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05.6 |
<내가 본 축제> 풍남제
관리자(2005-06-13 16:02:58)
지역·시간·사람, 그리고 축제 | 여원경 성균관해학교 대학원 공연예술과정 4월 28일 전주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풍남제, 대사습놀이, 종이문화축제 등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4대 축제가 시작되었다. 축제를 떠올리면 어린이들에게는 싱그러움을 듬뿍 머금은 희망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축제, 젊은이들에게는 술, 노래, 연인, 낭만이라는 이미지로의 축제, 어르신들에게는 그리움과 추억의 축제 등 머리 속에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그러나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맞이하여 이를 준비하는 주체들은 아름다움을 연상하기보다 지역축제의 관광 자원화, 행정주도형에서 주민참여, 문화관광축제를 통한 지역마케팅, 21세기 지역활성화의 대안 마련, 축제의 산업화라는 버거운 문제들을 한꺼번에 짊어져야 하기 때문에 즐거움보다는 고민이 많다. 이중 산업화의 거론은 가장 이슈라 할 수 있다. 이는 그 만큼 지역을 견인하는데 있어 축제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크다 할 수 있겠고, 축제가 끝난 후 이견이 많은 것은 축제에 거는 기대만큼 그 성과가 미흡하다 할 수 있겠다. 문화의 산업화 정책과 축제의 실태 지방자치제 실시를 계기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전통문화를 발굴하려는 의욕을 보이고 있으며, 지역별 문화재와 주민 축제를 활성화하여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문화축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대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면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1995년 문화가 예술창작 진흥 및 지역주민의 문화복지 개념이 중시되고, 현재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으로 확대되었다. 한국의 문화축제를 통계로 살펴보면 1996년에는 412건 (문화체육부 자료. 1997), 1997년에는 480건 (한국관광공사. 1998), 2000년 800건 (한국관광공사. 2001)으로 나타난다. 즉 짧은 기간 안에 많은 수의 축제가 만들어 졌고, 산술적으로 매일 전국 어디에선가 2건 이상의 축제가 열린다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자본이나 자원 없이 지역의 문화산업을 견인하고, 문화적 특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며, 지역주민간의 화합, 경제적 이익, 고용창출의 기회 제공 등 여러 측면에서 만족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지역문화축제가 대안으로 여겨지기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특히 지방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일수록 관광 수입 증대에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기존의 축제를 활용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이벤트성 축제를 만들어서 관광객의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관광부에서도 선택과 집중이라는 차원에서 외래 관광객 유치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국의 각 지역축제 중 관광 상품성이 큰 축제를 선정하여 지원하고 있고, 그 실효성도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04년도 문화관광축제 37개 축제 추진, 외국인관광객 23만 명 포함, 총 2,286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 8,352억 원의 경제효과를 거둠) 2005년도 문화관광부에는 10개 축제를 대표축제로 선정하였다. 축제의 산업화를 논할 때 10대축제에 포함된다는 것은 지원이라든가 홍보면에서 상당한 이점을 가진다. 그러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전주의 축제는 제외되어 있다. 풍남제에 대한 짧은 단상 및 몇 가지 제언 47회를 맞은 전주 풍남제는 맛과 멋의 고장을 대표하는 축제에 맞게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5가지 감각을 즐겁게 체험 할 수 있는 오감 축제로 준비되었다. 또한 프로그램도 5월 가족의 달을 맞이하여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마련하여 시대적 상황과 조응하는 컨셉으로 주인의식과 공동체 정신을 담아내는 프로그램을 구성, 6일간의 여정을 시작하였다. 시대·지역·전통과의 공생을 담아내야 하는 미션을 수행하기 위하여 1년간 준비한 보따리를 풀었다. <듣고 보는> 문화 축제가 아닌 <만지고·느끼며·참여하고·함께 어우러지는> 프로그램으로 참여한 스스로가 문화 창조자가 되어야 한다는 새로운 시대적·문화적 요구를 수용한 프로그램이었다. 비전문가로서 전문가적인 얘기를 논한다는 것은 무의미할 것 같고, 시민의 한사람으로 풍남제를 지켜보며 느낀 점을 간략하게 적어보고자 한다. 우선 총체적으로 예년에 비해 운영상의 깔끔함, 다양해진 프로그램, 휴게공간의 마련, 대인 서비스 등 개선된 점들이 눈에 띄었다. 지역적 이점 전주는 전통문화유산지수 전국 1위를 자랑하는 도시인만큼 전통문화축제 개최에 대해 사람들의 이견이 없을 정도로 지역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참여정부는 지역문화진흥에 중점을 두고 있고, 전주는 이의 일환으로 전통문화정책에 역점을 두고 있다. 중앙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전주에서의 축제는 전통문화를 살리기 위해 전통문화축제를 지켜나가야 한다는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한 시간적 허비가 필요 없다는 것이며, 전주에서의 축제가 다른 지역에 비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점을 이어가지 못하는 것은 대외적 홍보·마케팅 및 프로그램이 운영상의 깔끔함에 비해 차별성에 있어서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의 이점 다양한 프로그램 중 가장 아쉬움으로 남은 것은 47회 때 새로이 구성된 ‘BUY JEONJU’라는 프로그램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수자원 공사, (주)세기종합환경 등 10여개 기업들이 풍남제에 일부공간을 할애 받아 각 기업의 이미지 및 상품을 홍보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오프라인 형태의 자사 홍보만 있지 상생의 홍보방안은 풍남제가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참여한 기업들은 수많은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업체들이다. 이 기업들의 홈페이지를 확인하여 보았는데, 정작 풍남제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자사홍보 외에 풍남제를 알리는 글귀가 없었다는 것이다. 메일링이나 웹진 발송 등 얼마든지 협의가 가능한 부분인데, 이를 활용하지 못했다는 것은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짧은 시간에 풍남제를 전국적으로 알릴 수 있는 홍보방안이었다고 생각하는데, 풍남제가 간과한 문제가 아닐까 싶고, 기존의 홍보방식을 답습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사람의 이점 풍남제가 열리면 지역에 있는 사람들은 한번이라도 풍남제 행사장을 찾는다. 그러나 정작 지역 이외의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는 미흡한 상태이다. 풍남제는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행사라는 큰 주제아래 기획되는 시민 참여형·문화관광축제이다. 특히 공연무대를 전문가 집단이 아닌 동호회집단에게 상당부분 할애하고 있는데, 지역주민의 자발적 참여라는 대의에 밀려 지역에만 국한 짓는 것은 좀 더 고려해 볼 만한 사항이다. 풍남제가 끝난 지금 기획단은 내년 48회를 준비해야 한다. 시민참여라는 것을 전국적으로 확대, 해석하여 적용해 볼 만하다. 전주시와 공조하여 48회 풍남제의 취지를 알리고, 대외적으로 참여를 유도한다면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며, 공연뿐만이 아니라 풍남제의 모든 프로그램에 적용했으면 한다. 참여한 단체 및 사람들이 갖는 파급효과는 자연스러운 온라인의 홍보를 보완하는 오프라인으로, 쌍방향의 홍보로 연계 될 수 있을 것이다. 풍남제가 끝난 후 축제의 향락화와 무질서, 축제의 정통성 및 비전문성, 프로그램의 빈곤, 전통과 현대축제의 혼란, 축제의 내용·시기·장소 등에 대해 다양한 이견들이 예년과 다름없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지역적 이점’, ‘시간의 이점’, ‘사람의 이점’을 극대화 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이다. 축제의 산업화 또한 일회성일 년의 행사로 완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므로 향후의 발전방향을 마련, 연계성을 가져야 할 것이며, 산업화의 발전전제인 자본, 전문인력, 지역 인프라 조성은 여전히 미결 과제로 남는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