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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4 |
지역문화의 국제교류가 필요하다
관리자(2005-04-08 16:44:52)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전북의 문화적 상징인 소리를 통해 우리 지역의 글로벌화를 기하는 큰 전략이 될 수도 있지만 그 목적이 생각만큼 쉬운 작업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지역 문화의 세계화라는 것은 그 지역이 해외와 교류하고 소통하는 풍토가 우선 조성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그런 만큼 전주세계소리축제를 기초로 우리 지역의 해외문화교류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 볼 필요가 있다.     분명, 지금 세계는 국경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국제화의 흐름이 빨라지고 있다. 전에는 주로 국가 간의 교류가 주류를 이루어 왔던 데에서 이제는 지방 간, 도시 간의 관계를 설정하여 상호 협력과 교류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화’, ‘국제화’, ‘글로벌’이라는 용어는 현대사회의 핵심 용어가 되어 있다. 사실 과거 인류의 역사를 통해, 특히 근대문명사회에서 가장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룩한 부분은 커뮤니케이션이다. 통신의 발달은 인류사회를 하나의 사회로 묶어 국경 없는 경쟁과 함께 교류 협력의 시대를 가져왔다. 1960년대 문명비평가였던 마샬 맥루한이 지구촌(global village)이라는 개념을 주창한 이래 그 전까지만 해도 국제간의 내왕과 교류 정도의 피상적인 개념으로만 인식되어 왔었던 세계화는 1998년 IMF 체제를 거치면서 국제적인 협력과 경쟁이 국가 간 생존을 좌우하는 바로미터라는 현실을 체감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이다. 해외문화교류는 지역 경쟁력의 척도 글로벌시대에 지역차원의 국제문화교류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여 개방성과 도전성을 고취시키는 구체적인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도 도시화·정보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외국과의 문물교류의 필요성은 이전처럼 수동적이고 형식적인 차원을 넘어 능동적이고 실질적인 단계로 접어들었다. 국제적 상호이해의 증진과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그런 만큼 지역의 정체성을 알리고 위상을 확고히 하여 국제무대에서 지역이 얻을 수 있는 실리(實利)를 극대화해야 하는 실정에 있는 것이다. 국제 지역 간 문화교류는 지역시민들로 하여금 국제 감각을 갖도록 하여 개방된 자세와 진취적인 기상을 기르도록 해준다. 우리나라처럼 인적·물적 자원이 중앙에 집중되어 있었던 환경에서 지역사회는 상대적으로 행동양식과 사고방식이 폐쇄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는 21세기 국제화시대가 요구하는 각 부문의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를 주도적으로 수용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단위의 국제문화교류는 모든 부문에서 지역 활동의 세계화에 초석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지역에서의 국제문화교류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얻는데 있을 것이다. 우선, 국제문화교류는 국제 지역사회 간의 문화정체성을 확립시키며 지역시민들에게 자긍심을 고취시킨다. 그리고 문화교류를 통해 선진지역의 발달된 행정이나 운영제도를 벤치마킹하여 지역의 여건에 맞게 도입하거나 후진지역에는 우리의 행정제도를 전수함으로써 우리 지역의 우수성을 선양할 수 있다. 나아가 문화교류는 전략적으로 지역 간의 특산품 교역을 증진하고 상호 산업간 교류로 이어지는 교량역할을 한다. 또한, 문화교류를 통해 공공분야와 민간차원의 인적 교감을 이루며 국제 마인드를 강화하고 개방된 감각을 체득시키게 된다. 지역사회의 구조적 한계 극복 절실 이렇듯 국제문화교류가 가져다주는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아직 지역의 모든 체계가 대외 개방성과 경쟁력 측면에서 취약하다. 우리나라 지역에서 국제문화교류가 미흡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몇 가지로 함축해 보면, 첫째, 해외교류 자체가 실적위주의 전시효과적인 측면이 있다. 문화교류는 국제교류의 기초가 되는 가장 보편적인 협력관계다. 문화교류를 실시하게 되면 국제적으로 지역 간에 인적· 물적 교류가 시작된다. 우선 서로에 대한 문화적 이해를 바탕으로 각 분야에 걸쳐 구체적인 교류로 이어지게 된다. 다른 사회문화적 배경과 문화적 바탕을 갖고 있는 두 지역 간의 교류가 내실 있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둘째, 국제적인 업무의 전문가가 부족하다. 지역에서는 국제적인 감각을 갖고 있는 전문가가 절대 부족하다. 국제적인 전문가가 국제공용어(영어)를 반드시 잘 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국제공용어를 배운다는 것이 언어 그 자체를 습득하는 것만은 아니다. 이 과정을 통해 감각과, 생각과, 행동을 만인의 보편적 생활문화, 즉 우리의 삶의 양식을 글로벌하게 하는데 있다. 국제공용어를 아주 잘 하면서도 국지적이고 국수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로컬마인드의 사람이 있는가 하면, 국제공용어를 잘 못하면서도 세계적이고 문화적인 양식을 갖고 있는 코스모폴리탄 마인드의 사람이 있다. 말하자면 지역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이해하는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 셋째, 해외문화교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팽배해 있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외에 나가는 것을 사치성이나 낭비성으로 간주하는 사회인식이다. 세계화를 부르짖으면서도 해외여행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팽배해 있는 이유는 일단 외국에 나가는 것을 ‘유람’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점은 이미 우리보다 앞서 명실상부하게 지방자치제도가 정착되어 있고 외국에 대한 개방과 다양한 문화의 수용을 통해 선진국 대열에 있는 국가들과 명확하게 구분되고 있다. 실질적인 해외교류의 주역 역할 감당   그동안 전문 인력의 중앙 집중과 지방분권의 역할 부족, 공공분야의 지원미흡, 국민의 국제적 행동패턴의 미 정착과 부적절한 사회 인식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우리나라 지역의 해외문화교류는 구조적으로 제약성과 한계를 갖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환경에서 글로벌시대에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급변하는 시대상항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국제협력의 토대가 되는 문화교류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국제적인 전문성과 국제 경쟁의식을 갖도록 하는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계획을 수립해야만 한다. 그래서 해외문화교류가 지역과의 단순한 우호친선 도모 차원이 아닌 상호 보완과 실리를 추구하는 실익교류의 당당한 주역(global player)이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지방 균형발전을 주요 국가정책으로 채택하면서 지역단위에서의 국제문화교류는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이제 지금까지처럼 중앙정부, 즉 국가의 일률적인 외교에만 의존하던 타성에서 탈피해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스스로가 그 지역의 특성과 여건에 맞는 해외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가야할 시점에 와 있다.           이인권 | 중앙일보에서 문화사업을 시작하여 국민일보와 문화일보의 문화사업부장을 거쳐 경기도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과 문예진흥실장, 국제언어교류컨설팅 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사)한국공연예술매니지먼트협회 이사, (사)전국문예회관연합회 이사, 예원예술대학교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해외문화교류 전문가로 코리아타임즈 컬럼니스트, 행정자치부 지방자치단체국제화재단의 글로벌 마인드 교육위원으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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