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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공간에 집을 짓자
정동철
우석대 교수 정보통신컴퓨터공학부(2003-04-07 15:36:33)
예나 지금이나 서민들이 알뜰살뜰 저축해서 자기 집을 갖는 일이 쉽지 만은 않은 모양이다. 일전에 TV 뉴스를 보다 보니 방송 앵커가 IMF의 여파로 인해 서민들의 내집 마련 기간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고 보도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내집 없는 설움이야 이글을 쓰는 사람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는 바다. 이제는 고인이 되신 아버님의 직장을 따라 서울에서 산적도 있고 경기도 의정부시에 산적도 있다. 애들이 시끄럽다고 어머니께 불평을 늘어놓던 주인집 아주머니의 불평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러다 결국 도회지 생활을 못견디시고 촌으로 내려오는 바람에 내 어린 시절 대부분은 하루 세 번 버스가 들어오는 시골에서 살았지만 말이다. 아버님 소원은 번듯한 내 집 한칸 마련하시는 거였다. 개발 바람에 밀려 도회지로 이사오시긴 했지만 여전히 당신의 집을 마련하시기 위해 열심히 일하셨다. 결국, 소원이시던 집 한칸, 마련 못하고 가셨지만 말이다.
이번 호는 가상공간에 집 한칸 마련하자는 얘기다. 뭔 얘기냐고 물을 것 같아서 다시 설명하면 이른바 홈페이지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지금껏 이글을 쓰는 사람이 3년여 컴퓨터 칼럼을 쓰는 동안 어떤 프로그램은 어떻게 쓰고 어떻게 설치한다는 둥 이런 재미없는 얘기는 철저하게 배제했다. 해봐야 재미도 없고, 또 제한된 원고 매수에서 얘기를 해도 읽는 사람이 흡족하도록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해서 홈페이지 만드는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웬지 부담스럽기는 하다.
뭐니뭐니 해도 홈페이지 만드는 것을 포함해서 컴퓨터에 관한 질문은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는 것이 최고다.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하는 것은 일단, 초고속 통신망을 집에다 설치하는 것부터 시작하자. 두 번째는 나모웹에디터 같은 편집기 프로그램을 구하자. 형편이 허락되면 돈을 주고(이글을 쓰는 사람 기억에 대략 7만원 안쪽이다) 사도 좋고 아님 프로그램 있는 사람에게 한 카피 복사해달라고 해도 된다. 혹, 저작권법에 걸리는 거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글을 쓰는 사람이 아는 바로는 가정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은채 프로그램을 복사해서 쓰는 행위는 컴퓨터 프로그램 보호법에서 보장해주고 있으니 걱정 덜어도 될 듯 싶다. 다음은 물어 물어 개발새발 만들어 보는 것이다. 문제는 인터넷 상에도 올리는 것인데 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네띠앙'이니 'daum'이니 하는 곳에서 공짜로 서버 공간을 빌려주기 때문이다.
이글을 쓰는 사람도 현실세계에는 집이 없지만 가상공간에는 집한채 가지고 있다. 멀리 떨어져 사는 누나 동생들이 접속해서 서로 연락도 주고 받고 편지도 쓰고 넷미팅도 한다. 그리고 집안 꼬맹이들에게 홈페이지 운영을 맡기면 그렇게 즐거워할 수가 없다. 컴퓨터 학원 보내는 것보다. 홈페이지 하나 만들어 보라고 하는 것이 컴퓨터 배우는 속도는 훨씬 빠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