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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 |
2005 문화의 달 행사,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나
관리자(2005-12-09 17:16:08)
‘소통’의 부재가 아쉬웠다 지난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전주에서는 2005 문화의 달 행사가 열렸다. ‘문화의 달’은 해마다 서울에서 열리던 ‘문화의 날 기념식’을 지난 2003년부터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지역순회 문화예술축제로 변모시킨 행사다. 첫 해 대구, 2004년 광주를 거쳐 올해 전주에 이르렀다. 당초 ‘2005 문화의 달 행사’ 개최지 공모에서 전주시와 인천광역시, 경남 진해시가 경합했다. 이 중 전주가 올 문화의 달 행사 개최지로 선정된 데에는 ‘전통문화 보존과 계승’이라는 문화적 정체성과 독창적 문화 브랜드를 창출하려는 기획의 장점, 선택적 기획과 문화역량 집중이라는 실행 효과가 높이 평가됐다. 이번에 전주에서 열린 2005 문화의 달 행사는 국내·외 문화예술인 1천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문화의 달 행사가 지역순회 문화예술축제로 바뀐 뒤에도 여전히 서울에서만 치러지던 ‘문화의 날 기념식’도 처음으로 전주에서 진행됐다. 그만큼 전주가 2005 문화의 달 행사에 쏟아 부은 노력은 컸다. 지난 11월 16일, 전주정보영상진흥원에서 열린 서른다섯 번째 마당수요포럼에서는 ‘2005 문화의 달 행사,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나’를 주제로 펼쳐졌다. 포럼에 참여한 사람들은 적었다. 내년에도 전주에서 치러지는 행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럼의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참가자들은 대체로 이번 행사의 한계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그 원인에 대해서는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이날 포럼의 발제는 원도연 전주 시정연구원 연구원이, 사회는 김병수 마당수요포럼 운영위원이 맡아 진행했다. 발제문 /  2005 문화의 달 행사,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나?     원도연  전주시 시정발전연구원 ‘2005 문화의 달 행사’를 총평하자면, 주제의식의 설정과 주제의식에 합의해 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는 큰 하자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행사 전체 조직을 정비하기 전에 3~4회 이상 지역전문가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고 대체로 공감하는 틀에서 주제의식을 선정했다. 그러나 주제의식이 전체 프로그램에 정확히 반영되었는가, 반영되었다면 그 수준이나 참여도는 어떠했는가 하는 문제는 다른 척도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주제의식 자체는 공감되었으나, 그 주제를 프로그램에 녹이는 방식은 대체로 새로움이 없었고, 그에 따라 대중적 관심을 집약시키지 못해 결과적으로 시민적 참여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그에 반해 행사의 가지 수는 많고 손은 바빴으나 집중성이 떨어지면서, 전체적으로 사업의 의미가 ‘전주개최’에 맞춰지는 왜소함을 초래했다. 행사에 참여한 지역문화인력의 수는 많았으나 대체로 단순하고 단편적인 사업에 집중되면서 전체 행사를 유기적으로 연관시키는 조직력을 부족했던 것도 지적될 수 있다. 사업주체인 추진위원회 외 지역문화인력의 접합은 논리적으로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추진위원회가 전체 사업을 총괄하면서 유기적으로 각각의 프로그램을 조직하는 데에는 허점을 노출했다. 지역문화계의 인력들은 각 개별행사에 매달리면서 전체적인 사업의 배치나 성격을 조정하는데 역부족이었다. 결과적으로 지역문화인력의 역할분담과 배치가 이상적이지 못했고 이는 1차적으로는 지역을 대표한 추진위원의 책임이지만, 지역문화가 전반적으로 부딪치고 있는 인력고급화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는 것이다. 프로그램의 전개과정이 결과적으로 ‘나눠먹기식’이었다는 비판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형식상 각각의 사업을 나눠서 참여하는 것은 필연적 선택이었다. 다만, 얼마나 주제의식에 맞게 잘 나눠어졌는가, 나누기 전에 지역사회의 각각 주체들이 얼마나 좋은 아이템을 제출했는가 하는 문제는 별개의 평가 항목이다.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부재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다. 막판에 몇 가지 프로그램이 추가되기는 했지만 그야말로 ‘추가’되는데 그쳤다는 점은 반성의 여지를 남기는 대목이다. 프로그램 구성에서 메인행사로 올라섰던 공연 세 개와 기념식의 비중이 지나치게 컸다는 점은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꼽힌다. 추진위원 혹은 지역문화계에 놀이 전문가가 있어서 대중을 조직하는 놀이 프로그램이 하나쯤 있어야 했다. 추진위원의 구성은 형식상 무난했으나 내용적으로는 역부족이었다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추진위원들이 한 꼭지씩 맡아서 행사를 치른 셈이었고, 이런 방식이 불가피하다면 추진위원들을 인선할 때 반드시 실전에 능하고 대중조직에 눈이 밝은 놀이 전문가가 있어야 했다. 외부추진세력과 지역조직의 결합은 이상적이었으나, 현장에서는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졌다. 말하자면, R&D 기능을 서울팀이 하고 실행은 지역이 하는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었다. 올해와 같은 체제라면 서울은 R&D, 지역은 실행의 역할분담으로 갈 수밖에 없고, 이 경우 갈등구조는 필연적이다. 이상적으로는 같은 사업에 별개의 예산이므로 통합운영이 좋다고 할 수 있으나, 현실은 녹녹하지 않다. 추진위원회에서 양측의 정보를 소통하는 차원으로 정리해서 불필요한 중복과 사업간 충돌을 피하게 하되, 중앙예산과 지역예산을 완전히 분리시켜 사무국 자체가 별도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했다. 특히 전주와 같이 문화 인력이 일정 수준을 갖고 있는 경우는 분리운영이 좋다는 것이 이번 행사의 교훈으로 남았다. 결과적으로 홍보파트에서 취약성 드러났다. 홍보물의 수준이 그다지 높지 못해 사업 전체를 좀더 고급스럽게 만들지 못했고, 언론홍보도 정확한 전략이 구사되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사업의 의미와 전주개최의 의미→문화의 달의 주제의식→전체 사업규모와 주요 내용→개별 프로그램 중 집중홍보>의 전략이 정확히 구사되지 못했다. 특히 대언론홍보비가 어디서 지출되든 상관없이 네트워크를 가동한 밀착 언론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미술로 보는 판소리 다섯 바탕’은 중앙언론에서도 한번쯤 다룰만한 기획이었고 괜찮은 작품들이 나왔으나, 중앙언론에 어필되지 못했다.   주제의식과 슬로건은 의미상으로는 성공을 거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제 자체로 새롭거나 의미부여가 되기는 어려웠으며 결국 각 프로그램으로 어필했어야 했다. 결국 타 지역에서 올해 문화의 달 행사에 대한 주목도가 낮아지면서 전국적인 문화 이슈로 성장시키지 못했다. 메인공연은 일종의 신국악 형식이었다. 공연 자체의 질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언급할 내용이 없으나, 이 같은 형식의 공연 자체가 갖는 한계와 식상함이 드러나, 대중적 파급력이나 매력이 약했다. 결과적으로 윤도현, 마야 등의 대중가수들의 대중동원력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서른다섯 번째 마당수요포럼은 ‘2005 문화의 달 행사,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나’를 주제로, 이번 행사가 우리에게 남긴 성과와 과제를 이야기했다. 2005 문화의 달 추진위원이기도 했던 원도연 전주시정연구원 연구원의 발제로 진행된 이날 포럼의 참여자들은, 이번 행사의 한계에 대해서 공감하면서도 그 원인에 대해서는 공방을 벌였다. 원도연 연구원의 발제가 끝나고 가장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정성엽 전통문화사랑모임 사무처장이었다. 2005 문화의 달 프로그램에서 연출을 맡기도 했던 그는 행사 진행의 급박함과 서울과 전주간의 소통의 부재, 전체적인 행사를 총괄 지휘하는 총연출의 부재 등을 지적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발제문을 통해 원도연 연구원이 말했던 것에 동의한다는 전제하에 “먼저 프로그램에 대해 얘기하자면, 실제적으로 문화의 달 행사에 대해 전주시에서 처음 공청회를 한 것이 7월 초였다. 그때 이미 추진위원들은 선출됐고, 공청회를 하면서 사무국장을 뽑는다는 얘기를 했다. 그렇게 사무국장을 추천하고, 얼마 후 추진위원회에서 사무국장을 선임하고, 바로 소위원회가 구성되어 프로그램의 얼개를 짰다. 전주의 문화인력들이 문화의 달 행사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은 7월 초인데, 바로 사무국장이 선출되고 추진위원들이 소위원회를 구성해 프로그램에 대한 얘기를 한 것이다. 아무리 조그마한 문화행사를 한다고 해도 이렇게 급하게 프로그램을 짜진 않는다. 문화의 달 행사라는 큰 행사를 이렇게 급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프로그램을 짜면서 책임 질 사람은 하나도 없을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안에 전주에 대한 고민도 들어 있지 않으면서, 실행단들이 그대로 하도록 만들어 놨다는 것이다”며 급하게 진행된 행사 준비를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미 프로그램에 대한 틀들이 짜여 있어서 각 실행연출단들이 자기의 구상과 아이디어를 가지고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도 없었을 뿐 아니라, 실행연출단과 사무국장과 추진위원들이 함께 만난 적은 딱 한번 있었을 만큼,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여지도 없었다. 맨 마지막 행사를 일주일 정도 남겨놓고, 최종 점검차원에서 소위원회 위원들과 만났던 것이 전부다. 각 행사들을 총괄 지휘하는 총 연출이 실질적으로 없어, 각 프로그램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것도 문제였다”고 소통의 부재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승민 마당 기획실장도 “문화의 달 행사가 질적인 전환과 인력양성, 그리고 이들이 성장할 수 있는 등 전주의 문화적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였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 첫 번째 단추를 끼운 시점이 늦었던 것이 실패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추진위원회 구성도 그렇고 사무국의 개설도 행사를 준비하기에는 늦은 시점에 이루어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병수 운영위원은 “문화의 달의 목표로 상정해 놓을 만한 것들이 무엇일까. 여기서부터 행사의 여러 기획들이 시작될 것이다. 그런데 전주는 행정적으로는 이번 행사가 전통문화중심도시로 지정받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논리도 시민들을 설득했다. 과연 문화의 달 행사, 특히 ‘공연 행사’를 통해 전주의 문화적 성장과 행정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처음부터 가능했는가를 묻고 싶다”며, “대개 큰 예산을 갖고 진행되는 행사들은 행사의 좌표설정이 애매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준비단계에서부터 어떻게 하면 핵심을 포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들에 대해 발제를 맡은 원도연 연구원은 “지금까지 나온 지적들 대부분 동의한다. 제일 큰 문제가 사무국을 시작한 시점이다. 7월 초 경부터 문광부에서 실질적인 일들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문광부에서 내려온 매뉴얼대로 일들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다른 지역처럼 3억의 예산을 가지고 하는 문화의 날 중심의 행사였다면 적당한 시기였다. 하지만, 전주시가 전통문화중심도시 지정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6억을 추가 예산으로 편성하면서부터, 그때는 이미 늦은 시기가 돼버렸다. 처음 공청회 할 때의 프로그램 얼개는 내가 짜서 가져간 것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공청회를 할 수는 없었고, 절대 확정되어서 가져간 것이 아니었다. 처음의 시안도 수많은 회의를 거치면서 고쳐지고 다듬어졌다. 몇 달 준비기간 동안 지역의 문화인력들이 몇 번 만나 회의를 하는 등 행사를 준비하는데 있어 최소한 형식에 문제는 없었다. 물론, 추진위원들과 연출단들이 한번 밖에 만나지 못했었다는 것은 정말 뼈아픈 대목이다”고 답했다. 이어 정성엽 사무처장은 행사를 진행하는 조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문화의 달 행사가 서울에서 지역으로 이관된 정확한 목적을 바라봐야 한다. 그 지역의 문화가 조금이라도 성장하는 것이 문광부가 문화의 달 행사를 지역으로 이관한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런 맥락에서 조직의 문제를 생각해봐야 한다. 행사를 추진하고 실행해 나가는데, 지역 문화인력들의 역할이 주체적이여 한다. 그런데 서울에 있는 사람들은 지역을 바라볼 때, 다 똑같은 지역으로 바라본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올해 사무국을 보면서 조직 정비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조직적인 부분에서 정리가 잘 안되어 있는 부분이 참 많았다. 사무국장이 어디까지 결재를 맡아야 되는지도 애매해 그것 때문에 해매는 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 이번 문화의 달 행사는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눠 먹기식으로 각자 한 프로그램씩 맡아서 해 조합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은 조직 정비에 대한 고민과 함께 풀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지적에 대해 김영배 천년전주사랑모임 상임이사도 “일단 지방에서 이런 행사를 하면, 앞으로 서울에서는 전권을 좀 이양했으면 좋겠다. 명쾌한 역할 분담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질 못하는 것 같다. 이런 점은 문광부나 서울에서 바뀌어야 할 부분인 것 같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전주에서 문화의 달 행사가 다시 열리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이런 행사는 얼마든지 또 열릴 수 있다. 문화적 역량을 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승민 실장은 보다 실질적인 준비를 주문했다. 그는 “문화의 달 행사의 실질적인 준비기간은 불과 두달 남짓이었다. 하지만 이 짧은 기간에 전주의 문화인력들은 문화의 달 행사를 문안하게 치러냈다.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전주의 문화적 역량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문화의 달과 비슷한 성격의 행사는 언제라도 치를 수 있다. 앞으로 이런 행사들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서울과 지방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에 집착하기 보다는 언제라도 전주의 문화인력들이 참여해 판을 벌일 수 있는 실질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정성엽 사무처장도 “이번 문화의 달 행사는, 그래도 전주니까 이나마 할 수 있었던 것이 가능했다”며, “문화의 달 행사가 전주의 입장에서 보자면 분명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이번 행사를 통해 노출된 다양한 문제점들을 알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분명 의미가 있는 행사였다”고 말했다. 여기에 김병수 운영위원은 “물론 언제라도 문화판을 펼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판이 펼쳐졌을 때 누가 이 판을 주도해나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고민이 없다면 항상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의 참가자들은 문화의 달 준비 시점과 조직 운영 등의 미숙함을 비판하며 이번 행사의 한계를 인정했다. 하지만, 전주이기에 큰 문제없이 조급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행사를 마칠 수 있었다며, 언제라도 전주의 문화 인력들이 참여해 판을 벌일 수 있는 실질적인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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