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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8 |
[화랑]작가가 생각하는 화랑
관리자(2005-08-09 10:03:56)
기획의 전문성을 살려라 글| 신석호 미술가 작가의 입장에서 보자면, 작가들은 당연히 화랑들이 작가들에게 수준 있는 전시 기회와 함께 작업지원 확대의 제공을 바랄 것이다. 또한 거기에 문화예술 수용층으로서의 대중과 적극적인 소통을 매개함으로써 예술 생산과 수용의 접합 지점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할 것이다. 그러나 지역 화랑현실의 실제는 이러한 작가들의 열망과 대중들의 문화적 욕구 충족과는 현실적으로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그것은 우선 지역미술계 안에 화랑들의 수적으로도 매우 적고 재정적으로도 열악할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기획의 역량 역시 문화를 선도하는 선진적인 갤러리들에 비하면 매우 열등한 수준에 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짧은 지면 안에 박물관과 미술관 그리고 갤러리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현재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죄 얘기할 수는 없겠지만, 현재 전문화된 선진 갤러리들은 예술의 생산과 수용을 매개하는 활동들에 있어 보다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운영전략을 채택하는 쪽으로 발전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갤러리들의 현실은, 어떤 관점에서 보자면, 마치 비전문적인 동네 슈퍼와 같은 형국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는 우선 지역 갤러리들에 전문화된 공간 운영전략이 부재할 뿐만이 아니라 예술적인 측면에서도 공간의 성격을 명확히 구축하지 못하는데서 비롯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한 두 곳 정도에 경향적으로 보이는 성격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그 공간의 성격과 그곳과 관계한 작가들을 지지할 정도로 강력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턱없이 미약하다. 공간의 성격은 공간의 이미지이자 문화예술계 안에서 그 공간의 운영전략을 표상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지향하는지도 애매한 공간의 성격들은 말하기도 애매한 문화로 남고 예술은 모호한 안개 속으로 신비롭게 사라짐과 동시에 공간은 필연적으로 관성적인 운영으로 귀착하고 마는 너무도 낙후한 현실의 악순환이다. 선진화된 전문 갤러리들은 현재와 같이 급변하는 문화적 환경과 예술의 국제적 흐름 속에 자신만의 공간 운영전략 속에 경쟁력을 확보해 오고 있다. 이는 전문적인 기획과 운영의 전략들 속에서 자신들에 맞는 작가들의 발굴과 접촉, 그리고 전시와 국제교류 등을 통하여 공간의 성격과 활동의 전망을 확보한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이러한 확실한 성격의 구축은 그 공간에 기반 하는 작가들에 어떤 맥락들을 부여하는 동시에 성장의 동력을 제공함과 더불어 그 공간의 성격과 이미지를 강화함으로써 하나의 언급 가능한 문화를 형성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또한 이는 당연하게도 시장의 기능을 회복하는 길로도 이어질 것이다. 현재와 같은 문화 예술적 상황 속에서 지역의 화랑들이 관성적이고 비전문적인 운영방식을 벗어나 경쟁력을 갖는 선진적인 전문공간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전문 큐레이터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기획의 전문성은 단지 전시행정의 전문성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미술의 흐름들 속에서 지역적 맥락을 파악하고 종국에는 그것들을 기획의 영역으로 연결시킴으로써 언급 가능한 예술로 현상시키는 능력들의 전문성을 말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이 있겠지만 그런 전문성이 강화되는 조건 속에서 지역의 화랑들은 지역미술인과 미술계의 성장에 기여함과 동시에 자기 발전의 전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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