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문화정책의 성과와 전략 글 | 김동영 전주시정발전연구소 연구원 국내·외의 문화적 환경의 변화 - 글로칼리제이션(Glocalization)과 문화의 중요성 부각 세계화는 보편적 문화의 팽창과 더불어 모든 문화를 닮은꼴로 만드는 반면에, 같음 속에서 다름을 추구하는 차별화된 전략으로서 지방이 중요해지는 양면적 속성인 글로칼리제이션(Glocalization)현상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참여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국가균형발전전략으로서 지방의 자체적인 혁신역량을 강화하여 내생적 발전을 추구하는 자립형 지방화가 추구되고 있다. 세계적인 글로칼리제이션이나 국내의 자립형 지방화 전략은 둘 다 지방의 중요성이 어느 때 보다 부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는 이제 국가나 민족이 아닌 지방 또는 도시의 발전전략을 자체적으로 세우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도시 간 경쟁체제로 돌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방 또는 도시 간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는 것은 그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문화이다. 이때 문화는 도시의 역사와 사람들의 삶이 오랫동안 체화된 이미지이자 도시를 대표하는 상징이 되며, 사람들의 감성과 상상력을 풍부하게 만들어 창의성을 높이고 지식기반사회를 토대로 하는 새로운 지역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전주시는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도시의 발전에 있어 문화가 중요함을 인식하고 전통문화중심도시 추진,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 문화시설 건립 및 민간위탁, 문화예술활동 지원, 한(韓) 브랜드 거점화, 문화산업 클러스터, 축제와 다양한 문화활동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전주시 문화정책의 성과1-전통문화중심도시 추진 전주시의 문화정책 중 가장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사업은 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한옥마을은 주거환경의 악화와 마을로서의 문화적 활력이 떨어지면서 점점 슬럼화 되어갔다. 전주시는 이러한 한옥마을에 전주공예품전시관을 시작으로 전주전통술박물관, 전주한옥생활체험관, 전주전통문화센터를 건립하여 한옥마을의 문화적 인프라를 구축하였다. 여기에 지역문화예술계와 장인들이 한옥마을에 둥지를 틀고 산조축제, 마임축제, 동문거리축제, 소리 및 공예체험 등의 자발적인 문화활동을 펼치면서 한옥마을의 문화적 역동성이 살아나고 점차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지구로 변화해 갔다. 한옥마을은 2004년 13회 420명이던 팸투어 체험 방문단이 2005년 20회에 2,200명의 참여로 전년대비 500%증가하였고,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도 6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관광객의 방문에 의해 500억원의 경제유발효과가 발생하고 있으며, 전통문화중심도시가 완료되는 2010년엔 3,000여명의 고용창출효과가 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주시는 이제 한옥마을을 넘어 전주시 전체를 전통문화중심도시로 만들기 위하여 한민족 전통문화체험 기지화 사업, 한 브랜드 거점화 사업, 무형문화유산전당 조성사업, 한옥마을 브랜드화 사업, 전주 소리창조도시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선정하는 등 문화관광부와 함께 TF팀을 구성하고 마스터플랜을 마무리 하였다. 또한 2005년 10월 문화의 달 행사에서 전주가 전통문화중심도시임을 선포하였으며, 앞으로 마스터플랜에 따라 전주를 전통생활문화도시, 전통문화 창조도시, 전통문화체험도시로 발전시켜 전주를 가장 한국적인 전통도시로 만들고자 한다. 전주시 문화정책의 성과2-무형문화유산 전당 건립유치 우리나라 무형문화유산의 보존·계승·선양을 위한 총본산으로서 기능을 하는 무형문화유산 전당을 문화재청이 국가지원사업으로 확정함으로 전주에 무형문화유산 전당이 조성되게 되었다. 전주는 전통문화선호도가 86.7%로 전국 38.4%의 두 배가 넘으며, 문화유산지수, 문학·예술지수, 대중문화지수가 전국 1위이고,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걸작인 판소리의 고장으로 무형문화유산 전당 유치의 최적지라 할 수 있다. 전주시는 무형문화재 보존·전승·교육 및 공연·전시, 연구기능 및 일반 시민의 체험학습장으로 운영될 무형문화유산 전당을 통해 전주의 관광자원화와 세계화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자 한다. 전주시 문화정책의 성과3-한(韓) 브랜드화 거점사업 문화관광부는 한국전통문화 콘텐츠의 생활화 및 세계화를 위하여 범정부적 차원의 한(韓) 브랜드(한국어, 한식, 한복, 한지, 한옥, 한국학) 지원전략을 마련하였다. 이에 따라 한 브랜드 6개 분야에 대해 시장기능을 통한 한 브랜드 상품화 및 분야별 육성 거점지역을 전남(한식), 진주(한복), 전주·완주(한지), 서울·전주(한옥), 안동(한국학)으로 선정하였다. 전주시는 거점지역으로 선정된 한지, 한옥분야 외에 맛과 음식에서 한국을 대표하고 한국 전통음식의 산업발전에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한식분야의 거점도시 선정과, 한국전통음식연구원의 전주 설립을 중앙정부에 건의하였다. 한 브랜드와 관련한 국내시장은 2005년 7조 2,000억원에서 2010년에는 13조 9,000억원으로 성장이 예측되고 있어, 전통문화와 연계된 문화 산업 전략에 대한 국가적인 지원사업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전주시는 한지, 한옥, 한식 분야의 거점도시를 통해 문화산업화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한다. 전주시 문화정책의 성과4-전주문화재단 설립 정부는 2005년 9월 문화관광부 산하 기관이었던 문예진흥원을 대신하여 민간주도의 예술지원기구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는 민간의 자율적인 사고와 유연함이 예술정책의 기본이라고 보고, 전문성과 운영의 자율성을 꾀하고자 함이다. 전주시 또한 급변하는 문화예술 환경에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지역문화예술의 특성과 정서를 주도해 나갈 수 있는 민간기구로 지난 11월 전주문화재단을 설립하였다. 전주문화재단은 2005년 3월 연구팀을 운영하여 문화재단의 목표와 역할을 정립하고, 4차례에 걸친 준비 위원회와 6차례에 걸친 소위원회 그리고 지난 10월 시민공청회를 거쳐 11월 2일 창립총회를 가졌다. 전주문화재단은 전주시의 문화 전반에 관하여 전문가와 문화예술가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한 창조적이고 발전적인 대안을 제시해 나가는 역할을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문화예술활동의 지원, 문화예술 정책 연구 및 개발, 국내외 문화예술 교류, 문화자원 보존 및 육성, 문화예술에 관한 교육 및 출판, 문화예술발전을 위한 기금 모금 등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주시 문화정책의 성과5-축제 컨설팅을 통한 활성화방안 제시 전주시는 2005년 풍남제, 종이축제, 대사습놀이에 대한 컨설팅을 실시하여 축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각각 축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2006년 축제의 방향을 제시하였다. 컨설팅을 기반으로 전주 풍남제는 지역의 공동체성을 함양하는 축제로, 전주 종이문화축제는 전주 한지축제로 명칭을 변경하여 전주한지를 기반으로 한 축제로 분명히 하고, 산업화와 가족을 타겟으로 한 교육형 축제로, 전주 대사습놀이는 축제형 경연대회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였다. 또한 축제의 장소도 풍남제는 한옥마을 태조로에서 덕진공원으로, 전주 한지축제는 공예품 전시관 앞에서 경기전으로, 전주 대사습놀이는 실내체육관과 풍남제 행사가 이루어지는 덕진공원으로 옮겨 추진된다. 전주시는 축제의 컨설팅을 기반으로 1년 전에 차기년도 축제의 기획안을 완료하고, 선택과 집중을 위해 축제의 성과에 기반한 예산배정 등의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였다. 이 외에도 전주시는 서신복합문화센터 건립을 통한 문화향수 기회 확대, 전주에서의 영화촬영에 대한 지원과 디지털 영화제로서의 전주국제영화제의 성장, 전주문화재단을 통한 문화예술 활동 지원, 전주시민미디어 센터 설립을 통한 퍼블릭 액세스권 신장 등의 다양한 계획과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전주시 문화정책의 추진방향 전주시는 위와 같은 문화적 성과를 토대로 세계적인 문화도시로의 발전을 위해 장기적인 비전과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전주시 문화정책은 문화의 창조성이 최고로 발현될 수 있는 환경과 인프라를 만들고,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자유로운 문화활동이 역동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있다. 또한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문화활동을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한 하나의 축으로 만들어 지역의 내생적 발전을 도모해야한다. 이를 위해 전주시 문화정책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향을 추구하고자 한다. 첫째, 자기 창조적 시스템(autopoiesis system)을 갖추고자 한다. 자기 창조적 시스템이란 수직적·조직적 위계를 갖지 않는 수평적인 연대체로 특정한 형태와 구조를 갖는 시스템이 아니라, 상황과 목표에 따라 창의적으로 만들어지는 시스템을 말한다. 전주시 문화정책은 관의 일방적인 정책결정이 아닌 문화생산과 창조의 주체들과의 수평적 네트워크를 통해 문화적 활동이 자유롭고 연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둘째, 21세기는 문화향유를 넘어 문화창조의 시대가 되어야 한다. 문화향유의 기회를 확대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문화소외지역이나 문화소외계층에게 동등하게 문화를 향유하게 하는 것은 문화적 권리를 증진하는 중요한 사업이다. 더 나아가 문화적 창조활동은 축적된 문화자산을 통한 직접적인 미적 수용과 감성의 발달을 자극한다. 이는 전주에서 제조된 상품 및 서비스의 우수성을 동반하며, 도시 자체가 하나의 독창적인 브랜드로 정착할 수 있는 부가적인 효과를 가진다. 셋째, 문화의 산업화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해야한다. 전주는 전통문화중심도시를 추구하고 있으며, 전통을 통한 도시의 재생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여기서 전통은 단순히 과거의 문화로의 회귀가 아닌 현재적으로 재해석되고 재창조된 전통을 말한다. 이를 통해 전주의 매력을 높여 관광객을 유입하고, 축적된 전통과 전통문화의 디지털 콘텐츠화를 통한 킬러콘텐츠와 현대적 기술의 결합을 통해 산업적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전주시의 독특한 문화와 전통의 축적이 문화적 감수성을 풍부하게 하고, 이러한 미적 수용 능력과 창조성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문화산업으로 발전하여 전주의 내생적 발전을 위한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