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공공도서관 전체의 1년 도서구입비는 미국 하버드대 도서관 1년 도서구입비에 훨씬 못 미친다. 도서관의 수를 인구비례로 계산하면 말레이시아나 터키의 절반 정도이며 국민 1인당 평균 장서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들 중 최하위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도서관 실태가 후진국보다도 못하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오랫동안 접하고 살아왔다. 다행히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은 상당히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전체 공공도서관 장서수는 1993년 844만여 권에서 2003년 3097만여 권으로 10년 만에 3.7배로 증가하였다. 올해 열린 도서관정책토론회에서는 2011년까지 주민 6만 명당 하나 꼴인 750개로 (현재는 470개) 증설한다는 공공도서관 종합발전계획이 나왔다. 아직도 국민 1인당 공공도서관의 장서수는 0.7권이 되지 않는 현실이지만 (2003년 통계 추정치) 1인당 2권에서 8권사이의 공공도서관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선진국 수준으로 가는 일도 예전처럼 아득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학교도서관도 입시제도의 폐해로 말미암아 거의 빈사상태에 있으나 (극히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사서교사나 사서가 없이 운영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에서도 학교도서관에 대하여 정책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아직은 언 발에 오줌누기라는 말이 더 설득력이 있지만 그래도 이제는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설계해야 할 것 같다.   공공도서관 유네스코와 국제도서관협회연맹에서는 유네스코/국제도서관협회연맹 공공도서관선언 3차 개정판을 1994년에 출판하였다. (이 책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2001년에 발간되었다). 출판되자마자 공공도서관 서비스의 기본원칙으로 전 세계에 인식되었고, 20개국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 내용들을 중심으로 공공도서관의 이상적인 모습을 살펴보기로 하자. 공공도서관은 법률로써 보장되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의하여 재원이 조달되어야 하고, 국가의 발전전략에서도 중요한 요소가 되며, 원칙적으로 이용자가 무료로 이용한다.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개발하고 발전시킨다. 공공도서관 네크워크는 학교도서관이나 대학도서관, 국립도서관, 연구도서관 등과 연계하고 계획하여 특정 자료가 특정 도서관에 없을 경우 다른 도서관으로 연결시켜준다.   도서관이 많이 설립되면 국민들이 가까운 도서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독서하고, 예술작품을 즐기고, 필요한 정보를 찾는 습관을 갖게 된다. 유아시절부터 엄마 손을 잡고 도서관에 가서 아동도서와 각종 시청각 자료를 부담없이 즐기게 하고, 학교에 다니면서는 각종 독서 및 문화 프로그램에 접하게 하여 마음과 몸에 끊임없이 영양분을 제공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상상력과 창조력을 자극하고 문화유산, 미술감상, 학문적 업적 등에 대한 인식을 증진시키며, 문화간 교류를 증진시키고, 문화적 다양성을 수용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성인이 되어서도 각종 문화를 거부감 없이 포용할 수 있는 심성을 갖게 한다. 또 독서회에 가입하여 책을 읽고 토론하며, 다른 이들과 친교를 맺고, 모든 지역정보에 대한 시민의 접근을 보장받는다.   초등, 중등, 고등교육 등 모든 수준의 교육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며, 독자적 학습기회를 제공한다.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평생학습을 지원하고, 그를 위하여 적절한 매체로 된 자료를 제공한다. 이용자들에게 적절한 시설을 제공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되 다른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중복하여 마련하는 것이 아니고 보충하는 시설로 만든다.   공공도서관은 해당지역의 정보를 수집하여 이용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하고 관련된 역사자료도 수집하여 제공하여야 한다. 지역사회의 여러 기관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되 관련 정보를 최대한 수집할 수 있도록 모든 관련 기관과 협력한다. 지역사회에서 문화예술이 발전할 수 있도록 구심점 역할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모든 공연 예술을 볼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도서관이  정보, 지식, 시설 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인들에게 시설을 빌려주고 문화적 관심을 갖도록 해주어야 한다. 지역사회주민들이 도서관을 매체로 하여 비공식적인 접촉을 가질 수 있게 함으로써 긍정적인 사회경험을 갖게 한다. 정보자료를 통하여 개인과 지역사회에 사회적, 경제적 혜택을 얻게 하여 민주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사회를 발전시킨다. 자료를 수집함에 있어서는 사상, 정치, 종교에 따른 검열이나 상업적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다. 지방고유의 요구를 얼마나 만족시키는지 점검하고, 개선한다. 지방고유의 문화를 수집, 보존, 진흥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 즉 역사자료를 수집 보존하는데 그치지 않고 전시회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동화구연, 출판, 기타 프로그램을 통하여 지방문화를 진흥시킨다. 다양한 운송수단을 통하여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위하여 서비스를 제공한다. 도서관은 해당 지역이나 국가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학교도서관 학교도서관에 대해서는 제인 밴디 스미스가 쓴 학교도서관 관련 도서를 중심으로 이상적인 모습을 살펴보기로 한다. 학교도서관에서는 사서교사나 사서가 근무하면서 시설과 장서를 유지하고, 이용자들을 시설에 적응시키며, 개인의 독서지도나 정보봉사를 제공해준다. 또한 자료를 이용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현대의 새로운 기계, 멀티미디어 등을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이용할 수 있게 해주고, 수업자료를 변형시키거나 제작하여 제공한다. 수업지원과 관련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사서교사가 교과과정 편성지침, 시험문제별 출제의도, 교과서, 학습지도안, 기타 보충교재 등을 통하여 수업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또한 장서내용을 분석하여 그것들이 학교교육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철저히 조사하여 교과과정 영역별로 어떤 자료들이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있도록 정리하여 두고 수업이 시작될 때면 최신 정보를 제공한다. 즉 수업에 맞는 자료를 조언하고, 다양한 자료의 종류별 효과를 평가하며, 학생들의 기능 습득을 돕고, 학생들의 수업을 도울 수 있는 전문정보를 제공하고, 교실에서 이 용할 수 있는 보충자료를 조언하며, 자료를 제작하거나 변형시키고, 교사들에게 자료이용과 관련된 재교육을 실시하고, 관련된 대출해주고, 교사들이 자신의 수업을 분석하거나 남에게 보 여줄 수 있도록 비디오테이프로 촬영해주는 등의 활동을 한다. 이 많은 활동 가운데 우선 순위를 선정하여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 사서교사들이 행하는 자료이용과 관련된 교육을 수업과 통합시킨다. 즉 자료 이용 교육의 범위와 순서를 정하고, 수업내용 중에 이용교육이 들어갈 수 있는 부분을 정하여 시간표를 작성하고, 방법과 자료를 선정하고 그에 따라 가르치고 평가하는 작업을 행한다. 그 내용 속에는 정보검색, 기계조작, 연구기능, 사고기능, 발표기능, 제작기능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또 학교도서관에서는 학생들의 인성개발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신체발육, 생활에서 일어나는 사건, 지적 도덕적 관심사 등과 관련된 자료들을 통하여 사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돕고, 도서관시설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자긍심을 키워주며, 학생들의 상호작용 기회를 제공하여 사회성 및 지도력을 키우고, 모든 학생들이 환영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제까지 도서관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가장 시급한 문제가 공공도서관은 도서관 및 장서수를 증가시키는 문제이고 학교도서관은 사서교사를 확보하는 문제이다. 여기 제시된 이상적인 모습들이 머나먼 미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국가적 차원에서 하려고 결정하면 상당한 발전이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적극적 관심이 더 많이 요구되는 때이다.   이승채 | 전북대 도서관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에서 문헌정보학과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전북대학교 인문대학 문헌정보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으며, 역서로는 『열린교육과 미디어 봉사』, 공저로는 『정보활용의 이해』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