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 |
잘못된 세안과 목욕문화
관리자(2005-10-13 17:25:07)
잘못된 세안과 목욕문화
글│ 이민아 전주 미나여성의원 원장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에 속한다. 우리 몸 중에 그 어떤 장기도 피부의 면적만큼 큰 것이 없다. 화상을 입어서 피부의 일정부분이 손실되면 우리 몸은 방어력을 잃고 사망하게 된다.
심장이나 폐, 뇌 등 중요기관들은 어떤 응급상태에서도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으나, 피부는 전신이 어려운 상태 즉,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영양부족 등의 경우에 응급한 기관이 아니므로 바로 에너지의 공급이 중단된다. 그리하여 예로부터 안색이 변하면 몸이 위급한 상태인지를 묻게 되는 것이고 명의는 얼굴색만 보아도 몸의 상태를 짐작 할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피부가 건강한 미인은 온몸이 건강하다’고 하겠다. 최근에는 여성들이 과거보다 더욱 피부를 관리하는데 관심을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굴을 비롯한 피부가 더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 이는 정성이 부족해서가 아니고 피부에 바르는 제품(세안제, 목욕용품, 화장품 등)을 잘못 선택하였기 때문이다. 제품에 포함된 합성 석유화학물질(향료, 색소, 방부제 등)들이 더욱 피부를 망치고 있는 것이다. 피부는 온몸의 건강을 상징하는 중요한 조직이다. 피부 본래의 색깔을 찾기 위해 자연으로 돌아가야 할 때이다.
세안과 목욕의 가장 큰 목적은 ‘청결과 보습’이다. 피부에서 물때와 기름때를 씻어내는 것이 청결이고, 청결해진 피부에 필요한 수분과 유분을 적절하게 주는 것이 보습이다. 청결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인 세안과 목욕과정에서 피부가 상하게 박박 문질러서는 안 된다. 이는 피부에 고통과 병을 줄뿐이다. 청결하게 하는 과정이 도리어 피부를 혹사시키고 상하게 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비누나 세제의 사용을 줄이고 가능한 한 가볍게 손을 사용하여 씻어 주어야 한다.
만일 피부가 과도하게 혹사를 당하면 피부 고유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방어 기능과 보습기능’이 무너지게 된다. 여기서 피부의 트러블과 피부질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최근 발생빈도가 높아지는 아토피 피부염, 안구 건조증, 유행성 결막염, 여드름 등은 잘못된 세안목욕문화와 화장품에 함유된 합성화학 계면활성제, 색소의 사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것을 고치치 않는 한 어떤 대책도 소용이 없다.
또한 과도한 박피를 피해야 한다. 건강하지 못하여 정상적인 생리기능인 방어와 보습의 기능을 못하는 피부를 과도하게 박피한다면 피부건강은 더욱 나빠진다. 피부는 방어와 보습이외에도 체온조절기증, 감각기능, 생산기능, 분비기능, 면역기능, 배설기능, 보존기능 등 중요한 기능을 많이 수행해 낸다. 인체 내에서도 이렇게 많은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은 없을 것이다.
피부가 나빠지면 당장 방어와 보습장애에 의한 트러블이 생기고 후속적으로 다른 기능에도 장애가 초래된다. 피부는 제2의 간과 신장이라고 불린다. 그래서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 피부에 증상으로 나타나고 피부가 나빠지면 동시에 몸도 나빠진다.
필자는 여성을 위해 의학적인 피부 관리를 하면서 제일 먼저 온몸의 건강상태를 체크하여 질환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이차적인 피부의 반응인지를 확인하고, 또 평소의 세안습관을 파악하여 잘못된 세안과 목욕으로 인한 피부의 상태인지를 반드시 확인한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잘못된 세안습관을 가진다면 그 어떤 피부 관리도 소용이 없게 된다.
우리의 피부는 몸의 상태를 반영하며, 피부가 건강하면 온몸이 건강하다. 우리의 전신건강을 위해서 피부의 원래의 기능을 이해하고, 흐트러진 피부의 기능을 원래의 것으로 되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적절한 세안과 목욕을 위한 문화운동을 펼쳐야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