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06.1 |
우리 지역 소식
관리자(2006-01-06 12:00:21)

2006년 1월호부터, 각 지역 문화활동가들로부터 지역의 문화소식을 받아 싣습니다. 


고창의 이명훈 고창농악전수관 관장, 군산의 유선주 KBS전주방송 리포터, 남원의 이석홍 남원문화원 사무국장, 무주의 정훈 무주닷컴 운영자, 부안의 염기동 부안독립신문 기자, 임실의 양진성 임실필봉굿보존회 회장, 완주의 성현옥 완주문화의집 운영자, 장수의 고태봉 장안문화예술촌 촌장, 정읍의 황성희 정읍통문 기자, 진안의 한재철 마이산 닷컴 운영자가 각 지역의 문화소식을 전해줍니다. 고창소식 고창농악 설장구 정기환씨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지정 2005년 한해가 저물어가는 시점에 우리 고장에 경사가 났다. 


고창농악보존회원 정기환(공음면 구암리)씨가 설장구 분야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 지정이 됐다. 활동성이 강한 농악분야에서 74세 고령의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무형문화재로 지정이 된 것이다. 고창농악 보존회에서는 지난 7월 고창농악의 예술성과 장구분야의 예술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전라북도에 서류를 제출했다. 전라북도 문화재위원회(위원장 박순호-원광대 국문학과 교수)는 이후 5개월 기간 동안 서류 심사와 3차례의 실기심사를 거쳐 지난 12월 7일 최종결정 발표한 것이다. 고창농악보존회장 김민현씨는 “이번 심사에서 가장 난점이 74세의 고령의 나이였다.


 70세 나이가 넘으면 활동성 부분에 큰 어려움이 있어 쉽게 기능보유자로 지정되기가 힘들다. 이런 난점을 극복한 것은 고창농악의 우수성과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 아니었나 싶다”는 말을 전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였다. 정기환 씨는 공음면 건동리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동네 어른들이 굿치는 것을 보고 양철통과 물통을 양쪽으로 붙여서 장구를 만들어 따라다니면서 마을에서 대대로 전해내려오는 마을굿을 익혔으며, 1960년대에 설장구 명인 故 김만식옹과 1980년대에 고창농악 상쇠 고 황규언옹에게 직접 고창의 설장구를 사사 받아 1989년부터 현재까지 고창농악보존회 수장구로 활동하고 있다. 정기환씨는 지금도 장구를 들어 메면 어느 젊은이도 따라 치기 힘들만큼 힘과 멋이 있는 장구를 몸소 보여주며 고창농악전수관을 찾는 모든 전수생들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다.


 굿을 낱낱이 말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직접 뛰면서 고창만의 가락과 멋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명훈/ 고창농악전수관 관장 군산소식 군산의 산소같은 갤러리 문화는 지역에 산소와 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 지역문화가 발전한곳은 활기가 넘치고 신명나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 것이다. 그동안 군산은 척박한 문화환경에 이렇다할 갤러리조차 없었던 열악한 환경이었다. 지역 미술인들에게 유일한 전시장이라는 시민문화회관의 전시장조차 반지하에 있는데다 전시공간을 목적으로 설계된 것도 아니었다. 인근 전주만 하더라도 전북도립미술관에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북예술회관뿐만 아니라 민간 전시장만해도 4-5개가 이른다는 것을 비교해 볼 때 얼마나 척박한 문화환경인지 능히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런 군산에 민간갤러리가 지난 11월에 개관을 하고 잇단 초대전을 개최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군산시 수송동에 위치한 ‘갤러리 정’(관장 정숙희-원광대 서예과 졸업, 도미술대전 문인화 초대작가, 심사위원 등을 역임, 현재 원광대등 출강). 2층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갤러리는 1, 2층 50여 평 남짓 전시장을 갖추고 소규모 갤러리지만 소박하고 아담하게 지어져 친근함을 느끼게 한다. 


이 갤러리는 당초 정관장의 작업실로 사용하려고 했었다가 지역에 도움이 되는 전시장으로 만들고자한 정관장이 고집으로 탄생하게 되었다는데, 그동안 마땅한 전시공간이 없었던데다 갤러리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전시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군산출신 이희완 씨의 초대전을 시작으로 최근에는 최광호 씨의 전시가 열렸다. 앞으로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중견작가 초대전과 공예와 조각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도 계획 중인데, 무엇보다 지역문화에 산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친근한 문화공간이 되길 기대한다. 


유선주/ KBS전주방송국 리포터 남원소식 나를 찾아 떠나는 구도자의 모습 2005 송년공연 가무극 사철가 ‘봄·여름·가을 그리고 겨울’ 국립민속국악원(원장 곽영효)은 지난 12월 21일과 22일 양일간에 걸쳐 송년공연 가무극(歌舞劇) 사철가 봄·여름·가을 그리고 겨울을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무대에 올렸다. 이번에 마련된 송년공연은 2005년 한해를 보내는 아쉬운 마음과 2006년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설레임을 인생여정에 비유하여 기획한 작품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을 사계절의 변화에 비유한 단가 사철가를 주 내용으로 봄·여름·가을 그리고 겨울이란 주제 아래 노래와 춤 그리고 연주음악으로 꾸며냈다 사람의 일생을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에 비유하여 그려낸 <가무악(歌舞樂) 사철가 봄·여름·가을 그리고 겨울> 공연은 첫째마당 ‘이산저산 꽃이 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둘째마당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니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 승화시라’, 셋째마당 ‘거드렁 거리고 놀아보세’로 구성되었는데 송구영신을 위해 공연장을 찾아 온 가족단위 관람객들에게 단가 사철가의 계절표현을 통해 우리네 삶의 흐름을 관조하고 더불어 우리 국악의 진수를 음미해보는 등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할미탈의 회상으로 시작하여 생을 추억하는 구도로 짜여진 가무악 사철가 공연 첫째마당에서 ‘이산 저산 꽃이 피니…’ 할미탈의 넋두리로 막이 오르면 지나온 과거를 회상하면서 인생의 덧없음을 노래한 단가 “사철가”의 봄대목이 불려지고, 이어 할미탈의 청춘시절 사랑의 모습이 “상주모심기”로 그려지며 한 남자를 만나 혼례하는 장면이 “각시풀”, “사랑가”등의 민요들로 재현되었다. 둘째마당은 사철가의 여름, 가을 대목으로 지치고 힘든 수고로움을 잊기 위해 부르던 일노래 “남도들노래”, “농부가”와 명산대찰에서 득남을 기원하던 기자신앙의 모습을 불교색이 짙은 남도민요 “보렴”, 여인들의 가사와 육아의 모습을 “물레타령”, “방아타령”등으로 민초들의 삶의 모습들을 담아냈다. 셋째마당에서는 사철가의 겨울 대목으로 인생의 황혼기에서 죽은 자를 보내고 위로하는 상여소리와 회다지소리, 흥타령, 육자배기, 씻김굿 중 길닦음 등으로 인생의 덧없음을 표현하였고, 넷째마당에서는 사철가 뒷 대목을 할미탈과 사람들의 합창으로 불러 죽은 자를 위한 씻김굿은 결국 산 자를 위한 것임을 느끼게 하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였는데 해맑은 얼굴로 거드렁 거리는 사람들과 탈을 벗는 할미탈의 이미지가 구속된 껍질을 벗고 참 나를 찾아 떠나는 구도자의 모습처럼 아름다웠다. 


 이석홍/ 남원문화원 사무국장 무주소식 클래식과 함께 한 밤 찾아가는 클래식 음악회 지난 12월 15일 오후 7시 무주군 예체문화관(무주읍 소재) 소공연장에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 찾아가는 음악회가 열렸다. 이날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유스오케스트라와 바순 4중주단, 클라리넷티스트 조성실, 소프라노 최선영, 무주지역의 빛소리중창단 등이 모차르트를 비롯한 로시니와 헨델의 곡들을 연주했다. 역량있는 지역 청소년들이 음악적 재능을 연마할 수 있도록 창단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유스오케스트라는 이날 모차르트가 작곡한 13개의 세레나데 중 하나로써 명랑하고 우아한 멜로디로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라는 곡 등을 연주했다.   바순 4중주단은 로시니의 곡을 연주해 관람객들에게 새로움을 선사했으며, 무주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프라노 최선영이 현제명의 ‘오라’와 헨델의 ‘나를 울게 하소서’를 열창했다. 또한 무주 지역의 여성들로 구성된 빛소리중창단이 ‘향수’와, ‘그대 있는 곳까지’를 아름다운 화음으로 엮어 냈다. 클라리넷티스트 조성실은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OST로 사용돼 우리에게 익숙한 모차르트의 곡을 연주했는데, 조용한 멜로디가 영화속 자연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이외에도 공연팀은 ‘태권브이’를 연주하여 어린이들의 동심을 자극했고, 어른들도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그리고 입장할 때 악보를 배포하여 ‘들판으로 달려가자’, ‘아이들이 그리는 세상’ 등의 동요와 잘 알려진 가요, ‘사랑으로’를 출연자와 관객들이 함께 부를 수 있게 한 것은 관객과 호흡하는 공연의 모델을 위한 새로운 시도였다. 무주 예체문화관에서 펼쳐진 클래식 공연의 열기로 눈 내린 겨울, 무주의 밤은 편안하고 포근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도내 문화소외지역 순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 및 진행되었는데, 이런 프로그램이 지역에 자주 펼쳐져 잘 드러나지 않지만 강한 문화예술의 힘을 느끼게 해 주었으면 한다. 


정훈/ 무주닷컴 관리자 장수소식 ‘대동회(大同會)’ 오늘은 24절기 중 22번째에 해당되는 동짓날이다. 낮이 짧고 밤이 가장 길다는 이 날, 군불 일찍 지피며 각자 나이만큼 새알을 만들어 팥죽을 끓여 먹는다. 이날 이후부터는 낮이 길어지는 만큼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봄을 기다리며 나이를 새로 먹고 팥죽을 끓여, 액운도 막는다. 그래서 작은 ‘설’이라고도 하였다. 동짓날 11시, 장계면 동동 마을에서는 오늘 ‘좌도풍물 정보화마을’ 개관식이 있었다.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이긴 하지만 마을을 알리고, 새로운 마을의 모습을 갖추고자 애쓰시는 마을의 위원장님과 여러분들의 애쓰시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고 좌도풍물을 주제로 한 만큼 기대도 되었지만 현실적인 문제들로, 우려도 존재했다. 풍물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확실치 않을 만큼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다. 삼국지 『위지동이전』에는 ‘제를 지내고 무리지어 노래하고 춤추고 술 마시며 발로 땅을 구르고 손뼉을 치고 서로 장단에 맞춰 놀았다는 기록이 있다한다. 오늘 열리는 정보화마을 개관식에는 그런 의미를 살리고자 노력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같은 시간에 이 마을 저 마을에서는 마을 대동회가 열리고 있었고 마을의 일년 사업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를 기다리는 준비가 시작되고 있었다. 열흘 전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 때문에 전북지역에 많은 피해가 생기고 있다. 세계경제질서를 규율해 가고 있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의해서 준비되어 있지 않은 우리네 농촌, 해결의 실마리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농촌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설상가상(雪上加霜)의 형국이다. 농촌엔 자체적으로 해결할 만한 인구도 부족하고, 서양의 문화를 거침없이 받아들인 우리모습에서는 스스로를 발견 수 없고, 그래서 한국인지 미국인지 아니면 어중간한 것인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정부는 지원금이나 주면 되는 줄 알지만 현실은 거리감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사라지지 않는 정신이 있다. 아직은 우리 의식주의 모습도 살아 있다. 대동의 모습에서 우리의 희망을 생산하고 싶은 것이 간절한 마음이다. 동지의 붉은 팥죽은 붉은 황토와 같고, 붉은 태양의 부활과도 같다. 풍물은 축제이며 대동의 행동과 뜻을 같이한다. 제를 지내는 것은 미신이 아니요, 하늘의 구조를 깨닫는 우주관과도 같음을 알아야 할 것 같다. 혜강 최한기 선생은 ‘기철학’에서, 천지운화를 통한 대동의 해답을 구하고 있으며 우리네 천부경에서는 ‘천지인 사상’에서 진작 실천하고 있던 바이나, 이를 우리의 정신과 문화로 해석하지 못하고 미신쯤이나 생각하고 있는 모습들은 가슴을 아프게 한다. 새날이 오고 있다. ‘정보화 마을’처럼 지금 우리농촌에서는 농촌의 모습을 새롭게 하고자 하는 많은 일들이 시도되고 있다. 우리의 뿌리가 우리의 삶 속에 녹아드는 21세기 ‘대동문화’의 창출로 이어지는 날을 기대해 본다. 


고태봉/ 장안문화예술촌 촌장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