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3 |
"눈물 많이 흘려도 건조증이에요"
관리자(2005-03-08 17:39:13)
몇 년 전 아폴로 눈병이 기승을 부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안과마다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 긴 줄을 서 있었으며 안과 직원들이 환자들에게 번호표를 나누어 주는 진풍경이 벌어졌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모습은 앞으로도 쉽게 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안과 질환도 계절적으로 그 발생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게 되는데 날씨가 추워지면 아폴로 눈병이나 유행성 결막염은 비교적 줄어드는 반면 눈이 건조하거나 가려워서 또는 눈에 이물감이 있어 안과를 찾는 환자들이 늘어납니다.
안구 건조증이란 말 그대로 눈을 적셔주는 눈물이 부족하거나 증발이 빨리 되어서 안구 표면이 메마르는 질환을 말합니다. 안구 건조증이 있으면 일반적으로 눈이 뻑뻑하고, 쉽게 피로하고, 눈이 시린 증상을 느끼게 되며 안구가 쉽게 충혈이 됩니다. 어떤 환자에서는 오히려 눈물이 더 흐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환자 본인은 눈물길이 막혔거나 눈물이 많아서 흘리는 눈물로 잘못알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눈이 건조하면 눈에 미세한 상처가 나기 쉬우며 이러한 상처가 외부자극 즉, 바람이나 햇빛, 양파나 화장품 등의 자극적인 냄새에 의해 자극을 받아서 눈이 시고 눈물이 나게 됩니다. 이때 흘리는 눈물은 일시적인 것이기 때문에 건조증의 해소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으며 시간이 지나면 안구 표면은 금방 건조해 지게 됩니다. 건조증이 있는 사람이 컴퓨터나 독서를 오래하거나 장시간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게 되면 건조증이 악화되게 되는데 요즘에는 컴퓨터 관련 직종이 많아서 이러한 건조증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분들이 더욱 증가하고 있습니다.
겨울철에 건조증이 더욱 증가하는 이유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실내 온도를 높이기 위해 온풍기을 사용하거나 실내온도를 과도하게 올림으로써 안구 표면에 있는 수분이 공기 중으로 증발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건조증을 피하려면 가능한 실내온도를 낮추고 온풍기가 직접적으로 눈을 향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가까운 곳에 가습기를 켜놓는 것이 좋으며 가습기가 없는 경우에는 더운 물을 떠놓거나 방안에서 빨래를 건조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컴퓨터나 독서를 오래 하는 경우나 장시간 운전을 하는 경우에는 건조증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인공누액을 점안하고 콘택트렌즈 착용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여자분들의 경우 가급적 눈 주위 화장을 피하고 염색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안구건조증은 시력에 위협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그다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지만, 관절염이 있다든지 입속에 침이 마른다든지 체중이 감소하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나면 단순한 건조안이 아닌 전신질환에 이차적인 건조증일 수도 있으므로 정밀 진찰을 받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건조증의 일반적인 치료는 인공누액을 자주 점안하는 것인데 인공누액이란 말 그대로 눈물과 유사한 성분의 안약을 말합니다. 인공누액은 자주 점안해도 안구에 특별한 해가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사용해도 되며 이러한 인공누액 사용으로도 건조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좀더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