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6 |
축제공간으로써 태조로
관리자(2005-06-13 16:32:55)
축제의 목표부터 새로 생각하고 접근하자
지난 5월초 한옥마을 태조로 일대에서 제 47회 풍남제와 2005년 전주종이문화축제가 함께 열렸다. 태조로 일대에서 축제를 치른 지 4년 째, 올해도 축제 공간으로써의 태조로에 대한 찬반양론이 분분하다. 찬성하는 측의 주장은 무엇보다 외지인들에게 한옥마을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고, 생활 속 축제로서의 분위기 조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축제 기간에 태조로와 남문 일대 구도심이 활성화되는 등 무시하기 힘든 장점이 있다고 한다. 이에 반해 반대하는 측은 아름다운 태조로가 며칠간의 축제로 인해 거의 시장바닥(?)으로 변해버린다는 점을 꼽는다. 특히 한옥마을 주민들의 원성이 크다. 태조로가 축제를 치러내기에는 너무 협소하고, 축제 기간 중 설치되는 부스들 때문에 한옥마을의 아름다운 정취를 느끼기 힘들다는 것도 주요한 반대의 이유이다.
이번 호 사이버 난타에서는 ‘축제공간으로써의 태조로’를 주제로, 이에 대한 다양한 주장들을 들어보았다. 태조로에서 직접 행사를 치른 풍남제 홍보담당과 종이문화축제 사무국장을 비롯해 태조로에서 찻집을 운영하고 있는 주민 등이 토론에 참여했다.
일 자: 5월 24일 화요일
참가자: 고명순 (제47회 풍남제 홍보담당)
박종철 (전주종이문화축제 사무국장)
서승희 (전북문화원연합회 사무처장)
이은자 (태조로에서 전통 찻집 운영)
진행·정리: 최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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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학: 바쁘실 텐데,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먼저, 각자 간단하게 자기소개부터 하는 것으로 시작해볼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진행을 맡게 될 문화저널 최정학 기자입니다. 반갑고, 감사합니다.
이은자: 한옥마을에 살고 있는 이은자입니다. 반갑습니다.
최정학: 네. 반갑습니다.
박종철: 전주종이문화축제 사무국장입니다. 반갑습니다.
고명순: 올해 풍남제에서 홍보를 담당했던 고명순입니다.
서승희: 안녕하세요. 전국문화원연합회 전북도지회 사무국장 서승희입니다. 근무처가 도민, 시민과 함께 어울려 문화를 만드는 곳인 만큼 시민참여형 축제에 관심이 많구요. 오늘 좋은 토론이 되었으면 합니다.
최정학: 네. 모두들 반갑습니다. 오늘 주제는 ‘축제 공간으로써 태조로’입니다. 몇 해 전부터, 종이축제와 풍남제를 태조로에서 열고 있는데요.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은자: 한옥마을을 홍보하기 위해서, 라고 생각합니다.
최정학: 아, 커다란 이유 중 하나겠죠?
박종철: 제가 알기로도 시에서 한옥마을 보존지구를 만들고 그곳의 활성화와 홍보효과를 높이기 위해 축제의 장소를 그쪽으로 잡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승희: 한옥마을 홍보와 남부시장 살리기를 위한 정책적 시도가 아니었을까 하는데요. 실제 종이축제를 하신 박종철님께서 정확히 아시는 것 아닌가요?
박종철: 풍남제 홍보팀장님, 어떠세요?
고명순: 저는, 자세한 배경은 알지 못하지만, 물론 한옥마을 활성화도 있겠지만 풍남제의 경우 기존 장소, 종합경기장의 부적절과 난장 폐지를 위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같은 상황과 맞물려 한옥마을 활성화가 거론되고, 전주국제영화제가 합류하면서, 4대축제를 통합키 위해 종이축제와 풍남제가 한 배를 탄 것 같습니다.
최정학: 네.
이은자: 홍보효과는 컸다고 생각합니다.
최정학: 그럼 올해 축제를 모두 주의 깊게 보셨을 텐데, 태조로에서 축제를 함으로써 이 같은 기대효과를 충분히 얻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박종철: 일단 전주종이문화축제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 저희 축제에서는 한옥마을 공동체와 사전 협의를 통해 한옥마을 문화상품관을 따로 만들어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이로 인해 문화상품관에 나왔던 업체의 홍보와 수익이 기대 이상이었던 것으로 조사되었고, 그 일대 상가들의 매출도 200%이상 증가 된 것으로 보아, 홍보 측면이나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좋은 성과가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최정학: 일단은 종이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고 평가하시는 것 같습니다.
박종철: 자찬을 하려고 말씀드렸던 것은 아닙니다. 한옥마을을 대표하여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이은자 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서승희: 문화상품관에서 어떠한 행사를 하셨는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데요. 종이축제행사장을 둘러보긴 했지만, 구체적지 보지 못해서 설명을 좀 해주셨으면 하네요.
박종철: 한옥마을 문화상품관은 부스 6동을 이용하여 한옥마을을 알릴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명순: 그럼 제가 한 가지 여쭤 봐도 될까요? 그 일대 상가들의 매출이 200% 이상 증가됐다고 하셨는데 그 일대라 함은 어디까지인가요?
박종철: 처음 답변이 자찬을 하는 분위기가 되어서 그런지 제게 질문이 쏟아지는군요. 일단 제가 알고 있는 정보는 한옥마을 공동체 대표께 들었던 내용이고 문화상품관에 입점하셨던 분들의 매출 실태 조사를 봐도 많은 부분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고명순: 네. 그렇군요.
고명순: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행사 6일 동안 단 하루도 운영본부 부스를 떠나지 않고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자리를 지켰던 사람으로서 다른 판단을 했습니다. 박국장님 말씀대로 태조로 일대 상가의 매출이 증가하고 한옥마을 홍보에도 기여를 한 것은 일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편적인 것에 불구하다고 봅니다. 우선은 제가 행사운영본부를 지키면서 수많은 민원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최정학: 어떤 민원들인가요?
고명순: 대부분은 자신의 생계에 지장을 준다는 상인들의 원성이었습니다.
이은자: 네! 고명순 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주민으로서 불편한 점이 많았습니다.
고명순: 솔직히 그 일대 상가 가운데 음식점을 제외하곤 전부 불만이 많았습니다. 특히 부근에 초중고가 다 있는데 시험기간이기도 했고, 학원의 경우 수업을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또한 올해 풍남문 통제로 인해 남부시장 활성화는 커녕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민원 때문에 저희가 정말 애를 먹었구요.
서승희: 네. 저도 약간은 공감하는 부분이 있네요. 신문 보도와는 달리 실제 남부시장 상인이나 태조로 일대 상인들이 오히려 해만 끼치더라 하는 말을 많이 들었죠.
고명순: 또한 한옥마을을 홍보하기 위해 외지인들을 불러놓고 그 아름다운 태조로 일대 거리를 엉망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이은자: 수고는 하셨지만, 당국에서는 주변 환경에 대하여 조사는 하였는지 궁금하네요. 고명순 님 의견에 동감하면서.
서승희: 그래서 이젠 한옥마을 홍보를 위한, 남부시장 살리기 위한 축제장이 아닌 ‘시민’들을 위한 축제의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은자: 동의합니다.
고명순: 무엇보다 밤 11시 이후에는 전혀 통제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새벽 2~3시까지 잡상인과 취객들의 소란이 그치질 낳다 사무실에선 항의전화에 시달렸구요. 전시, 체험, 홍보가 한꺼번에 이뤄지는 풍남제나 종이축제를 치르기엔 장소 또한 너무 협소합니다.
이은자: 또한 화장실 미비로 노상방료건이 많았습니다.
고명순: 그나마 활용하고 있는 경기전의 경우 6시 반이면 문을 닫기 때문에 평일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들은 이용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서승희: 그래서 사이버 난타 의뢰 전화를 받고 나름대로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제는 축제를 위한,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이 별도로 필요하지 않을까 하네요.
최정학: 축제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자는 말씀인가요?
서승희: 네.
이은자: 동의합니다.
최정학: 이를테면, 커다란 공원을 만들어서, 평상시엔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이용하고, 축제기간에는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그런 공간 말씀인가요?
서승희: 네. 이를테면 풍남제나 종이축제는 비올 것을 대비해 많은 부스를 설치해야합니다. 그 부스로 인해 경기전은 완전히 가려져서 하나도 보이지 않죠.
고명순: 축제만을 위한 공간을 만들자는 얘기는 수년째 거론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대안도 없이 한 해 두해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최정학: 하지만, 특히 풍남제 같은 경우에는, 전통에 뿌리를 둔 축제 아닙니까? 그 공간으로 한옥마을 일대는 괜찮을 것 같은데. 물론 난장이나 취객 등의 문제는 해결해야 할테구요.
고명순: 전통이라는 것이 무조건 옛것을 고집한다고 해서 전통은 아니라고 봅니다. 한옥마을 일대에서 행사를 치르니까 나름대로 운치도 있고 어느 정도 풍남제와 이미지도 맞다는 말은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알찬 내용으로 풍남제의 맥을 잇고 함께 참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행사공간이 무엇보다 중요하구요. 분명 체험 공간인데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옴으로써, 그런 공간이 있는지 보이지도 않고 체험하려는 시도조차 힘들만큼 장소가 협소하기 때문입니다. 정말 우스갯소리로 저는 밟혀 죽는 줄 알았습니다. ^^;;
서승희: 거론만 하고 대안이 없다니, 이건 아닌 듯 싶네요. 전 개인적으로 이러한 공간은 시에서 마련해 줘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축제만을 위한 공간, 시민 자치 문화공간 말이죠.
최정학: 핵심은 풍남제를 하기에는 장소가 너무 협소하다는 말이군요.
고명순: 물론 종이축제도 마찬가지구요. 도내 모 일간지에서 풍남제 때문에 종이축제까지 난장화가 되어간다는 사설을 본적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또다시 축제의 장소나 동선에 큰 문제가 있다고 느꼈구요.
박종철: 축제의 장소, 공간 에 대해 말씀들을 나누고 계신데요. 이를테면 테마파크 형태를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남원에 있는 춘향 테마파크 형태의. 저희도 그런 공간이 있으면 두말할 나위 없이 찬성입니다.
서승희: 이를테면 그러한 곳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네요.
고명순: 당연히 필요하죠.
박종철: 원주를 잠깐 말씀드리자면, 이번에 한지 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물론 원주시에서 해주는 것은 아니겠구요. 국비를 지원 받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아직 구체화 되지 않아 저도 뭐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전주에도 이런 테마파크 형태의 공간을 만들려는 노력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시에서 이런 일들을 하기 위해 시예산만으로 부족하여, 문광부 지정 우수축제를 먼저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종이문화축제에서도 수년간 이런 장소를 원해 왔으나 현실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최정학: 네.
박종철: 풍남제에서도 그렇고 종이문화축제에서도 그렇고 한옥마을 주민들의 입장도 축제가 태조로에 머물러서 이로울게 없다면 당연히 장소를 옮겨야겠지요.
이은자: 별도의 공간 확보도 좋지만, 선행되어야할 사항이 태조로와의 축제와의 관계성 문제 아닌가요?
최정학: 이은자님께서 정말 좋은 지적을 해주신 것 같네요.
이은자: 현실성 있는 문제를 토론해야 할 듯 합니다. 말씀 중이신 사항은 모두 공감하고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고요. 사실 축제와 태조로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결합시키고 활성화해야 하는지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종이축제와 태조로와는 궁합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박종철: 그렇죠. 한옥마을이란 공간이 가지고 있는 특성, 그런 전통적인 아름다움들이 축제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봅니다.
이은자: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의식고취와 공중도덕에 대한 계몽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높은 시민의식도 배양해야 하겠구요.
서승희: 이러한 축제는 공무원과 시민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기에 이 자리에 관련 공무원도 한 분 계셨더라면 하는 생각도 드네요.
박종철: 공무원 말씀 저도 공감하네요.
고명순: 그런데 그런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축제가 망치고 있다는 생각은 혹시 해보셨나요. 얼마 전 태조로에 다시 가봤는데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행사기간 내내 무슨 시장바닥을 연상케 했던 태조로가 정말 새삼 아름답더군요.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이 축제기간동안 망가지고 외지인들에게도 안 좋은 인상을 준다면 그 의미는 퇴색된다고 봅니다.
박종철: 시장바닥이라고 보신 점은 어떤 부분을 말씀하신 건가요?
서승희: 고명순 님과 공감하는 부분인데, 한옥마을이 고전의 정취를 느끼는 곳이었으면 합니다.
고명순: 우선 잡상인 단속문제입니다. 올해는 잡상인이나 교통통제에 대한 문제를 모두 완산구청에서 처리했습니다. 그러나 이른 시간부터 밀려드는 잡상인들은 제대로 단속되지 않았고, 특히 장애를 악용해 태조로 일대를 돌았던 그분들, 저는 한번에 7명이나 본적도 있습니다.
박종철: 잡상인 단속은 풍남제도 그러했듯이 저희 축제에서도 완산구청에 의뢰했던 상황이었고,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통제되지 않았죠.
고명순: 또한 종이축제의 경우 그 좁은 태조로에 큰 부스를 쳐서 오가는 시민들의 통행조차 불편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한옥마을은 전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구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려도 될까요?
박종철: 논점을 벗어나 평가의 자리가 된듯 하네요
고명순: 태조로가 축제공간으로써 적합한지에 대해 말씀들 나누고 계시고, 정확한 판단을 하기위해선 당시 상황설명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박종철: 한 가지 더 말씀하시겠다는 것은 어떤건지요?
고명순: 태조로 중 일부가 사유지라는 점입니다. 개인 사유지를 불법으로 임대해서 축제의 흥을 흐리고 있다는 겁니다.
이은자: 태조로를 활용하는 것은 다른 행사와 별도로 차별화하여 태조로에서는 주로 문화체험을 하고 음주가무는 다른 장소로 유도하면 어떨까요?
서승희: 그런데 그 사유지가 축제를 도와주지 않죠.
고명순: 그 의견에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축제에 있어 먹거리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사안중 하나입니다.
이은자: 먹거리 당연히 있어야죠. 그러나 제 의견은 태조로가 아닌 이웃장소에서 해야 한다는 겁니다.
박종철: 좀전에 제가 말씀드리려고 했던 부분인데요. 이은자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시민의 의식, 축제의 현장에 계신 분들 즉 사유지를 가지고 계신 분들의 의식만이라도 바뀌어 진다면 축제의 장이 그렇게 잡상인들의 자리가 되진 않았겠죠.
서승희: 사유지 공간에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싶어도 사유지이기 때문에 주최측은 그 공간을 빼놓고 기획을 할 수밖에 없죠.
박종철: 저희도 사전에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소유주 조사도 하고 사전에 임대 할 수 있는 지도 알아보고, 그러나 축제 기간에 한 몫을 노리고 계신 분들이 대부분이어서 임대가가 이미 축제가 감당할 수 없는 정도였죠.
고명순: 풍남제측에선 수차례 토지주들에게 임대조치를 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역시 불가능했습니다.
이은자: 현실적으로 생각을 해야 된다고 봅니다. 물론 주최측에서도 여러 가지 고민을 하셨겠죠. 제 생각은 다른 여러 가지 의견도 좋지만 태조로와 한지와의 만남 등의 계획을 어떻게 잘 진행해볼까 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합니다.
최정학: 아, 그렇다면, 현재의 난장으로 인한 폐해부분은 의지만으로는 쉽게 해결하기 힘든 부분이 있는 것이었군요. 하지만, 지금까지 지적했던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이 문제점은 계속해서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박종철: 이은자 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무시할 수는 없죠.
최정학: 그렇다면 (가정입니다) 난장의 폐해가 없다면 종이축제와 풍남제를 진행하는 공간으로써 태조로는 괜찮은 공간인가요?
고명순: 종이축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풍남제는 아닙니다. 지금까지 제가 말씀 드렸듯이 장소가 너무 협소합니다.
최정학: 네.
이은자: 좋다고 생각합니다. 단 태조로를 잘 살려서 한옥마을과 전주를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서승희: 글쎄요. 저는 축제장의 난장은 떠돌이 장사꾼이 없어지는 한 계속 이어질 것 같구요. 전 한옥마을은 한옥마을의 맞는 정취를 고수하는게 나을까 하네요.
고명순: 그럼요. 서승희 사무처장님 말씀대로 한옥마을은 한옥마을 자체로서의 아름다움을 홍보해야 합니다.
박종철: 제가 다른 축제들을 답사해보면 난장은 어느 곳에나 있습니다만 어떤 곳에서는 오히려 양성화해서 다른 지정구역을 정하고 그곳에서만 이뤄지게 하더군요.
고명순: 함평나비축제가 그러하더군요.
서승희: 축제를 빌미로 홍보하기 보다는 이제는 한옥마을 주민이 행사를 마련해 보는건 어떨까요?
이은자: 종이축제만을 연다면 좋겠지만..., 먼저 문제점들을 조금씩 수정보완하여 주최측과 시민이 노력하였으면 합니다.
최정학: 그럼 전주도 함평나비축제처럼 행사공간과 난장공간을 이원화하자는 말씀?
서승희: 네.
고명순: 그렇죠.
이은자: 동감합니다.
서승희: 솔직히 난장, 싫으신 분 좋아하신 분, 반반입니다.
고명순: 축제 어딜 가나 먹거리에만 관심 있는 사람들은 꼭 있기 마련입니다. 행사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은 행사를, 먹고 마시길 좋아하는 사람들은 먹거리를 따로 찾아가면 되는거죠. 그러기 위해선 다들 최대한 넓은 공간이 확보가 돼야 하고, 태조로는 너무 협소하다는 거죠.
박종철: 함평나비축제 뿐만 아니라 구례 산수유, 남원 춘향제 등등 다 그런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은자: 문화는 문화대로 살리고 난장은 별도도 진행하면 좋을 듯 합니다.
고명순: 축제에 사람이 많다고 좋은 건 아니라고 봅니다. 여유롭게 즐기고 쉬었다 갈 수 있는 그런 공간이 필요합니다.
최정학: 태조로에서는 문화행사만 한다 해도 장소가 협소한가요?
이은자: 좋을 듯합니다.
서승희: 부스를 치지 않는 문화행사는 무난할 듯하네요. 예를 들어 공간 하나하나마다 우리의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곳이기에 쌈지 국악 공연을 상설로 하는 것 어떨까요? 이러한 공연으로 주민들에게는 문화 향취를, 외지인들에게도 좋은 이미지를 심어 줄 것 같네요.
고명순: 태조로에서 문화행사만 하고 멀리 떨어진 곳에 난장을 만든다고 해서 그 잡상인들이나 사유지 임대업자들이 가만있지는 않습니다. 몇 년 전에도 그런 시도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별도 난장 쪽은 별 소득이 없었다고 들었습니다.
최정학: 문화행사공간과 난장공간의 도식적인 이원화도 쉽지는 않다는 말씀인 것 같네요.
서승희: 이러한 공연문화를 활성화시키기에는 적합하나 대형 축제 장소로는 부적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고명순: 제가 말씀드린 문화행사와 난장의 이원화는 확보된 넓은 공간에서 입니다. 행사장소가 전혀 다른 곳으로 문화행사와 난장을 이원화 할 수는 없다는 말이죠.
박종철: 넓은 공간이라면 어디를 생각하고 계신지요.
고명순: 아무리 생각해도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는 이상 그런 공간이 전주시내에선 나오기 힘듭니다.
서승희: 개인적으로 이러한 생각도 해봤습니다. 몇 년 후면 현재의 공설운동장에 컨벤션센터가 들어선다고 하던데요. 이제는 공설운동장을 시민에게 돌려줘야 하지 않을까요?
고명순: 저도 그곳을 녹지공간으로 만들어 활용하면 좋을 듯 싶습니다.
서승희: 이 공간을 축제장으로 활용해 테마파크로 한다면 어떨까요? 4-5월은 4대 문화축제, 9-10월은 전주소리축제 또 복숭아 축제 등등 많잖아요.
이은자: 행사를 계획할 때 한옥마을에서 영업하시는 사업업종에 맞게 배치를 하고, 예를 들면 찻집이면 이에 어울리는 (조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업체부스를 배치하고, 가능한 태조로는 한지부스를 설치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리고 잡상인은 엄중한 단속과 높은 시민의식으로 대처하구요.
서승희: 축제 기간엔 축제 공간, 그 외 기간에 녹지 공원 뿐 아니라 시민참여형 문화공간을 마련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솔직히 공간 마련을 위해서 공무원의 힘을 빌려야 하기에 전 공무원들의 의식과 문화 마인드가 이제는 전문적이었으면 합니다.
박종철: 서승희 님 말씀대로 그곳에 시민을 위한 공간이 마련된다면, 그곳을 여러 축제 장소로 활용한다면 좋겠죠. 그것은 정말 바람인 것이구요. 일단 바로 내년을 생각해 본다면, 이은자 선생님 말씀대로 그 공간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노력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승희: 전 내년부터 바로 행사장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이러한 문제점들은 쳇바퀴 돌 듯 또 나타날 테니까요.
박종철: 그렇긴 하지만 내년에 바로 공설운동장을 활용할 수는 없잖아요?
고명순: 행사장을 당장 바꿔야 한다는 말은 전적으로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서승희: 쿠쿠. 공설운동장은 제 생각일 뿐이구요. 이러한 문제점을 공론화 시켜서 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 보자는 거죠.
고명순: 우선은 천변이라든지 덕진공원 이라도 물색해봐야 할 것이고, 행사장을 바꾼다는 전제하에 내년 준비가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은자: 주최측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시겠습니까? 새벽부터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치우시는 공무원들을 볼 때 수고가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종철: 이번에 처음으로 한옥마을 공동체 분들과 종이축제가 사전에 만나서 서로 협의를 했던 것으로 압니다. 앞으로 이런 부분들을 더욱 강화해 나가고 기획 단계에서부터 한옥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다면 장소로 인해 생기는 부정적인 문제들을 조금은 개선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최정학: 약속했던 시간이 벌써 다되어가네요. 이제 천천히 마무리 지어볼까요?
이은자: 일단 한옥마을에서 축제를 하는 것은 환영합니다. 단, 영양가 있는 축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잡상인들과 통돼지 굽는 냄새와 스피커를 활용한 밤새기 소음 등은 제재한다는 범위 내에서 말이죠. 주민으로서 정말 고통이 큽니다.
박종철: 테마파크와 같은 이상적인 공간이 마련된다면 정말 그것처럼 좋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만 실제적으로 당장 어렵다고 볼 때 종이문화축제가 한옥마을과 맺은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이것을 잘 가꾸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축제를 통해서 얻으려는 목표부터 새롭게 생각하고 접근한다면 불평만 가득한 축제가 되진 않으리라 봅니다.
최정학: 네.
박종철: 시기, 장소 문제 등 다방면으로 현재 축제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어떤 결정이 나든지 지금의 의견들을 잘 수렴해서 더욱 발전되는 축제의 모습을 갖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최정학: 고명순 선생님은 어떠신가요?
고명순: 우선 저는 이번 토론의 주제에 대한 저의 의견을 말씀드리자면요. 축제공간으로써의 태조로는 부적합합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장소가 협소할뿐더러 태조로의 미관을 축제가 해치고 있다고 봅니다. 또한 이곳은 분명 주거지이고 학교들이 있는 곳입니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다 해도, 그건 일부 대표들의 의견입니다.
최정학: 네.
고명순: 3년 동안 태조로에서의 축제를 직접 지켜봤고 참여도 해봤지만 전혀 문제점이 해결되질 않고 있으며, 올해 행사가 끝난 이 시점에 서둘러 새로운 축제공간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정학: 마지막, 서승희 님 말씀해주세요.
서승희: 전주는 경제 발전에만 몰두하고 있는 다른 도시와는 달리 문화를 중요시 여긴다고 생각합니다. 또 전주는 다른 도시보다 문화공간이 아주 많은 편이라 생각합니다. 공연장도 무려 7개, 전시관, 소극장, 박물관 등 이러한 문화공간은 형식위주의 장소로써 시민참여보다는 관람의 장소죠. 그래서 시민이 참여하고 만들어 내는 형식위주가 아닌 실질적인 문화공간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이러한 공간에서 축제가 이뤄져야 하지 않을까요? 이러한 공간 마련은 시에서의 적극적인 문화정책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이러한 정책 시도를 내년 4대 축제에 반영하는게 어떨까 하네요.
최정학: 미리 약속했던 시간보다 조금 길어졌습니다. 오늘 바쁘신 와중에 참석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구요. 반가웠습니다. 수고들 많이 하셨어요.
모두들: 네.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