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배 옹기장이 ▶ 옹기 제작 ▒ 옹기점(店)과 옹기전(廛) 길가다가 마을 이름으로 ‘점촌’이란 마을을 더러 보았을 것이다. 점촌은 옹기그릇이나 사기그릇을 구웠던 곳이다. 그렇게 남아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마을보다 아예 없어진 마을이 더 많은데 그것은 옹기일이 흙과 나무의 소모량이 많은 탓에 아예 흙 찾아 나무 찾아 점을 이뤘다가 흙과 나무가 바닥나면 다시 떠나기가 쉬웠다. 그리고 옹기일을 ‘점일’ 옹기장이를 ‘점놈’이라 부르며 일반 신분에도 훨씬 못 미치게 업수히 여긴 탓에 그이들이 모여 이룬 마을에 비록 그 일이 끊겼다 하더라도 굳이 들어가 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옹기에 있어서는 생산하는 곳이 ‘점’이고 파는 곳이 ‘전’인 것이다. ▒ 구성 옹기점에서의 일꺼리는 밑일, 앞일, 뒷일, 가마일 등으로 구분되어 분업이 되어있다. 판소리에서 ‘일고수 이명창’이란 말처럼 옹기일에서도 ‘뒷일꾼 하나에 앞일꾼 둘’이란 말이 있는데 앞일에 비해 소홀히 하기 쉬운 뒷일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뜻도 되고 말 그대로 옹기점에서 최소단위의 구성이기도 하다. 앞일꾼은 앉은 일꾼, 대장이라고도 불리는데 물레간에 앉아 그릇을 성형하는 일을 한다. 뒷일꾼은 건아꾼이라고도 불리는데 질장만, 막그릇 말리는 일, 잿물장만, 잿물치는 일 따위를 한다. 가마일은 대개 앞일꾼 주도하에 여럿이 공동으로 한다. ▒ 제작과정 - 질장만 옹기그릇의 원료가 되는 질흙을 질구지, 질밭에서 들여오는데 질흙이란게 퇴적점토인 까닭에 매장의 형태와 양이 일정하지 않다. 어디서 질이 난다고 하면 먼저 논질이냐, 밭질이냐, 산질이냐 묻는데 밭질이 좋다. 또 삽으로 따곡따곡 네모지게 파낼 수 있는 질을 ‘양옥질’이라 하여 으뜸으로 친다. 이와 다르게 질흙을 팔 때 난처하게 하는게 움푹진푹하게 박혀있는 질흙인데 이걸 자라질이라 한다. 질파기는 겉구댕이를 걷어내고 바닥으로 파내려가는데 한질이 넘어 단번에 질을 올리기 어려우면 개탕이란 걸 만들어 일단 개탕으로 올렸다가 다시 올린다. 바닥이 드러나면 굴을 파 들어가며 이때 천장 떠는 것을 당대라 한다. 이렇게 질구지, 질밭에서 질흙을 들여와서는 한 겨울을 나는 것이 좋은 것은 질흙이란게 찰진흙이라 이게 마르면 돌덩이고, 섞는게 쉽지 않다. 그래 얼었다 녹으면 덩어리가 저절로 부숴져 좋은 일이다. 그 질흙을 물을 줘가면서 간을 맞춰 한 곳에 대려붙여 감투처럼 생긴 뚝메로 쳐 고작대미를 만들어 하루밤 정도 재운다. 고작대미를 양낫처럼 생긴 깨끼라는 연장으로 삼겹살 고기 썰 듯이 찾찾 얇게 저며내며 검부러기, 잔돌 같은 것을 골라낸다. 이걸 초벌대리, 첫깨기라 한다. 다시 대려붙여 두벌깨끼, 되깨기를 하구서 독막바닥에다 죽 깔구서는 풀이나게 꽂매질을 한다. 그걸 다시 일으켜 세워 옆매질을 하구서는 나무가래로 들어나를 수 있는 크기로 자르는데 이걸 질장이라 한다. 이 질장을 물레칸 가까이 쌓아 둔다. 이 일이 질장 하나가 백근이 좀 넘게 잡고, 하루 열장에서 열두장까지 하고, 오직 이 일만 붙들어도 스물 한 장 정도 장만할 수 있을 정도로 품이 매우 많이 드는 일이다. 뚝배기 같이 작은 물건은 무른질, 목질로 써서 만드는 썸질을 하는데 이 무른질은 두벌깨끼를 하구서는 신문지 말듯이 말아 물을 묻혀 재웠다가 밟아 준다. 이 또한 품이 매우 많이 드는 일이라 오늘날에는 롤러 밀(Roller Mill)이라는 기계에 넣어 분쇄한 후 토련기에서 압축 혼합하므로 거의 하지 않는 일이다. - 태림내리기 물레간 가깝게 ‘태림바탕’이란게 있는데 질흙을 한 뼘정도 넣어 너비가 세뼘정도에 길이가 한발 정도가 되어 있다. 이 태림바탕에서 태림을 내린다. 혹 옹기점을 방문할 일이 있다면 이 태림바탕을 밟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태림바탕이 물레 가깝게 있다보니 물레일을 구경하면서 무심히 밟는 경우가 많은데 옹기공한테는 얼굴같은 곳이라 좋을게 없는 일이다. 이 태림 바탕에서 전라도 지방의 옹기공들은 질흙을 메주덩이처럼 뭉쳤다가 판자처럼 내리는데, 판장질이라 하기도 하고, 쳇바퀴태림이라 하기도 한다. 이 공법은 세계에서 유일한 공법으로, 왜정시대 때 생겼다. 다른 지방에서는 떡가래처럼 흙가래를 내린다. - 물레간 작업 옹기일에서는 물레의 회전방향이 시계 반대방향인데 오른발로 버티고 왼발로 당겨 그릇의 오른쪽 바깥을 본다. 그래 물레칸은 독막에서 밝고 활동이 편하게 문이나 봉창을 오른쪽에 두고 앉혀져 있다. 또 대개가 큰 물건이라 들어내기 좋고 큰 물건을 만들때 올라서기 좋게 물레 윗판이 지면과 거의 같게 땅속에 묻혀있는 형상이다. 앉은개(의자) 또한 왼쪽이 높고 오른쪽이 낮아 그릇의 바깥을 본다. 앉은개 오른쪽으로 물분지를 둬 그릇을 지을때 물거죽에 물을 묻히기 좋게하고, 수레와 조막 그리고 방망이 같은 연장들을 작업을 안할때는 항상 담궈두기도 한다. 같이 두고 쓰는게 밑가새, 목가새, 테, 조가비(안 테), 물거죽, 전짐대, 백토담긴 그릇 같은게 있어 물레간을 구성한다. ① 밑바닥 만들기 물레위에 먼저 백토가루를 뿌리고서는 목적하는 그릇의 크기의 밑바닥이 될 만큼 질덩이를 두고서 방망이로 두들겨 납작하게 펴 고르게 한다. 그러구선 물레를 돌려 전짐으로 크기를 정한 후 밑가새로 가장자리를 베어낸다. ② 밑바닥에 태림 앉히기 만들어진 밑바닥에 태림을 체바퀴처럼 둘러 세운 다음 이음새의 두께를 고르게 해 준다. 특히 판장질로 그릇을 짓는 경우에는 이음새의 매조시를 잘 해줘야 한다. 밑바닥과 태림이 닿는 부분이 가마에서 굄돌에 눌리고 가로와 세로가 만나는 지점이니 튼실해야 한다. 그러고는 오른손에 수레를 쥐고 태림 바깥에서 왼손에 조막을 쥐고 태림안에다 두고 자근자근 두들겨 몸통의 모양을 잡아간다. 그릇의 크기에 따라 태림이 올라가는데 아주 큰 그릇일때는 깡통에 숯불을 피워 하나는 그릇 바깥에 두고 하나는 부두레줄에 매달아 그릇 안에다 둬 그릇을 말리면서 짓게 된다. 그릇이 커지면서 ‘말’이라 하는 메주짝만한 나무상자를 의자 삼아 높이다가 그릇이 더 커져 물레에 발이 안 닿을 정도가 되면 다른 사람이 물레를 돌려주고 태림도 거드는 공동의 일이 된다. 꼴이 어느 정도 잡혀서는 테를 이용하여 몸을 곱게 한 후 몸이 밋밋하다 싶으면 띠를 두르고 쪼사 심심함을 달래고서 밑가새로 밑을 가시고서 완성한다. 물레에서 그릇을 들어낼 때는 그 크기에 따라 들체나 들보, 독바지를 이용한다. - 건해(말리기) 뒷일꾼을 건아꾼이라고도 하는데서 알 수 있듯이 중요한 과정의 하나임을 알 수 있다. 건아꾼을 다르게는 마당쇠라 부르기도 하지만 사실 날그릇이 마당에 머무르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물레에서 들어낸 그릇을 만져도 망가지지 않을 정도로 꿉꿉하게 말리는데 고르게 마를 수 있도록 햇빛을 보고 있을 때는 자주 돌려줘야 한다. - 잿물치기 요즘말로 유약이라 하는 잿물은 약토와 재를 비슷한 비례로 하여 각각의 성분에 따라 다소 조절하여 만든다. 약토는 매흙이라고도 하는 부엽토의 영양가를 지닌 부실부실한 흙이고, 재는 가래나무재, 콩대재, 깨대재 같은걸 쓴다. 약토와 재를 섞어 손으로 집으면 손쉽게 뭉쳐질 정도로 물에 적셔 발 뒷굼치로 착착 이겨 각자의 영양가가 욹어나오게 한 후 물을 홍당하게 부어 잘 휘저어 흙탕물을 만들면서 모래를 가라 앉힌다. 위로 뜨는 잡물은 체로 걸러 따로 흙물을 받아뒀다가 가만히 가라앉혀 윗물을 따라낸다. 그럼 옹기 유약인 잿물이 된다. 이 잿물에 작은 그릇이면 덤벙 담궜다 꺼내면 되고, 큰 그릇이면 바가지로 떠 끼얹는 식으로 입힌다. 잿물 흐름이 멈출 시점에 그림을 그리고 싶으면 손가락으로 심심하지 않게 그림을 그린다. 볕에다 뒀다가 물기가 가셔 다시 들어 나를 수 있을 때 응달에서 그릇의 크기에 따라 한두 달에서 며칠까지를 말린다. 그러다 가마에 넣기 직전에 볕에 바람을 쐬는데 이걸 ‘솔군다’고 한다. - 가마작업 ① 가마에 그릇앉히기(재기) 옹기굴은 바닥이 비탈진 까닭에 그릇을 앉힐 때 수평을 잘 잡아줘야 한다. 맨아래 놓이는 그릇에 굄돌이 쓰인다. 이 굄돌을 옛날에는 냇가에서 불에 강한 돌을 주어 사용하기도 하였기에 굄돌이라 불렸는데 요즘에는 질흙보다 불에 강한 흙을 구해 수평잡기 좋게 한쪽은 두껍고 한쪽은 얇게 만들어 구워 사용하고 있다. 옹기가마는 바닥열이 천장열보다 높다는 점, 잿물과 몸을 이루는 질흙의 화도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 하문(옆문) 쪽 열이 약하다는 점, 창불구멍으로 나무넣기 좋아야 한다는 점 등을 감안하여 재임을 하여야 한다. 잿물이 녹는 시점이면 몸흙도 불을 먹은 상태라 변형이 많이 이루어지는데 서로 맞포개면 거의 방지가 된다. 이 때 요긴하게 쓰이는게 공(헛)뚜껑이란 것이다. 포개려는 그릇의 크기와 비슷한 크기에 두 세군데 손가락 두개 굵기로 도려내어 이리 밑불일 때는 훈짐이 나오고 큰 불일 때는 열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한다. ② 가마에 불때기 날그릇은 아무리 잘 말렸다 해도 수분이 남아있기 쉽고 가마 또한 불을 먹고나면 대기 중에 있는 수분을 빨아들이는 성질이 있으므로 이 수분을 제거시키는 애기불, 핌불부터 시작된다. 장작 두세개피로 불을 최소화하여 핌불을 이삼일 때는데 수분이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창불구멍을 듬성듬성 열어둔다. 수분이 다 제거되었다 싶으면 돋음불로 들어가는데 돋음불일 때는 창불구멍과 기타 구멍들을 잘 막아 열의 효율을 높이도록 한다. 돋음불에 그릇들이 그으름을 먹었다가 불이 커지면서 그으름을 벗는데 이 불을 벋김불, 씻김불이라 한다. 이 때가 나흘째쯤 되고 온도로는 600℃쯤 되는 시점이다. 이 불로 쭈욱 밀어 여섯째 큰불, 꽃불로 이어져 봉통에서 가까운 쪽부터 가마안과 그릇들이 환하게 붉어지는데 이걸 터졌다고 한다. 불을 눈에 띄게 키우지 않아도 축열에 의해 가마의 열량은 커지고 있기에 불을 한번 키웠으면 적어도 여섯시간 정도는 유지시켜줘야 한다. 아궁이 쪽과 굴뚝의 열량편차를 좁히도록 완급을 조절하면서 불을 쭉쭉 밀어준다. 봉통 가까이 있는 그릇의 유약이 녹을 시점, 불이 노란색도 띠고 하얀색도 띠는 시점을 빛잡혔다고 하는데, 가마가 욱욱하며 불무질을 해 댄다. 아궁이 가득 나무를 채워 목참을 두서너 번 하면서 굴뚝을 통해 꼬장을 내는데, 이걸 관장하는거나 옛날 구들 뚫는 식으로 이해하면 된다. 목참을 통해 툭 터트리고 나면 불무질도 멈춘다. 그러구선 아궁이를 반정도 막고서 창불때기로 들어간다. 창불은 양쪽에서 때게 되고 아궁이에서도 계속 불을 때주는데 이걸 밑불, 뒷개불이라 한다. 이 뒷개불은 잿물을 녹이기 위한 불이 아니라 산소를 아궁이를 통해 공급하는데, 차가운 공기가 들어가면 그릇이 탈이(식은테) 나기 쉬워 공기를 데워서 보내는 정도다. 창불재비들이 양쪽에서 창불구멍을 통해 창불나무를 세우기도 하고, 던지기도 하고, 걸치기도 하면서 눈으로 가마속의 그릇들이 작은 불살에 거울처럼 보일 때까지 가마안의 분위기가 현백색으로 돌아서는 시점을 기준 삼아 때 올라가며 창불을 마친 곳은 흙으로 밀봉을 해 준다. 이렇게 해서 굴뚝까지 창불때기를 다 마치면 아궁이와 창불구멍을 단단히 밀봉한다. 창불을 다 마쳤을 때 아궁이에 타다남은 게 있으면 다 꺼내 주던지 다 태우고서 막아줘야 그릇이 청(그으름, 연기) 먹는 것을 막을 수 있다. ③ 가마식히기 옹기는 불을 서서히 올려 구웠듯이 서서히 식혀야 탈(식은테)이 없다. 옹기불은 그릇을 굽는게 아니라 ‘가마를 달군다’‘가마를 곤다’는 말처럼 가마까지 큰불을 먹은만큼 사흘쯤 식혀 가마 옆문을 헐고 그릇을 꺼낸다. ▶가마의 구조와 원리 옹기점에서 쓰는 가마는 질그릇을 굽는 가마와 오지그릇을 굽는 가마가 있다. 질그릇가마는 숯가마와 기와가마처럼 비교적 작고 단순한 반면 오지그릇을 굽는 가마는 대포가마라 하는데 이는 아궁이에서 굴뚝까지 뻥 뚫린 가마다. 근래에는 사기가마처럼 칸을 나눠쓰고 있는데 이를 개량가마, 칸가마, 너구리가마, 뫼통가마라 부르고 있다. 가마를 사리는 방법에 따라 벽돌을 이용하면 벽돌가마, 아령모양의 도구때, 망생이 가마, 흙을 이겨 바로 쌓은 살가마가 있다. 이때 쓰이는 흙은 몸을 이루는 질흙보다 화도가 높아야 하는데 그렇다고 지나치게 화도가 높으면 가마가 열을 머금치 못해 옹기가마처럼 열이 도망가는 형태에서는 그릇을 익히기 힘들다. ▶가마쌓기 ▒ 가마터 선택 불이란 것은 속성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상승하는 성질이 있고, 저 스스로 움직이기보다 바람을 타고 흐르는 성질이 있다. 또 물하고는 상극이므로 물과 바람의 영향을 비교적 받지 않도록 자리를 잡아야 한다. ▒ 바닥 만들기 가마로 물이 덤비는 걸 방지해야겠고, 특히나 바닥으로 물이나기 쉬우므로 방수기능을 할 수 있도록 찰기있는 흙을 10cm이상 깔아 매 다져준다. 경사도는 밤송이나 주먹만한 돌멩이가 구를 수 있을 정도(20~25도)가 좋은데 경사가 완만하면 열이 잘 머무르나 더디고, 경사가 급격하면 빨리 가마가 달아오르나 불을 놓치기 쉽다. 봉통부분은 완전 수평을 유지시켜 턱이 생기게 하여 불살에 불티나 재가 날아오르는 걸 방지시키고 굴뚝 가깝게도 경사를 완만하게 하여 열이 굴뚝으로 바로 도망가지 않고 잠깐 머무르게 해주어야 한다. ▒ 바탕잡기 중심을 잡구서 원하는 크기와 모양에 따라 바탕을 정한다. 이때 그릇을 넣고 내는 옆문(하문)의 위치는 작업하기 편한 쪽으로, 바람을 등진 쪽으로 하는 게 좋다. 이는 문을 트고 막고 하면서 생흙이 들어가고 구멍이 많아 단도리가 쉽지 않아 아무래도 열을 많이 뺏기니 바람길에 두면 더 심하기 때문이다. 가마의 크기는 어른들 말씀이 길이로 세발이 되면 녹는다 하시는데, 대포가마는 폭이 좁고 길이가 넓은 것이 좋고 개량가마(뫼통가마)는 폭이 넓고 길이가 짧은 게 좋다. 손내가마를 예를 들면 전에 크게 쓰던 가마는 창불구멍이 오십칠 개였는데, 지금은 서른일곱 개짜리를 쓰고 있다.(길이 21m, 폭 2.1m, 높이 1.5m) 봉통은 뱀머리 모양에서 따고 몸통은 배(船)모양에서 딴다. 선형(船形)이 물살을 가르기 좋듯이 불살을 내기 좋기 때문이다. ▒ 사리기 바탕이 정해지면 벽이 되는 부분, 창불구멍까지 쭉 쌓아 올라간다. 먼저 봉통부터 쌓아가는데 아궁이의 크기는 가마의 크기에 따라 정하는데, 굴뚝의 살창크기와도 상호작용이 있다. 모양은 둥근원을 반쪽내서 끝부분을 살짝 벌려놓은 모양이 좋다.(높이 85m, 폭 90m) 천장을 이루는 부분은 요즘 건축에서 거푸집 짓듯이 창불구멍으로 나무를 걸치게 하구서 아치모양이 되게 대나무나 합판 같은 것으로 설치를 한 후 살가마라면 흙을 됨직하게 하여 차곡차곡 깔았다가 마르면서 갈라지면 꼭꼭 눌러주면서 솔가지로 착착 두둘겨 다져준다. 벽돌이나 도구때로 쌓는다면 아치가 되게 안쪽은 닿으면서 바같쪽은 벌어지는 부분에 사금파리나 돌멩이 같은 것으로 쐐기를 박아 줘야 한다. 가마가 불을 먹으면 팽창을 하기에 어그러지지 않게 하려면 쐐기를 꼭 꼼꼼이 박아줘야 한다. 그러고선 보온을 위해 흙으로 다시 두껍게 복토해 준다. 가마를 쓰다보면 벽과 천장을 이루는 부분이 만나는 곳에 탈이 많이 생긴다. 그래 그 지점까지 보호담을 싸주면 좋다. 가마안은 거친 부분을 다듬고 틈을 메운 후 축소율이 적고 화도는 그릇보다 높으면서 가마 몸을 이룬 흙하고 화합이 잘 되는 흙을 찾아 흙물을 만들어 도배하듯이 빗자루에 묻혀 착착 칠해준다. 이 작업은 불 땔 때마다 반복해주면 가마를 튼실하게 해준다. 참고: 칸가마(뫼통가마, 너구리가마, 개량가마) 칸가마는 옹기가마로는 개량가마다. 본래 사기가마로 있던 것을 개량해서 옹기점에서 쓰고 있다. 그래 개량가마, 쾨통가마, 너구리 가마, 칸가마라 불리고 있다. 옹기그릇이 작아지고 용도가 줄어들면서 가마가득 그릇을 채워야 하는 옹기점에서 대포가마가 위험부담이 커지게 되었다. 그래 그릇은 덜 들어가지만 불조정이 쉽고 한 통은 버려도 다른 통은 살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개량가마를 선호하게 되었다. 개량가마를 사릴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비탈 위에 세워지는 가마인 만큼 위에서 쏟아지는 형상이니 구조적으로 아래 부분을 길게 하여 버팀 역할이 되도록 해야 한다. 살창구멍에 있어서는 열을 지나치게 가두면 환원이 심하게 걸려 그릇을 익힐 수 없으므로 아래 살창의 높이가 위 살창의 바닥보다 높아 불이 잘 넘어가도록 해야 한다. 또 대포가마와 달리 굴뚝이 필요하며 그 날의 기후와 가마를 달군 정도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도록 해두면 불때는 일이 훨씬 수월하다. ------------------------------------------------------------------------------------------- 이현배 | 전북 장수군 장계에서 태어났다. 경희호텔경영전문대학을 졸업한 후 국내 유수의 호텔에서 초콜렛을 만들었다. 1991년 진안군 솥내로 내려와 옹기장이들이 모두 떠나버린 옹기마을의 토담집을 쌀 세 가마 반에 구입해, 막힌 가마의 불구멍을 틔우고 그릇을 굽기 시작했다. 자연을 섬기는 옹기를, 그 질박한 삶의 그릇을 만들기 위해 아직 땀을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