양한 강좌로 그 범위가 많이 확대되어가고 있습니다.   정  훈: 근데, 두 시설의 본래적 설립취지와 기능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한민욱: 동감입니다. 노선미: 정훈님 말처럼 설립취지와 기능에 대해서는 2002년부터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어느 정도 안정화는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한민욱: 처음 출발의 지향점과 지금의 모습은 많이 달라진 모습. 진화라고 표현해야할까요? 정  훈: 분명히 전주시에서 5개의 문화시설을 설립해 민간에 위탁한 취지는 5개의 시설이 5개의 색깔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5가지의 색깔은 전주라는 지역에서 조화를 이뤄야 하겠죠. 송영석: 하지만 체험프로그램을 확대하면서 시민들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는 현재의 행보는 긍정적인 것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최정학: 얼마 전 한옥생활체험관에 갔다가 영화감독들과의 만남 포스터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 했던 기억이 납니다.   송영석: 그건 갸우뚱할 문제가 안 될 것 같은데요. 편견이란 생각이 듭니다. 노선미: 한옥과 영화라고만 생각을 한다면 어울리지는 않겠죠. 정  훈: 중요한 것은 각 시설들이 본래의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하면서 대시민 서비스나 문화향유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겁니다. 노선미: 동감해요. 시설에 대한 정체성이 흔들리면 안될 겁니다. 송영석: 그럼 한옥생활체험관과 전주역사박물관의 본래의 기능에 대해 조금의 설명 부탁드립니다. 정  훈: 만약 역사박물관의 주요 사업인 전시, 연구, 유물 등과 관련된 일들을 다른 시설에서 한다면 박물관의 정체성은 심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죠. 그리고 역사박물관에서 전주의 공예품을 팔고, 전주의 음식을 팔고, 전통공연을 한다면 공예품전시관과 전통문화센터 등의 시설과 애매한 관계가 될 거에요.   최정학: 적절한 지적인 것 같아요.   송영석: 하지만 제 생각은요. 본래의 기본에 충실해야하지만 꼭 그 단체의 성격대로 모든 사업을 해야 한다는 건 또 다른 우려를 낳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정  훈: 그렇기 때문에 본연의 사업에 충실한 다음 영화상영, 체험프로그램 등의 사업을 서비스 차원에서 진행해야 하지 않을까요? 쉽게 말씀드리면,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되는 거죠.   한민욱: 민간시설끼리의 기획회의나 년간 사업계획에 대한 논의나 협의가 없다는 것이 조금은 아쉽네요. 정체성도 물론 중요하게지만 각각의 위탁시설들간의 협의나 프로그램기획 공유 등이 없어 명절에 어디나 가도 같은 또는 비슷한 것들이 많아요.     정  훈: 제가 알기로는 관장님들끼리 가끔 회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압니다. 그렇지만 그 모임이 단순한 모임이지 어떤 의사결정을 하는 역할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죠. 최정학: 먼저, 서로 공유하면서 논의를 계속하는 것이 어떨까요.   한민욱: 알겠습니다. 최정학: 여러 시설들이 제 각각 그 근본취지에 입각해서 여러 사업들을 계획하고 시행하고 있긴 하겠지만, 몇몇 사업들에서는 ‘저 사업이 저 시설하고 맞는 것인가?’라고 생각하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한 사실인 것 같구요. 그래서 그 예로 한옥생활체험관의 기획공연과 전통문화센터 로비의 공예품 판매, 영화상영 등을 예로 들었던 것입니다. 여기서부터 어떤 기준에서 사업들을 계획하고 실행하는지, 그 사업들의 목적은 무엇인지 등을 논의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면 어쩔 수 없이 시민들의 발걸음을 이끌기 위한 것인지, 제한된 예산에서 사업들을 진행하려다보니 그렇게 된 것인지 등의 얘기도 나올 수 있을 것 같구요.   한민욱: 두 가지 모두가 요인으로 작용하죠!   정  훈: 시설에서 근무하는 직원으로써 일종의 비화들을 털어 놓은 다는 건 위험(?)한데요. 송영석: 기대됩니다. 정  훈: 그럼, 역사박물관 얘기부터 할까요? 전주역사박물관은 민간위탁 2기 운영자로 전주문화사랑회라는 단체에서 수탁을 받아 운영이 됩니다. 이 말은 모든 민간위탁 문화시설은 각 시설의 운영단체가 어떤 단체인가에 따라서 운영의 목표가 달라진다는 것이에요. 최정학: 네. 정  훈: 3년 동안 수탁을 받아 운영을 하면서 사업을 진행하고 계획하는 데는 2가지의 방향이 있습니다. 하나는 수탁단체가 박물관을 바라보는 관점으로 박물관을 통해서 이룩하고자 하는 성과이구요. 또 하나는 수탁기간이라는 시간적인 제약으로 인해 전주시의 관리감독(평가)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기위한 전략적 사업진행이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시설에서는 위탁자인 전주시의 눈치와 수탁단체의 입장을 고려해서 적절한 운영전략을 만들 수 밖에요. 최정학: 역사박물관에서 하는 주말영화상영 같은 경우는 ‘우수한 성과를 내기 위한 전략적 사업’ 중 하나라는 말인가요? 정  훈: 그렇죠. 다시 말하면, 전시를 관람하러 오는 관람객들, 몇 개의 체험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최대한 관내에 오랜 시간 머물게 만들고, 자주 찾아오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영화상영 등의 서비스를 진행하는 것이죠.   노선미: 체험관은 현재 전통문화사랑모임이 2002년부터 운영을 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전주시청과의 수탁단체와의 관계와도 무시는 할 수는 없겠죠. 본래취지와 정체성에 대한 부분에 대한 이야기도 끊임없이 나왔던 부분이지만 민간위탁 2기 때문에 1기와 달리 기본 시설기능 및 정체성에 대한 기본 방향은 잘 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최정학: 그럼에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한옥과 영화의 조합은 쉽게 와 닿지 않습니다. 물론, 대청마루라는 좋은 공간을 활용한다는 측면에서는 좋은 일이겠지만.   노선미: 체험관은 숙박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체험관을 한옥이라는 틀에 얽매이지 말고 지속적인 강좌로 통해 문화사랑방을 만들어 소통을 하고 교류의 장으로 활용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한옥생활체험관이 지역 문화체험과 보급의 장임과 동시에 문화 생산의 공간이 되기 위한 지속적인 강좌 및 세미나 개최를 할 생각입니다.   정  훈: 다양하고, 많은 사업을 하는 건 긍정적인 모습이에요.   송영석: 저도 긍정적이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간 민간위탁이 아까 정훈님께서 말씀하신바대로 위탁단체의 성격대로만 사업이 흘러가는 경향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이전 전주역사박물관의 경우가 그랬었죠. 모든 사업의 포커스가 동학으로 모아졌었잖아요. 기본 틀을 유지한 채 시민들을 위한 많은 사업들을 진행한다면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훈: 하지만 각 시설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5개의 시설과 전주라는 한 울타리겠죠. 그러는 과정에서 불협화음이나 단점이 발생하기도 하잖아요? 송영석: 그러니까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본래의 운영 취지를 확립하는 고민이 있어야 한다는 게 주가 돼야겠지요. 자칫 전문성이 떨어지는 문제. 영화로 말하자면 단순한 흥행성만을 노리는 사업의 결과물 등은 생각해봐야 할 듯 합니다. 정  훈: 물론 그래야 하는데요. 운영방식으로 인해 항상 혼란스럽다는 거죠. 노선미: 갑자기 생각난건데요. 공예품전시관에서 술을 판매한다면 어쩔까요? 정 훈: 상설판매는 어울리지 않다고 봐요. 특별판매형태는 몰라도. 송영석: 맞아요. 근데 전통 술 박물관이 그 역할을 해낼 수 있으니 굳이 그럴 필요도 없겠구요.   노선미: 특별판매형태라면? 정 훈: 공예품전시관에서 진행하는 특별행사를 통한 간헐적 판매를 의미하는 거에요. 바로 그런 거에요.   한민욱: 공예품 전시관에서 술을 판다라고만 생각한다면 곤란한 일이겠지만 술병을 공예품처럼 판다면 괜찮겠지요.   정 훈: 타 지역에서 전주를 찾아오는 사람이 전주의 이미지를 느끼거나 전주를 바라볼 때 어디가나 공통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상할 것 같아요. 한민욱: 문제가 많죠!!! 차별성과 특화도 없겠구요.   정  훈: 그렇기 때문에 각 시설이 갖고 있는 특성을 더 살리고, 개발해야 한다는 거에요.   송영석: 관광과도 결부될 수 있겠네요. 어딜가나 똑같다면 굳이 여러 곳을 갈 필요가 없으니까요.   한민욱: 축구에 보면 멀티 플레이어라는 게 있지만 그 선수도 본래의 포지션은 있지요. 시설 또한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해요. 정  훈: 동감입니다. 노선미: 체험관은 관광하러 오신 분들에게는 마지막 코스가 되는 거예요. 1박 2일 한옥마을을 돌아보면서 체험하면서 이것저것 둘러보시고 다른 공간에서 주지 못한 정적이고 따뜻한 인간미를 제공하면 그것만으로도 전주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바뀐다고 생각하는데요.   정  훈: 현재 박물관이 추구하고 있는 운영전략은 ‘전주학의 본산’입니다. 송영석: 전주의 역사를 짚어야 하는 전주역사박물관이 적절한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생각합니다. 한민욱: 전주학이라 대단히 지역성이 강하게 느껴지는데 부연 설명을 해주시죠. 정  훈: 이것은 기본적으로 전주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것인데, 이를 보여주는 것은 다양한 전주관련 소재를 가지고 전시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와 관련된 연구를 통해 책으로 엮는 것이 있고요. 지방화시대에서 중앙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각 지역에 대한 내용을 지역중심의 입장에서 바라보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서울학, 충청학, 인천학 등 많은 도시들에서 ‘전주학’과 같은 개념의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요. 부연하면, 전주를 역사, 정치, 생활, 문화, 경제 등등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진짜 전주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정리하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학문적인 연구를 통한 무엇(사업)이에요.   한민욱: 하지만 박물관이라는 단어 자체에 여러 가지 제한요소가 내포되어있지 않나요? 정  훈: 박물관은 전통적으로 고고학이나 사학을 중심으로 한 연구가 가장 중요한 베이스로 깔려있어요.   송영석: 박물관이라는 제한요소는 국립전주박물관이 있기에 괜찮을 것 같구요. 전주역사박물관이 전주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를 맡는다는 것은 꽤나 의미 있는 일일 것 같아요.   정  훈: 인류학 용어에서 emic과 etic이 있어요. 에믹은 행위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고, 에틱은 관찰자의 입장에서 해석하는 것이라고 간단히 이해하세요. 그러니까 전주에서 전주를 보고자 할 때, 가급적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야 지역박물관으로 특징을 갖출 수가 있거든요. 아직 멀고, 험한 일이지만 말이죠. 그런데 여기서 발생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최정학: 뭔가요? 정  훈: 고래로 나오는 얘기지만 예산, 인력, 운영마인드, 변화하는 문화적 환경 등등요. 이제 이런 문제를 얘기해 보면 어떨까요? 최정학: 좋습니다.   정  훈: 한민욱 실장님이 전통문화센터 얘기를 좀 해주시죠.   한민욱: 글쎄 전통문화센터는 가장 큰 이슈가 수탁자의 선정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박물관 처럼 전주학 이라는 방향성 없이 한국의 전통문화라는 포괄적 개념의 현재 운영방향성은 문제가 많아요. 최정학: 네. 한민욱: 전통문화센터의 최초의 설립취지는 전주의 음식, 공연예술, 혼례를 직접 보고 체험하는 공간이었습니다. 모든 운영의 중심에는 전주문화의 과거, 현재, 미래를 영두에 두고 기획하고 운영했죠. 그러나 현재의 문제점은 전주에 대한 고민의 수위가 매우 낮다라는 점입니다. 정  훈: 구체적으로요.   한민욱: 일반 운영상의 문제점은 전문인력의 부재가 하나라고 짚어볼께요. 1년 사업을 기획 구성하는데 기저가 명확치 않고 또한 기획력이나 기타 운영에 필요한 전문적 지식을 지닌 인력들이 부재한 체 모양만 운영되고 있는 것. 저야 공연 쪽을 담다하기에 가끔 센터는 방문하는데 극장에 들어가면 가슴부터 아파옵니다. 충분치 못한 공연스텝, 출연자들에 열정에 못 미치는 객석 점유율. 그러한 현상들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운영자들의 모습이 가슴아프죠.   정  훈: 그러면 운영자들은 왜 그 한계를 갖게 될까요? 전주시와의 관계? 아니면 개인적인 마인드? 한민욱: 그리고 예산부분 또한 할 말이 많습니다. 첫째로는 전주시 관계자의 관리능력의 부재와 소통의 부조화를 얘기할까합니다.   정  훈: 행정의 무능력과 제도적 문제점인가요? 한민욱: 문화적인 마인드가 부족하다고 할까? 방향이 올바르지 않다는 게 맞겠네요. 둘째는 지역 정서를 읽어내지 못하는 운영자의 문제입니다. 전주시민들의 문화지수는 매우 높은 편이데도 불구하고 지금 센터의 모습은 과거 2년 전과 크게 발전한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겁니다. 물론 예산의 핑계거리가 있겠지만 고민과 애정, 노력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셋째, 전문 인력의 부재는 당연지사가 아닌가 합니다. 저를 비교하자면 과거 센터의 연봉과 지금 현재 연봉의 차이는 거의 두 배가 됩니다. 최정학: 노선미님은 이런 문제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노선미: 모든게 함께 맞물려서 그러지 않았을까요. 정  훈: 체험관 상황은 어떤가요? 인력들이 자주 바뀌던데요.   노선미: 인력들이 자주 바뀐다… 정 훈: 운영단체 때문인가요? 아니면 직원들의 끈기 부족인가요? 것도 아니면 돈? 노선미: 개인차마다 특징들이 있겠지만 끈기부분도 있었고 개인능력의 부재일수도 있겠죠.   정  훈: 민간위탁 1기 때 인력은 노선미님 밖에 없죠? 노선미: 네 늦었지만, 김병수관장님도 1기였답니다.   정  훈: 제가 근무하는 곳은 관리직을 제외하고 학예직은 모두 2기 수탁 이후에 인력변동이 되었답니다. 송영석: 근데 처우에 대한 문제는 정말 짚고 넘어가야하지 않나요? 정  훈: 그럼요! 송영석: 얼핏 예전에 급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충격이었어요. 한옥생활체험관인가 그랬어요. 제가 들은 내용이 정확한건지 모르겠지만.   정  훈: 시설들이 큰 차이는 없어요. 노선미: 뭐가요? 정  훈: 저임금구조 말이죠? 노선미: 급여요? 지금 현재 들어온 인력들이 이젠 막 2개월~3개월 정도가 된 친구들인데요. 아직 능력에 대한 평가는 진행 중이고, 처우를 개선해주기 위해 직원들의 개인 향상을 위한 직원교육은 끊임없이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정  훈: 우리가 각 시설마다의 정체성이니 사업의 연속성이니 이런 말 많이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문화인력들에 대한 대우는 놀라워요. 체험관이 그런 거 많이 도입해서 직원들의 사기를 이끌어주는 것 같아요. 부러워요~ 송영석: 제가 다른 이야기기를 좀 해도 될까요? 최정학: 나름대로 많은 노력들을 해나가고 있군요. 네. 좀 들려주세요.   정  훈: 역사박물관에서도 대학원 진학을 적극 권장하고 있고, 직원연수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제약이 많아요.   송영석: 처우개선문제와 연장선상이 있을 듯도 하고, 현재 민간위탁에 있어서 가장 문제시 되는 부분이기도 하네요.   정  훈: 뭔가 좋은 의견이 나올 것 같아요 송영석: 공예품 전시관 말인데요. 사학재단이 문화시설에 개입했잖아요.   정  훈: 그렇죠.   송영석: 1기 수탁했던 곳이 사업을 잘했음에도 그렇게 됐는데… 정  훈: 안타까웠어요.   송영석: 사학재단이 개입하면서 재단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시설 자체가 전락하지는 않을까 싶네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전문성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 같고 지금 공예품 전시관의 모습이 그런 것 같아요. 여러 선생님들의 생각은 어떠세요? 정  훈: 비단 공예품전시관 뿐만 아니라 모든 민간위탁 문화시설들이 수탁단체의 성격이나 능력에 대한 검증을 하기에 많이 어렵죠. 왜냐하면 전주에서 문화시설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형성된 문화단체는 상당히 부족하거든요.   송영석: 근데 또 제 생각에는 수탁시설 결정 과정에서(공예품 전시관의 경우) 자부담 비율이 높은 곳으로 선정을 한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전주대가 그 전의 단체보다 자부담 비율이 높아 선정된 듯 합니다. 정  훈: 문화시설에서 근무하는 인력들은 흔히 이런 말을 해요. “돈을 많이줘, 직장이 안정적이야? 일만 죽어라 하지 좋은 게 하나 없잖아!” 정  훈: 수탁단체는 단체대로 문화시설을 생각하지만 현장에서 일을 하는 인력들은 본인의 미래를 걸고 하는 거 아닌가요? 단순히 돈 벌이의 차원(물론 중요하지만요)이 아니라 문화현장에서 일을 토해 자신의 비젼을 갖기 위한 노력들도 많이 하는 것으로 알아요.   노선미: 현 직장이 평생직장이 개념은 아니지만 현 직장에서 전문인력으로 커가는 과정들이 해를 거듭할수록 좋아진다면 내 자신 스스로가 현재에서 멈추지 않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가능성이 있다면 좋을텐데 말이죠. 오늘보다 내일모습에 달라진 부분이 없다면 그 공간에 있어야 이유는 사라지는 거죠. 최정학: 다른 많은 문제점들이 많겠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됐네요.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없을까요? 정  훈: 문제해결의 실마리라. 참 어렵고도 쉬운 것 같아요.   최정학: 뭘까요? 정  훈: 민간위탁방식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전주시와 민간위탁자 사이의 협약사항에 문제가 있을거에요.   송영석: 그 협약사항에는 대략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있어요? 정  훈: 위수탁기간의 연장, 쉽게 얘기하면 계약서에요. 갑(전주시)과 을(수탁단체)의 의무이행사항에 대한 문서라고 보시면 됩니다. 계약서는 보통 어떻습니까? 을(수탁단체)에 비해 갑(전주시)이 주도권을 갖고 있잖아요. 전주시는 문화시설에 대한 지원 보조금을 해마다 줄여나갈 방침이잖아요. 그런데 각 시설에서는 더 많은 사업을 하고 싶어라 하고, 직원들에 대한 더 많은 혜택을 주려고 해요.   노선미: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길만이 해마다 줄어드는 보조금에 대한 대처 방법일 겁니다. 아님 시 보조금이 아닌 다른 프로젝트 사업을 통한 사업방식도 괜찮죠.   송영석: 근데 자체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건 뜬구름 잡는 이야기죠. 정  훈: 시설의 인력이 안정이 되어야 그 시설이 잘 굴러가고, 결과적으로는 문화시설로써 시민들에게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겠죠.   최정학: 자체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은 송영석님의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아요. 자칫, 이런 것들로 정체성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을 것 같구요.   정  훈: 노선미님 말대로 타 단체나 국가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사업을 받아서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네요.   노선미: 아무튼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점차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전주시의 예산 확보 또한 필요하겠죠. 정  훈: 문화시설은 기본적으로 공익성에 치중을 해야합니다.   송영석: 제 말이 그 말입니다. 아까 정리를 못했는데. 사학재단이 수탁됐을 경우 공익성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죠.   정  훈: 맞습니다. 송영석: 공예품전시관은 충분히 공익적이지 못한 사업진행이라고 생각해요.   최정학: 논의가 마무리 되어 가는 느낌이네요. 이제 서서히 마무리 지어볼까요? 송영석: 민간위탁은 특정분야에서 정부가 운영하는 것보다 더욱 다양하고 질 좋은 서비스를 창출한다는 전제에서 추진됐는데요. 현재 일부 모습을 보면 특정 사학재단이 문화시설 위탁에 뛰어들면서 자신들의 사업만을 추구하는 이기심을 보이고 있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문화시설의 전문성은 물론 효율성, 공익성이 떨어질 것이 자명하구요. 그리고 현재 민간위탁은 이것에 대한 명확한 역할모델이나 평균잣대가 없어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전북도나 시 차원에서 예산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구요. 표준모델을 발굴해 표본을 제시해주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돈으로 민간위탁 시설에 개입해 자신들의 사업을 추진하는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응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뜬구름 잡는 이야기지만.) 한민욱: 음 공익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라는 표현은 대단히 상대적입니다. 특히 전주의 민간위탁시설은 대규모라고 표현하기보다는 소규모가 맞습니다. 서울의 국립극장의 경우 대규모 시설이기에 또한 여러 면에서 수익을 발생하기에 좋은 조건이지요. 하지만 전주의 위탁시설들은 수익을 발생시키기에 많이 취약합니다. 그렇다면 공익성을 우선하고 수익성은 뒤로해야 할까요. 그렇게 한다면 시민들의 원성 그리고 주변의 각종언론이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전주시의 문화를 담당하는 부서의 정책적 고민이 매우 필요한 부분이며, 운영자들 또한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다는 건 인력적 재정적 한계가 명확한데 또한 3년의 수탁기간에 이런 일들을 하라고 한다는 건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 아닐까 합니다. 한민욱: 제가 근무하는 곳보다 노동의 강도나 업무에 대한 고민의 수위가 매우 높은 데도 불구하고 그들에게 불가능한 일을 계속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착취가 아닌가 합니다. 정  훈: 그렇겠네요.   한민욱: 이만. 어투가 너무 강한가요? 정  훈: 좋은데요.   송영석: 착취. 맞는 말씀.   노선미: 저는 체험관에 4년이라는 시간동안 근무를 했는데요. 체험관은 기본 운영계획목표에는 변함이 없겠지만 앞으로도 민간위탁시설로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제공하고 한옥마을의 소통의 공간, 문화교류의 장으로써 심도 있는 프로그램으로 시설에 대한 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을 계속 꾸준히 할겁니다. 방관자의 입장이라고 생각들도 하시겠지만 문화행사 및 축제, 문화공간 운영 등 know-how가 생기다 보니 일이 참 재미있어요. 시간이 갈수록. 정  훈: 좋은 모습입니다.   노선미: 저는 제 자리에서 제가 능력이 되는 한 많은 사람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요. 갈수록 변화되는 제 모습들을 보면 설레기도 한답니다.   정  훈: 진정한 문화일꾼이 되시려나 봅니다. 추카추카. 이제 저 하면 되나요? 최정학: 네. 하시죠. ^^ 정  훈: 전주의 문화적 역량이 강화되고, 위상이 높아지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러한 길을 가기 위해서는 철저한 분석과 끊임없는 경제적, 물리적 노력이 투자되어야 해요. 사실 문화시설을 운영함에 있어서 예산의 확보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부분이에요. 그렇지만 문화가 산업이 된다고 한들 사람(문화 인력과 일반인)이 먼저 아니겠어요? 민간위탁이니 뭐니 하는 것은 제도적 측면이기 때문에 개선안이 나올 수 있지만 인력을 키우고,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돈과 시간, 열정이 몇 곱절 이상 필요하잖아요. 아마도 전주시 민간위탁 문화시설은 현재의 운영시스템과 인력구조라 한다면 12년(민간위탁 4기)이 흘러가더라도 불과 6년 치의 성과만 나올 확률이 매우 높아 보이거든요. 절반의 성과와 절반의 실패 사이에서 비판할 수도 있겠고, 자족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에요.   최정학: 네.   정  훈: 오늘 같은 내용들이 실제적으로 행정과 정책, 그리고 운영자들에서 받아들여져야 할 것입니다. 아마도 그렇게 되리라 희망을 가져봐야죠. 최정학: 네, 이런 자리만큼 중요한 것이, 논의된 내용들이 행정에 반영되는 것이겠죠.   정  훈: 그리고 현장에 인력들도 부단하게 자기개발을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아니면 금새 뒤쳐지기 십상이에요.   최정학: ^^ 모두들 좋은 의견 정말 감사합니다.   최정학: 죄송해요. 원래는 90분 약속해놓고 하다보니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요.   정  훈: 아닙니다. 그만큼 뜨겁다는 거죠.   최정학: 정말 다시 한번 참석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오늘 좋은 의견들 잘 들었습니다.   송영석: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한민욱: 재밌었습니다. 또 뵙기를… 정  훈: 저녁에 맛난 거 많이 드세요.   최정학: 네. 모두들 즐거운 저녁들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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