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7 |
[녹차]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다도’
관리자(2005-07-06 13:49:23)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다도’
예부터 우리 조상들의 차 예절과 정신에는 ‘중정’(中正)이 강조되었다. 고려 말의 문신 이연종은 “차를 마셔 깊은 경지에 이른다”고 했으며 이규보는 “차의 맛이 도의 맛”이라 했으니 단지 마시는 행위로써가 아닌 정신수양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차를 통해 마음을 곧고 바르게 세워 세속적이고 일상적인 것으로부터 벗어나 편향 없는 이상적인 인격수양을 지향했다.
다도(茶道)는 그러므로 차를 마시는 예절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차 한 잔에 마음을 띄우고 그 마음을 정갈하게 헹궈 내는 작업이 이뤄져야 진정한 다도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차의 맛과 향기, 빛깔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 요즘 참살이의 영향으로 몸에 좋은 것을 찾는 현대인들에게 다도는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참 좋은 방법이 될 듯 하다.
1. 다기 예열하기
주전자의 물을 물 식힘 그릇(수구)에 따라 놓고 다관의 뚜껑을 열어 뚜껑받침에 올려놓는다. 다건으로 물 식힘 그릇을 받쳐 잡고 다관에 물을 붓는다. 그 다음 다관의 물을 찻잔에 나누어 따라 예열한다.
이는 잔을 예열함과 동시에 손님 앞에서 그릇을 다시 한 번 헹궈냄으로써 손님에 대한 예경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으로 다도의 시작이라 볼 수 있다.
2. 차 넣기
물 식힘 그릇에 차 우릴 물을 받아 둔 후 차호를 열어 다관에 차를 넣는다. 그 다음 다건을 오른손으로 들어 왼손에 옮긴 다음 물 식힘 그릇을 받쳐 잡고 물을 다관에 따른다. 녹차가 잘 우러나는 온도는 70~80℃ 정도로써 이 온도에서 달고 감칠 맛이 난다. 물 식힘 그릇에서 물이 어느 정도 식혀지면 다관에 붓고 2분정도 우려낸다. 이때 예열했던 잔의 물은 주인 잔부터 손님 잔 순으로 퇴수기에 버리는데 이는 손님의 잔을 더 오래 예열하기 위한 배려이며 ‘나’부터 모든 욕심을 비우는 연습을 하는 수행의 과정이기도 하다.
3. 찻잔에 차 따르기
우려낸 차는 차의 맛과 향, 빛깔을 맞추기 위해서 손님 잔부터 조금씩 나누어 따른다. 이때 잔의 7할 정도만 채우게 되는데 나머지 3할은 차의 향기로 채워 맛·빛깔·향기를 음미할 수 있도록 한다.
4. 손님에게 차 내기
두 손으로 찻잔받침을 들어 왼손에 놓고 찻잔을 올려 손님께 드리면 손님은 두 손으로 받아 바닥에 내려 놓는다. 차를 마실 때에는 오른손으로 잔을 들고 왼손으로 잔을 받치게 되는데 이때 가슴높이로 들어 올려 눈으로 먼저 색을 즐기고, 입 높이로 올려 차의 향기를 마신 후, 입으로 한 모금씩 서서히 나누어 마셔 맛을 음미한다.
손님이 차를 서 너 번 나누어 마시는 동안 주인은 한 모금 정도 마시고 두 번째 차를 준비한다. 이때 다식을 준비해 같이 내면 좋다.
5. 잔 거두기
차를 모두 마시고 난 후 주인은 주인의 찻잔을 찻잔받침과 함께 들어 왼손바닥에 놓고 잔을 처음 위치에 내려놓은 후 찻잔받침도 처음 위치로 놓는다. 손님은 찻잔받침을 들어 주인에게 공손히 주고 주인은 두 손으로 받아 왼손바닥에 찻잔받침을 놓고 찻잔, 찻잔받침 순으로 내려놓는다.
생활 속의 다도를 실천하고 있는 설예원 이림 원장은 “다도가 일본의 문화라고 꺼려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옛 우리의 문헌들을 살펴봐도 알 수 있듯이, 우리의 문화가 일본으로 건너가 영향을 준 것입니다. 그런데 현대사회에서는 문화의 원 주체자인 우리나라는 그 문화가 많이 사라졌는데 일본은 여전히 전통을 지키며 현재까지고 이어져 내려오고 있지요. 요즘 우리는 우리의 것을 너무 많이 잃어버리고 사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런 차 문화도 단지 차를 마시는 차원을 넘어선 우리 전통을 지켜나가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도처럼 생활속에서부터 우리 것을 찾아가는 작업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