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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3 |
<마라톤>마라톤 대회로 지역을 알린다
관리자(2005-03-08 17:14:56)
주 5일 근무제가 보급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마라톤 열풍이 불고 있다. 과거에는 마라톤이 전문적인 선수의 몫 이었고, 일반인들은 단순히 건강을 위해 하는 개인적인 운동 차원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마라톤 동호회가 생겨나고 매니아들이 늘어나면서, 마라톤 대회에 직접 참가해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기록을 단축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추세를 타고 각종 마라톤 대회도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 지난 2000년에만 해도 전국적으로 40여개의 마라톤 대회가 열렸지만, 2001년 67개, 2002년 121개, 2003년 194개로 그 숫자가 부쩍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343개의 마라톤 대회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열렸고, 올해 현재까지 등록된 마라톤 대회의 숫자만 해도 200여개를 훌쩍 뛰어 넘는다. 각 자치단체가 앞을 다투어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는 데는 ‘지역알리기’라는 홍보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지방자치제가 시작되면서 각 지방에서는 자기지역 알리기에 힘을 쏟아 붓고 있다. 특히, 문화관광사업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경제 활성화를 이루기 위한 큰 몫으로 생각하고 있는 분야이다. 일년 내내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축제는 이런 맥락을 잘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 한번 개최하면 수천 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마라톤 대회에 각 지방자치단체가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마라톤 대회를 한번 개최하면 보통 1~3천여 명에서 많게는 1만 여명에 이르는 마라토너들이 참가한다. 춘천국제마라톤대회의 경우 2만5천여 명에 달하는 마라토너들이 참가하기도 한다. 마라톤 대회의 특성상 외지인의 비율은 거의 대부분 50%를 넘는다. 더욱이 이들은 혼자 마라톤 대회가 열리는 지역을 찾는 경우는 드물다. 한번의 마라톤 대회로 마라토너를 포함해 그와 함께 오는 외지인들의 숫자를 생각해볼 때, 문화관광을 지역 활성화의 큰 축으로 생각하는 지방자치단체에게는 지역을 알리고, 지방재정을 늘리는데 축제만큼이나 좋은 아이템이 마라톤인 것이다. 실제로, 마라톤 대회를 통해 지역 홍보는 물론 지역의 특산물 판매에도 성공을 거둔 예가 바로 금산인삼골 마라톤 대회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는 금산인삼골 마라톤 대회는 9월 금산 인삼축제기간에 열리는 대회다. 지역 특산물 축제와 마라톤 대회를 연계시킨 것이다. 금산군청의 김필중 직원은 “요즘엔 갈수록 마라톤 대회에 가족과 함께 참여하는 추세다. 덕분에 마라톤 대회에만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축제도 둘러보고 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런 분들이 추석 선물로 인삼을 구입해 가는 경우도 많다. 인삼축제만 할 때보다 마라톤 대회를 함께 병행한 후로 축제 방문객이나 인삼 판매액이 늘어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고 설명한다.   우리지역에도 외지인들을 끌어오기 위해 지역축제 기간에 여는 마라톤 대회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2회째 대회를 마친 내장산 건강마라톤 대회다. 내장산 겨울철 축제 기간에 열리는 내장산 건강마라톤 대회는 행사홍보와 지역홍보, 그리고 지역특산품 홍보 세 가지 목표를 위해 지난해부터 정읍시가 개최했다. 한 사람의 참가자라도 더 모집하기 위해 정읍시가 내건 것이 참가비를 받지 않는 것이다. 대회 운영을 통한 수익 창출은 애초부터 대회 개최의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덕분에 지난 첫해에 6백여 명의 마라토너들이 참여했던 것이 올해 대회에는 1천 6백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내장산의 사계절 관광화와 지역 홍보를 위해 개최하게 됐다. 축제기간에 대회를 열어 행사에 찾아오는 관광객들도 늘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겨울철이면 상대적으로 침체되는 내장산 상권의 활성화라는 경제적인 요인도 한몫 했다”는 정읍시 김영덕 사회여성과 계장의 설명이다. 외지인들의 비율이 70%에 달하는 이 대회에는 올해부터 지역 특산품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시식코너를 만들었다. 정읍시에서 지역특산품 홍보를 위해 참여를 유도한 결과다. 특산품이 아닌 것은 참여할 수 없도록 했다는 정읍시의 설명이다. 이밖에 경품도 단풍미인주나 단풍미인쌀 등 정읍 특산품으로 지급해 지역특산물 홍보를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10월에 열리는 부안곰소 젓갈 축제 하프마라톤도 지역축제를 활성화시키고, 특산물을 홍보하기 위한 마라톤 대회다. 김장철에 맞춰 개최하는 젓갈 축제 하프마라톤 대회에는 전어구이 시식이나 젓갈김치 시식 등을 통해 곰소 젓갈을 홍보하고 있다. 참여하는 마라토너와 함께 온 사람들이 마라톤 대회와 함께 자연스럽게 젓갈 축제 현장을 둘러보고, 구입해 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역에서 젓갈 축제를 한다면 외지인들을 끌어 모으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난해 젓갈축제를 시작하면서 동시에 마라톤 대회를 개최했다. 마라톤 대회는 아무래도 전국적인 단위기기 때문에 외지인들을 끌어오기 쉽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라톤 대회뿐만 아니라 여러 행사들을 연계시켜서, 홍보효과는 물론 매출액 신장에도 많은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 부안군 진서면 이정술 홍보담당의 말이다. 고창고인돌 마라톤의 경우에는 마라톤 대회 코스를 고인돌 공원과 연결시킴으로써, 관광자원을 홍보하는데 비중을 높게 둔 대회다. 고창 공설 운동장에서 시작해 고인돌 공원을 한바퀴 돌도록 이루어진 고인돌 마라톤은, 코스 자체로 마라톤 참가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것은 물론 고창군의 홍보에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땅콩과 복분자, 고구마 등 고창의 특산물 무료시식 코너를 함께 운영해, 관광 홍보뿐만이 아니라 특산물 홍보도 동시에 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어느 마라톤 대회나 비슷하다. 하지만, 대회만 개최하면 지역 관광자원 홍보는 물론 특산물 판매도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은 마라톤 대회에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최근 몇 년 사이 마라톤 대회의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뚜렷한 특색이 없는 대회가 많이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1년에 개최되는 마라톤 대회가 3백 50여개 정도 된다고 하지만, 대게 주말이나 휴일에 열리기 때문에 하루에 몇 개씩의 마라톤 대회가 동시에 열리는 경우가 많다. 마라토너들에게 뚜렷하게 각인되지 못하면 자칫 도태되기 쉽다는 것이다. 때문에, 가을에 열리는 김제 지평선 마라톤의 경우 전 구간에 걸친 코스모스 길을 대회의 트레이드마크로 홍보하고 있다. 전문적인 행사 전문가가 없어 마라톤 대회 대행업체에 대회 운영을 맡기는 경우, 지역과 특산물 홍보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졸속으로 치룬 마라톤 대회의 경우 각 게시판을 통해 참가자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옴으로 인해, 대회뿐만 아니라 자칫 자치단체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치밀한 계획과 대회 운영을 하지 않고서는 현재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지역축제의 난립처럼 혈세만 낭비하는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 최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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