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5 | [시사의 창]
[전북의 땅과 문화, 사람들 - 순창]
군정을 감시하는 시민의 눈
순창의 자랑스런 시민운동, '순창지기단'
편집부(2003-04-07 15:23:43)
1997년 11월, 주간 순창신문에 특별한 광고가 게재됐다. 순창군정지기단의 회원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방자치시대에 군정의 문제를 이제 군민의 손으로 이끌어가자는 취지. 이에 52여명의 군민들이 동참했고 12월 1일 창단식을 가짐으로써 순창의 군정을 군민의 눈으로 감시하는 '순창지기단'이 순창에 등장했다.
대도시에서도 '시민없는 시민단체'라며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당에 군세가 열악한 순창에서 시민운동의 맹아를 틔운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을 터. 그러나 회원들의 적극적인 활동은 순창사람들의 지지를 이끌어냈고 순창군정을 감시·감독하는 대표적인 시민운동단체로 발돋움했다.
"처음엔 자료공개도 안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많았어요. 그러나 의회를 참관하고 의원간담회를 통해 주민의사도 전달하고 군예산 편성의 문제점과 조례제정 등을 건의하다보니까 이젠 우리들을 제대로 봐주는 것 같아요."
그저 이익단체로만 알고 있던 지자체도 회원들의 공익을 앞세운 활동에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는 것이 안욱환 공동대표의 설명. 그러나 그는 아직 어려움은 여전하다고 말한다. 53여명의 회원이 4년동안 20여명으로 줄어들고, 한의사, 농민, 공무원, 주부 등 다양한 직업군은 활동폭을 늘리기 어렵다는 것이 내부 속사정. 회원들의 후원금만으로 운영하는 재정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다. 더 큰 문제는 군 업무추진비 등 중요사안에 대해선 여전히 자료공개를 꺼리는 지자체의 의식이다.
"매달 군정을 알리는 소식지를 내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다 보면 이 모든 문제는 해결되리라 봅니다. 군정을 지키는 것은 특정한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순창군민들 모두의 일이기 때문이죠."
허울좋은 관광사업으로 일관하는 듯한 성황사 복원과 그린투어리즘의 문제점을 꼼꼼히 체크하는 안대표와 회원들의 활동은 "자랑스럽다"는 참여연대 박원순 사무총장의 말처럼 순창의 자랑스런 시민운동으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