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05.9 |
<남원>판소리 성지 남원, 전통문화가 힘이다
관리자(2005-09-08 17:06:37)
판소리 성지 남원, 전통문화가 힘이다 1995년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10여 년 사이, 지방행정에서 문화는 중요한 정책 분야로 대두됐다. 각 자치단체들은 지방 고유의 문화를 이전과는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기 시작했고, 전통문화의 독창성 유지와 창조, 활성화를 위해 고장의 전통문화와 이야기거리를 찾아 축제를 만들고, 문화거리를 조성했다. 그리고 이를 관광 상품화하는데 막대한 인력과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전통 문화에 대한 지역의 마인드가 문화 정책의 성패를 가늠 할 것으로 볼 때, 이는 분명 긍정적인 일로 여겨진다. 정부의 문화산업정책 방향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정책 주도의 틀에 있다. 지역 간 균형발전을 통해 한국 문화산업의 자생력과 국제 경쟁력을 증진하겠다는 것이 변화의 취지다. 이미 세계도 문화를 주목한지 오래다. 세계의 도시 중에는 문화적 전통을 살려 산업화로, 혹은 관광자원으로 발전 통로를 열어 성공을 거둔 사례가 얼마든지 있다. 남원도 예외는 아니다. 남원은 특히 다른 지방이 가지지 못한 수많은 유·무형의 전통문화를 물려받았고 그 보존도 또한 높다. 판소리 동편제의 탯자리라는 수식어 이외에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가 있을 정도다. 한 예로 전통예술 부문을 살펴보자. 예부터 많은 명인 명창들이 남원에서 출생했거나 남원에서 학습 또는 활동하면서 우리 전통음악의 근간을 형성해왔다. 판소리 ‘춘향가’와 ‘흥부가’가 그렇고, 거문고에 옥보고, 대금 강백천, 가야금병창에 안숙선·강정숙·강정열 등과 더불어 남원굿, 삼동 굿놀이, 남원농악 등 쉽게 빼놓을 것이 없다. 특히 1931년 시작된 춘향제는 다른 지역이 가지지 못한 남원만의 독특한 문화의 우위(優位)다. 이러한 문화적 우위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한 민간단체의 활발한 움직임도 남원의 저력이다. 민속악의 진흥과 보급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사)민속국악진흥회, 동편제 판소리의 부흥과 계승 발전 및 고(故) 강도근 명창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창립된 (사)강도근동편제판소리보존회, 통일신라시대 운상원(운봉)에 자리를 잡고 거문고음악을 창작하며 후진을 양성했던 악성 옥보고 선생을 기념하고, 쇠퇴해 가는 거문고의 부활을 위해 창립된 (사)악성옥보고기념사업회 등이 있다. 민과 관이 한 마음으로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며 나아가 새로운 문화의 창조를 이끌고 있는 이 세 단체의 회원 수만 3백여 명에 달한다. 남원시국악연수원과 남원정보국악고, 개인 소리꾼을 통해 전통예술을 학습하고 있는 청소년만 하더라도 4백여 명, 남원시립농악단과 23개 읍·면·동 농악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만 해도 7백여 명이 넘는다. 특히 국립민속국악원과 남원시립국악단의 작품개발과 상설공연은 10년 넘는 기간 동안 시민의 생활 속에 자리 잡았고, 관광상품으로도 호평을 받고 있다. 남원의 문화는 이처럼 생활 속에서 전통문화의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지역의 정서를 바탕으로 오랜 세월 형성되어왔고, 지역주민들의 익명(匿名)적이면서 공통적인 감성과 더불어 전문 예술인들에 의해 점차 세련되어지면서 지금까지 남원 사람들의 삶 깊이 뿌리를 내린 채 살아 숨쉬고 있다. 이렇게 깊은 뿌리와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 남원의 전통문화는 현시대에 아주 소중한 유산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의 문화 주체성을 확립하는 과제는 지역의 문화적 동질성을 확보하고, 생활권역내에 쾌적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여러 조건을 마련하는 것이다. 민족문화의 정체성 확립이라는 과제는 대외적으로 남원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그 정신과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며, 대내적으로는 시민스스로가 전통문화의 창조적 계승의 주체라는 인식을 가지는 것이다. 전통문화는 경제적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있어 중요한 자원이다. 문화산업의 새로운 개발 대상으로서 전통문화의 존재를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전통문화는 이제 관광의 주된 대상이고 그것은 고부가가치의 상품이 되고 있으며, 나아가 지역 간의 경쟁력 제고의 중요한 방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전통 문화에 대한 정책도 이러한 경향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최근 남원에서는 남원을 주요 무대로 한 ‘춘향전’과 장편소설 『혼불』을 전면에 내세운 춘향테마파크와 혼불문학관을 개장했다. 남원주민뿐 아니라 모든 국악인들의 숙원사업이었던 ‘국악의 성지 조성사업’도 2007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허브밸리사업 또한 국악의 성지와 연계되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하드웨어 개발과 맞물려 다양한 컨텐츠 개발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특히 남원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남원의 소리를 감상할 수 있고 체험할 수 있는 판소리 전용 소극장건립은 서둘러야 할 일이다. 수요는 발생하고 있으나,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의 부재로 인해 전통 문화를 알려나가는 데 오히려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노·가부키와 함께 중국의 경극은 이미 전용극장을 운용하고 있는 것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의 필수코스로도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창극 ‘춘향전’, ‘흥부전’ 등 남원의 문화를 근간으로 창작해 공연하고 있는 공연물들의 상설공연을 가능케 하는 창극 전용극장 건립은 남원뿐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판소리의 세계적 보편성 확립을 위해 판소리에서 발생되는 다양한 장르 (창극 및 전통연희) 개발과 전통극 배우 육성 및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도 절실하다. 그 해결방법 중 하나가 판소리대학 건립이다. 그러나 지역의 중·소 자치단체로서 추진하기에는 예산상 많은 어려움이 있으며, 개발대상이 너무 많다. 하지만 남원인들의 결집된 의지와 중앙부처의 사업에 대한 바른 인식이 세워진다면 이러한 사업도 성공리에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이러한 모습들이 문화 전쟁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와 우리 후손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문화적 유산으로 작용하고 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이러한 사실들이 기초가 되어 먼 훗날 남원 국악의 한 맥을 형성하고, 한국 국악의 역사에 폭넓게 자리 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런 의미에서 아직 넘어야할 많은 장애물과 예산상의 어려움이 있지만은 훗날 후손들에게 미칠 영향까지도 깊게 생각하고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전통과 명분은 그것을 지켜가고 가다듬어 나가는 애정이 수반될 때 지속적인 의의를 지닌다. 오늘날 남원이 국악의 본고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남원시민의 정서가 응집되어 우리 전통음악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다른 지역과 확실히 차별화 되는 정책개발 및 수립을 통해 전통문화의 중심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중심에 남원이 자리할 수 있게 각계각층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다. 황의성 | 남원에서 태어났다. 우석대학교 국악과를 졸업하고, 우진문화공간 기획실장 등을 엮임 했다. 민속국악진흥회·옥보고기념사업회·강도근동편제판소리보존회 등 지역 내 다양한 문화활동을 통해 남원의 대표적인 문화지킴이로 손꼽힌다. 2000년 자랑스런 전북청년대상과 2002년 행자부장관 표창장을 수상했다. 현재 남원시립국악단 기획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