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4 |
탈춤考_강우식
관리자(2005-04-08 17:05:05)
序詩
꽃 하나로 피워 보내는
세월이야
한줌 잿더미로 사그러지리니
천년을 산 늙은 나무의
푸르른 움직임같이
山臺에 올라 춤을 추리라.
<하나>
잠재우다 잠재우다
더러는
잠깨어보면서
사람이 살다가는
저 세상에도
바다만큼 한 아픔은 있어라.
마음 쓰는 그릇이야
크고 작은 건
내사 아직 모르지마는
이 땅에도 바다만큼 출렁이는
呪文을 욀 줄 아는 이
있어라.
분바른 얼굴의 애사당같이
즈믄 봄날에 흐느끼지 않은 이
몇이오며
제삿날 차례지내 듯
제 할 일 다스리고 산 이
몇이나 되리
죽어도
이 세상 한 말씀 지킬 줄 아는 이
있어라.
<둘>
한 칸 집도 없이
사당년의 피를 받은
한 생명이 태어난
새벽에
조그마한 꽃이 피기 시작한
아픔을 들으며
고전처럼
춘향전의 한 대목을 읽었다.
그대 생애는
사랑에 맡겨지고
그대의
영원함은
죽음 속에 있으리.
강물은 여음뿐인 가락을 고르며
다시 흐르고
神들만이 아는 새로운
시간이
모든 이웃들과 함께 떠나가네.
취발이도 왜장녀도
마당발이도
또 내가 받은
햇볕과
풀잎마저도
모든 이웃들과 함께 떠나가네.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