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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5 |
[산성]견훤의 포부가 쌓은 '동고산성'
관리자(2005-05-13 10:14:15)
견훤의 포부가 쌓은 '동고산성' -전주문화원 동고산성은 견훤성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는 곳으로, 치명자산(순교자의 무덤) 혹은 중바위(산 정상이 스님이 염불하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라 불리는 승암산 동편에 위치하고 있다. 1980년 가을발굴조사가 이루어져 산성의 개괄조사 도중 건물터에서 나말여초 형식의 「전주성명 연화문와당」이 발견되어 성의 이름과 축조연대가 추정되었다. 연꽃무늬에 전주성이라는 성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는데 와당은 왕궁건물에서만 발견될 수 있는 것으로 그간에 문헌상으로만 드러났었던 견훤왕궁설에 확증을 주어 1981년에 지방기념물 제44호로 지정되게 되었다. 이렇듯 축성당시에는 전주성으로 불리던 동고산성은 남고산성의 수축과 함께 개칭된 것으로 보인다. 전주가 후백제의 왕도였고 동고산성이 왕궁터였음은 구전과 1688년(숙종14년) 성황사를 산성내로 옮기면서 남겨진 「전주성황사중창기」의 기록으로 추측되어 왔다. 이 성황사는 동고산성 중심부에 있는 대지상에 지금도 자리하고 있다. 동고산성은 동쪽이 높고, 서북쪽으로 수구를 두었으며, 서쪽으로는 승암산의 규암절벽을 의지한 키 혹은 삼태기와 비슷한 형태의 골짜기를 안고 있는 포곡산성으로 천험의 지세를 띤다. 남북으로 뻗은 날개모양의 익성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태기 형태든 키 형태든 상관은 없겠지만, 옛말에 삼태기는 복을 들이고 키는 복을 내치는 모양새라 하였으니 후백제의 역사로 보아 키 형태라 함이 맞을 듯도 싶다. 산성구조는 산의 능선을 안쪽성곽으로 하고 외사면의 중턱을 깎아 화랑도를 설치하여 그 바깥쪽에 석축을 했는데 많이 훼손되어 무너졌으나 높이가 4미터에 이르는 부분이 아직도 남아있다. 성곽의 둘레는 1588미터, 너비는 동서 314미터, 남북 256미터다. 남북의 익성 길이는 북쪽이 112미터, 남쪽이 123미터이며, 높이는 수구가 230미터, 동남쪽 최고봉은 306.6미터에 이른다. 산성내부에 동쪽 비탈을 3단으로 깎아 마련한 반월형 건물대지가 있는데, 윗단은 117미터, 너비 20미터쯤이고, 주건물 자리였을 가운뎃단은 133미터, 너비 26미터 쯤이며, 그 대지안에 건물초석과 불에 탄 기와편들이 있다. 북익성 동쪽과 남익성 양켠 부근에 성문이 있다. 각 성곽모퉁이에는 역시 누대가 있었고, 성안 중앙 부위에 우물과 그 아래쪽에 작은 유지가 있다. 훼손이 되기는 하였으나 동고산성의 대단위 규모를 통해 후백제의 야심도 짐작할 수 있다. 방대한 왕성의 축조를 통해 견훤은 길고도 성대한 왕국을 건설하려 하였던 것 같다. 비단 그것이 현실로 실현되지는 못하였으나 이 왕성을 축조하면서 키웠던 견훤의 야망과 정신은 분명 후대에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견훤의 기개를 닮았던 이성계가 새로이 왕조를 세우고 그 기원을 이곳 발리산에 두고 조선을 건국하여 500년 왕조를 건설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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