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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 | [수요포럼]
내부적인 역량강화와 규모에 맞는 사업계획 세워라
문화저널(2005-02-15 14:24:19)
지난 1월 19일 전주정보영상진흥원에서 열린 제 25회 마당수요포럼은 ‘새로운 도전, 민간위탁 문화시설의 전망’을 주제로, 2기 출범을 앞둔 민간위탁 문화시설의 역할과 과제를 점검했다. 전주공예품전시관을 수탁한 전주대학교의 오영택 교수와 한옥생활체험관의 김병수 관장이 발제자로 나선 이날 포럼의 쟁점은 민간위탁시설의 역할 범위와 예산, 문화인력들의 처우, 전주시와의 관계설정 등에 관한 것으로 모아졌다. 포럼 참가자들은 지난 1기 민간위탁의 문제점과 원인을 바탕으로, 2기 수탁자들의 사업범위가 지나치게 확장되었음을 지적했다. 광범위하게 계획해놓은 사업계획들을 실현시키기에는 예산부족 문제와 민간위탁시설 문화인력들에 대한 처우가 너무 열악하지 않느냐는 것. 참가자들은 각 민간위탁시설들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하지만, 오영택 교수와 김병수 관장은 현재 전주의 침체된 문화상황과 민간위탁시설들의 분위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반박으로, 시종일관 포럼장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이날 포럼은 문윤걸 전주시정발전연구소 연구원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전주시 민간위탁문화시설들이 2005년 2월 계약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미 재공모와 심사를 통해 새로운 운영주체가 선정되면서 전통문화센터, 공예품전시관, 한옥생활체험관, 전통술박물관 등은 새로운 출발전을 앞두고 있다. 전국 최초로 민간위탁문화시설 운영이 실시되었던 지난 3년 동안 수탁단체와 운영주체, 전주시 모두 전혀 새로운 방식에 따른 착오를 거듭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지난 3년여 간의 문제점과 원인을 토대로, 확실한 자리를 잡아가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1월 19일 정보영상진흥원에서 열린 제 25회 마당수요포럼은 ‘새로운 도전, 민간위탁문화시설의 전망’을 주제로, 2기 출범을 앞두고 있는 민간위탁시설의 과제를 들여다보았다. 문윤걸 전주시정발전연구소 연구원이 진행을 맡고, 공예품전시관을 수탁한 전주대학교의 오영택 교수와 한옥생활체험관 김병수 관장이 발제를 맡은 가운데 열린 이날 포럼에서는 민간위탁문화시설의 역할 설정과 그곳에서 일하는 문화인력들의 처우 등에 대해 각 참가자들 간에 치열한 논쟁이 오갔다. 먼저 포문을 연 이종진 전주문화원 사무국장은 전주대학교라는 학교법인이 민간위탁문화시설 수탁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민간위탁문화시설들이 2기를 맞이하면서, 민간단체들뿐만 아니라 학교단체도 참여함으로써 안정기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학교법인들이 민간위탁에 참여함으로써 많은 얻는 많은 장점들이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민간문화단체들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위탁시설들까지 거대 학교법인들이 손을 댈 필요가 있는지는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며, 민간문화단체들의 활동영역 축소를 염려했다. 김영배 천년전주사랑준비위원장은 공예품전시관의 한지 집중화 전략을 문제 삼았다. “전주공예품전시관은 전주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다양한 공예품이 있는 공간으로써의 의미를 갖고 있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한지를 특화하다보니 모든 경영방향이 한지 쪽에 치우치고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이다. 목공예, 칠공예, 도자 등 전주가 갖고 있는 다양한 공예문화와 명인명장들에 대한 부분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는 것이 그의 지적. 이에 대해 오영택 교수는 “대학은 그야말로 객관적인 단체이고, 근래에 와서는 대학이 지역발전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대학이 자치하는 역할 자체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전주대학교가 공예품전시관을 수탁하게 된 것은 그것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 한지산업 발전에 있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가 잘 할 수 있고,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지원한 것이다”며, “한지 특화에 대해서는 사업계획서 작성단계에서부터 많은 고민을 했고, 심사과정에서도 많은 질문을 받았다. 한지는 선택과 지원이라는 측면에서 선정한 것이다. 전주에 온 외부인들에게 다른 지역과 똑같은 인상을 심어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전주만의 특색을 찾았을 때, 그것이 바로 한지가 아닌가 생각했다. 일단 한지에 집중하되, 다른 공예부문 또한 차근차근 챙기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전주대학교라는 객관적이고 포괄적인 단체가 운영하기 때문에, 다른 단체들도 다 함께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며, 민간문화단체 등과의 열린 운영을 강조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문윤걸 연구원은 한옥생활체험관은 포괄적인 사업계획을 지적하며, 전주시와의 관계설정에 대해 물었다. 그는 “김병수 관장의 발제는 문화시설 운영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운영방안의 방향을 찾은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포괄적인 방향으로 사업을 하다보면, 반드시 부딪히는 문제가 예산상의 문제다. 지난해에도 예산문제에 부딪쳤는데, 올해 획기적인 예산확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한 뒤, “시설을 운영하는데 있어, 위탁자인 전주시의 참여범위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유대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기획팀장도 한옥생활체험관과 공예품전시관의 포괄적인 사업 목표를 지적했다. 그는 “한옥생활체험관은 전주나 한옥마을을 구성하는 하나의 단위라고 생각하는데, 현재 넓은 범위의 이야기를 추상적으로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전주시 혹은 교동에 속한 시설들로써의 구체적이고, 적합한 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전주대학교의 경우 많은 축제와 이벤트를 기획하겠다고 했는데, 오히려 지금까지 한옥마을에 위치한 시설들이 상당히 중복된 사업이나 이벤트를 추진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민간위탁시설들은 무엇보다 자기 역할에 충실한 임무를 수행해야 하고, 다른 축제 등과의 연계에 있어서는 각 축제들이 민간위탁 시설들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순서에 맞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김병수 관장은 “총론적으로 지역과 함께 가는 문화시설이라는 얘기는 좋지만, 막상 공간이나 예산, 인력 등이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큰 목표를 설정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원칙들을 정해놓고 이 원칙에 도달해가는 과정을 소중히 하겠다는 것이다”며, “이미 마을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해본 결과 예상치 못했던 많은 난관들에 부딪쳤다. 많은 연구와 소프트웨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 힘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다른 단체와 연계해 보려고도 했지만, 같이 할만한 민간단체들도 없었다. 이런 사업 등에는 전주시가 새로운 방법으로, 적극적으로 개입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영택 교수는 전주의 문화상황을 이유로 더 많은 축제와 이벤트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한옥마을은 현재 침체상태이다. 한옥마을이 침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각 시설들의 내부적인 역량이 충분히 성숙해 있는데, 외지인들이 잘 모를 때에는 홍보를 해야 한다. 축제나 각종 이벤트 같은 것이 바로 좋은 홍보의 수단이 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런 것들을 아껴서는 안된다”라고 답했고, 이에 대해 유대수 팀장은 “관점의 차이인 것 같다. 공예품전시관을 찾아가는 이유는 잘된 공예품을 보기 위해서다. 축제 등을 통해 외지인들을 유인하고 홍보하는 것도 좋지만, 정작 이런 것들에 치중한 나머지 내부적인 컨텐츠나 역량을 충분히 강화해내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명품 없는 공예품 전시관이라면 누가 찾아올 것인가”라며 각 시설들에 맞는 내부적이고 특색 있는 프로그램들을 채워나갔을 때 사람들도 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민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단 단장은 각 위탁시설들과 프로그램들간의 연계방안을 물었다. 그는 “전주지역에서 기왕에 진행되고 있는 여러 축제들과 위탁시설들의 프로그램들, 또는 각 위탁시설들 간을 어떻게 연계해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나왔어야 되지 않나”라며 물은 뒤, “사업계획을 잡기 위해서는 올해 문화상황을 진단하고 이와 관련해서 사업계획을 세웠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한 것 같다. 이를테면, 올해 한일교류의 해라 일본과의 교류가 상당히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이와 관련한 어떤 사업내용도 제시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이 지적에 대해 오영택 교수는 “종이문화축제, 풍남제, 영화제, 소리축제 등 전주의 4대축제에 전보다 더 규모 있고 내실 있게 참여할 것이고, 어떤 부분에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현재는 이런 축제들과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지를 분석하고 있는 중이다. 일본의 가나자와시 같은 도시와의 연계도 염두하고 있고, 올해 열리는 APEC정상회담에도 어떤 형태로든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고, 김병수 관장도 역시 “우리도 지역문화현황이나 흐름을 파악하고 이런 것들과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한옥생활체험관이 숙박업소이다보니 어떤 행사나 축제가 열릴 때마다 숙박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그때마다, 어떻게 함께 연계해서 한옥마을을 홍보할 수 있을 것인가를 논의한다. 이미 발효식품엑스포와는 술박물관에서의 전시를 계획해 놓은 상태다”고 답했다. 이어 논쟁이 된 부분은 문화인력들의 처우와 인력양성에 관한 것이었다. 문윤걸 연구원은 “전주시에서 문화시설을 민간위탁하면서 가장 크게 기대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지역의 인력들을 육성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로 보자면 각 문화시설에서 근무하는 인력들은 3D업종에 근무하는 인력들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 있고, 충분한 교육과 역량강화을 위한 노력도 없었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고, 이종진 사무국장은 “공예품전시관의 팀장을 전문가로 하겠다고 했는데, 1기 수탁기관들을 보면 임금구조가 대단히 낮다. 이런 구조로는 절대로 전문가를 쓸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민간위탁시설들에 가장 기대를 걸었던 부분이 문화인력 양성을 통한 인프라 구축이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문화인력들을 떠나보내는 곳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성과를 내기 위해 인력들을 혹사 시켜서는 안된다. 사업장의 규모와 성격, 인력 규모 등에 맞는 사업을 하면 분명히 양성시킬 수 있다. 현재는 너무 터무니없이 사업을 키우다보니 인력들이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해 김병수 관장은 “한옥생활체험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 내가 봐도 화가 날 정도로 너무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들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밖에 없다. 하나는 시를 상대로 예산을 확보하는 경우이고, 또 하나는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 예산은 오히려 줄었다. 남은 방법은 수익구조를 실질적으로 만들어 직원들에게 확실한 인센티비를 주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올해부터는 직원들의 역량강화나 교육 등에도 좀더 확실하고 전문적으로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오영택 교수는 “어려운 문제다. 월급을 많이 올려주면 경영구조가 문제가 생길 것 같고, 그렇다고 열악한 상황을 계속 끌고 갈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아직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약간 피상적일 수도 있지만, 근무환경에 있어 돈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서로가 아껴주고 웃는 등 일할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전문가는 아니지만, 각종 교육을 통해 이들을 전문가로 만들고 싶다. 돈의 문제는 함부로 말하기 어렵지만, 일하는 분위기와 능력을 키워주는 데에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 참가자들은 위탁시설에서 근무하는 인력들에 대한 처우 개선 등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하지만, 위탁시설의 사업 범위와 이에 따른 예산 문제 해결 방안 등에 있어서는 첨예한 논쟁을 벌였다. 이제 2기 출범을 눈앞에 두며 ‘안정기’에 접어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일고 있는 전주시 민간위탁문화시설. 지난 3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역할(?)을 해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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