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 |
[막걸리] 한 사발 막걸리에 시름 놓으면
관리자(2005-10-13 15:52:56)
유사 이래 이름난 술꾼이 무수하나 그들에게는 나름대로 술을 마셔야 할 이유가 있었다. 무릉도원은 그만두고 진실로 태평성대가 지상에 열린다면 하루 세 잔의 반주로도 족하리라. 자고로 현학을 일삼는 자들이 중국의 전례를 끌어오고 서양의 고사를 들먹이지만, 마시고 놀고 즐기는 솜씨가 유전자에 들어있다는 이 나라 백성의 선조 가운데 어찌 이름난 취객이 없었을까? 매월당 김시습, 백호 임제, 연암 박지원, 삿갓 김병연 하나 같이 술로 연못을 이룬 이름들이다. 취옹 김명국, 오원 장승업, 칠칠 최북 등은 이에 뒤질세라 그림판에 술길을 열었다. 시인이야 술이 아니면 운율이 풀리지 않는 시끄러운 사람들이니 더 말할 것이 없다. 최근의 시인들 가운데 수주 변영로를 비롯하여 김종삼, 김관식, 천상병, 박재삼, 박정만의 생애에서 술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우리 지역에도 신석정, 박봉우 두 시인의 일화는 전설이 되었다.
근래 이 지역에 막걸리 바람이 불었다. 특이한 현상이라고도 하고, 그럴 이유가 있다고도 한다. 막걸리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특집을 꾸며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