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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6 |
전주국제영화제 끝나지 않은 꿈
관리자(2005-06-13 16:43:15)
왜 디지털 이어야 하는지 보여줘야 할 때 전주국제영화제는 끝났지만, 평가는 이제부터다. 스물아홉 번째 마당수요포럼은 ‘전주국제영화제 끝나지 않는 꿈’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이날 포럼에서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정성엽 전통문화 사랑모임 사무처장이었다. 그는 “발제를 보면 자원봉사자들의 피로가 누적됐다는 내용이 나온다. 자원봉사들을 파트타임별로 나눠서 운영하면 피로감이 덜하지 않을까 생각 한다”며, 현재의 자원봉사자 시스템을 비판했다. 현재의 시스템은 이미 자원봉사의 개념을 벗어나, ‘무임금으로 근무하는 사람’에 가깝다는 것이었다. 박정미 전북중앙신문 기자도 자원봉사자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취재기자로서, 프레스 센터에서 상주하다시피 했다. 영화제 측에서는 행정지원시스템의 다원화로 인해 일일이 뛰어다녔다고 했는데, 기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자원봉사자들이 프레스 센터와 영화제 홍보팀을 전혀 연계시키지 못했다. 단지 문지기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교육의 허술함을 성토했다. 이에 대해 김건 사무국장은 “자원봉사자들은 1월 달에 뽑아서 전체교육과 각 팀별 교육을 시킨다. 하지만, 실제 체험해보지 않고 교육만 받는 것은 큰 실효성이 없는 것 같다. 특히, 티켓팅을 담당하는 자원봉사자들의 경우 처음부터 굉장히 숙달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파트타임별로 하기 힘들다. 시간은 보통 10시부터 6시까지 인데, 영화제의 특성상 밤늦게까지 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에는 야외공연 등 부대행사가 많다보니까 더 피곤했던 것 같다. 자원봉사단을 더 뽑긴 했지만, 그래도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까지 해결하기는 아직 힘들다”며, “정석대로 한다면,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자원봉사 인력이나 그에 대한 데이터가 계속 쌓여서 그것들을 활용하는 것을 보았다. 전주국제영화제도 1회부터 지금까지 활동했던 자원봉사단들의 명단을 뽑아서, 이들을 활용한다면 인력고급화의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제기된 문제는 상영영화와 관련된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 문제였다. 김영배 새천년전주사랑모임 상임이사는 “이번에 개막작과 폐막작에 대해 많은 얘기들이 나오는 것 같다. 특히 개막작의 경우, 국제영화제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들으면서도 조금 지루했다는 말이 들린다. 개폐막작을 선정하는데 있어 단순히 프로그래머들의 판단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어떤 검증 시스템이 존재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물었고, 이날 사회를 맡은 이재규 수요포럼 운영위원은 “지금까지는 좀 잘못한 부분이 있더라도, 몇 해 안됐으니까 그럴 수도 있다는 관용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 6년이 지났으니 영화제 성격에 대한 질문을 다시 해봐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특히, 올해 영화제측이 선정한 대표 영화와 관객들이 추구한 영화가 무엇인지에 대한 얘기도 해봐야 할 것 같다. 일례로, 영화제 측에서 추천한 영화와 관객선호도에 들어간 영화가 많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경진 전북여성영화제 사무국장은 전주국제영화제의 컨셉인 슬로건인 ‘디지털, 대안, 독립’에 대한 회의를 제기했다. 그는 “전주영화제는 ‘디지털, 대안, 독립’을 말하는데, 이것이 도대체 형식상의 대안 독립인지, 내용상의 대안 독립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형식상의 것이라면 현재 모든 매체가 디지털화 되고 있기 때문에 곧 더 이상 대안·독립의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될 것이고, 내용상의 것이라면 앞으로도 계속 대중성을 담보하지 못해 영원히 시민들과 괴리된 영화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영화제에 가보니 젊은 층들의 해방구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 젊은 층들에게 경제적 파급력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영화제가 제시하는 산업화의 길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이런 이유들 때문에, 현재 영화제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오히려, 위기에 처해 있다는 반증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지적들에 대해 김건 사무국장은 “사무국장 입장에서 프로그램에 관해 말하는 것은 어렵다. 개폐막식 선정은 집행위원장과 프로그래머가 권한을 갖고 있다. 디지털 삼인삼색을 개막작으로 선정한 이유는, 대중성과 영화제의 정체성을 함께 살리기 위한 방안이었던 것 같다. 영화는 상업적인 흥행성이나 상품으로써 얘기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의 삶을 얘기해줄 수 있는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 뒤, “디지털, 독립, 대안이라는 컨셉은 우리나라의 다른 영화제와 차별성을 두는 것이다. 전주영화제는 다른 여타의 영화제에 대한 대안 영화제로, 신인감독들을 발굴해서 세계적인 감독으로 키워주는 영화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용상의 독립·대안이라면 언제까지나 시민들과 괴리될 수밖에 없는 영화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은 타당하다. 그래서 전주영화제는 형식상의 대안·독립을 생각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영화제의 대중성은 쉽게 이루어지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시네마테크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며, “산업화 측면에서 보자면, 영화제는 전주영상산업의 게이트웨이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영화제가 생기고 나서 영상위원회가 생기는 등, 영화제를 토대로 전주와 전북의 영상산업이 커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도마 위에 오른 것은 공간 일원화 문제와 구도심 활성화였다. 윤승희 MBC PD는 “올해 공간 일원화를 시킨 것은 좋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외지인들이 매우 좋아했다. 루미나리에도 좋아하고, 축제다운 분위기가 한 곳에 밀집되어 있어, 신나는 분위기가 연출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고, 이종민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 추진단장은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설치하긴 했지만, 이번 국제영화제도 루미나리에의 시각적 효과를 통해 굉장히 많은 덕을 봤다고 생각한다. 루미나리에의 상시 설치에 대한 요구들도 많다. 예산이 많이 소요되더라도, 전주시와 구도심 상가가 합의해서 좋은 방안을 찾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휘정 전북일보 기자는 상영관 일원화에 대한 영화제 측의 자체적인 생각과 영화 상영이 ‘메가박스’에 편중된 사정을 물었다. 다른 상영관에서 소외를 느낄 수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김건 사무국장은 “행사장을 늘릴 필요는 있지만, 공간 일원화는 긍정적인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외지인들도 전주에 영화관이 밀집되어 있는 것 보고 굉장히 좋아하더라”며 “상영관 문제의 경우, 메가박스는 전액 무료로 사용했다. 반면 다른 영화관의 경우에는 천만 원씩의 사용료를 지불했다. 내년에는 좌석수를 늘리기 위해, 다른 대형 상영관들의 적극적인 이용도 고려해봐야 한다. 하지만, 지역에서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는 지역에서 열리는 축제다. 극장주들도 좀 도와주는 방향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성엽 사무처장은 “이것은 영화관이 전주국제영화제에 주인의식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인 것 같다”며 “이들의 목소리가 다양해서 모두 담아내기는 힘들다고 하더라도,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영배 상임이사도 “무료 제공한다고 해서 그 상영관에서 하기보다는, 형평성을 고려해 좀더 다양한 상영관에서 영화를 상영했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민 단장은 영화제 전반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영화제에 지원이 편중됨으로써 다른 분야의 문화예술이 위축된 부분이 없는지도 포괄적으로 고민해 봐야 한다. 22억원의 예산이 다른 부문에 투자된다면 아마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국제영화제는 단순히 디지털이라는 것만 강조해서는 안된다. 무엇인가 더 구체적인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지역축제와의 통합성 문제도, 국제영화제 이외의 축제는 우리지역만의 축제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대사습놀이도 전국적인 축제이고, 종이문화축제도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전주영화제에 많은 관객이 올 수 있었던 것은 전주라는 지역의 브랜드 밸류가 다른 부분에 의해서 전체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화제의 경우, 다른 축제와의 통합 운영에 회의적이었던 김건 사무국장의 발제내용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이어 “영화제 운영의 문제도 단순히 인력의 어려움만을 얘기해서는 안된다”며 이제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전체적인 의미와 시민들에 대한 서비스 차원의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정성엽 사무처장도 다른 맥락에서 올해 4대 축제 통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올해 풍남제에서 전주국제영화제 공간까지 아우르는 길놀이 공연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영화의 거리에 가보니까 왜 왔냐고 하더라. 홍보물의 통합화는 어느 정도 이뤄진 것 같지만, 막상 실무부분에서는 전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았다”며 “4대축제를 통합하기 위해서는, 축제를 주관하는 단체나 상인들 등 다양한 주체들이 합의할 수 있는 기구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 한다”고 제안했다. 이밖에, 윤승희 MBC PD는 “영화제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보면, 영화자체가 황당한 경우가 많더라. 아무런 감동도 없이, 단지 문화적 차이에 대해서만 느낀 경우가 많다. 영화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접할 수 있는 통로가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며 “관객들에게 영화에 대한 보다 정확하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초기 전주의 브랜드 전략과 새로운 미래의 동력으로 시작했던 전주국제영화제. 이날 포럼에서는, 6회째를 지낸 전주국제영화제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고민과 효과적인 운영을 위한 세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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