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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6 |
2005년 전주 청소년 문화예술교육(남부시장 프로젝트)
관리자(2005-06-13 15:44:25)
유쾌한 반란이 시작되었다 <공공작업소 심심>2005년 전주 청소년 문화예술교육(남부시장 프로젝트) 토요일 오전. 한 손에 카메라를 든 학생들이 여기 저기 상점을 기웃거리며 좁은 시장 골목을 휘젓고 다니다가 깔깔 웃는 모습이 보인다. 다섯 명의 중학생들은 익숙한 듯, 낯선 듯 비디오 카메라의 버튼을 연속하여 눌렀다 떼기를 반복하더니 저마다 마음에 드는 장소들을 찍기 시작한다. 상점에서 고기를 써는 아주머니며, 진열되어 있는 그릇, 옷 등 가릴 것 없이 시장 구석구석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아이들이 카메라 속에서 시선을 고정시킨 곳은 전주 남부시장. 이곳은 한 때 전북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인근의 지역에서도 손님이 몰렸던 전주 경제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지금은 대형 할인점이나 백화점의 편리함에 밀려 점점 외면을 당하고 건물들만 낡아 가는 과거형의 생활 터전이 되었다. 중학생들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다름 아닌 <공공작업소 심심>이 전주청소년 문화예술교육의 일환으로 우석중, 성심여중의 일부 학생들을 모아 현재 진행 중에 있는 《남부시장 프로젝트》 때문이다. 이미 세 번의 모임을 통해 어느 정도 프로젝트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교과중심인 오늘날 학교 교육의 틀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직접 주도하고, 고민하며, 함께 방향을 잡아 진행한다는 사실 자체에 굉장한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이들은 이날 오전에 찍은 영상은 들고 한자리에 모여서 각자의 생각과 방향을 논의하게 된다. <심심>은 영상에 관한 기술적인 습득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고와 활발한 활동을 유도하여 학생들이 풍부한 감성을 키우도록 안내한다. 또 다른 곳에서는 여섯 명의 여학생들이 허름한 빈 점포를 열심히 청소하고 있다. 자신들이 직접 닦고 가꿔서 공간을 통해 예술적인 감성을 맘껏 발휘할 예정이었다. 그래서인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척척 알아서 일하는 아이들은 자신들의 공간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날아갈 듯하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중학교 2학년 이은지 양은 “소풍 나온 것보다 더 즐겁고 좋다”며 무척 신이 난 모습이었다. 이 외에도 여러 팀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한옥생활체험관>과 <공공작업소 심심>이 공동 주최한 것으로 청소년들과 함께 지역의 공간을 이해하며 아이들의 시각으로 놀며 생각하며 체험하는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남부시장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을 문화예술 및 교육의 장으로 새로이 인식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미래의 지역주체로서 청소년들이 자신들이 살아가는 지역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청소년 자신들의 문화를 스스로 건설하도록 돕는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소영식 씨는 현재의 진행상황에 만족하냐는 질문에 “아직은 문화예술교육이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여 미흡한 현실 속에서 시작하였지만, 이러한 과정들이 하나 둘 모이고 오류를 수정해 나가면서 서서히 발판이 마련되면 아이들을 위한 진정한 교육이 확대되지 않겠냐”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렇다. 이러한 문화예술교육은 문화관광부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사업으로 현재 여러 지역에서 시행하고 있으나 아직은 제대로 틀이 잡히지 않아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전라북도에서도 몇몇 단체가 문화예술교육을 추진 중에 있다. 진정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무엇인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다. 《남부시장 프로젝트》도 상당히 탄탄한 기획을 바탕으로 아이들의 자유로운 발상을 최대한 반영하며 함께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가는 과정을 중요시하고 있다. 그러나 재미와 자유로움에 익숙해져 열린 교육과 자기계발의 계기로 삼고자 하는 본래의 의도가 희석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없지 않다. 현재 이 프로그램에는 우석중과 성심여중을 연계하여 1, 2학년 학생들 27명과 22명이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학기 중에 월 2회 실시된다. 기획자를 비롯해 영상탐사대는 함경록 씨와 그 외 2명이 진행한다. 미술탐사대는 소영권, 송상민, 남유래, 임유선, 임현채 씨 등이 각각 파트를 구분하여 남부시장의 맛, 냄새, 소리 등 오감을 이용한 미술적 표현을 만들 계획이다. 이제 청소년들의 유쾌한 반란은 시작되었다. 남부시장을 통해 이 아이들의 눈에 비춰진 세상은 어떤 모습으로 유쾌하게 나타날지 기대된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결과물들은 프로그램이 끝나는 12월에 문화예술제를 통해 지역민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 구혜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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