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6 | [문화저널]
[어린이책세상]
책과 친구가 되는 일
노효은
어린이 서점 '초방' 대표(2003-04-07 14:23:54)
몇 년전 서점을 처음 할 때에 비하면 책의 수준은 많이 발전했다. 내용은 그렇다 하더라도 일러스트의 발전은 현저하다. 그러나 책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가격의 인상도 무시할 수 없다. 기본이 5천원에서 6천원을 호가한다. 정말 읽혀주어야 할 책은 늘어만 가는데, 너무 훌륭해서 안 읽어주고 키우면 서운할 것 같은데, 가격은 계속해서 올라만 가니 파는 입장에서도 서운하다.
부모 입장에서 생각하면 너무 좋은 책이 많아서 책의 정보를 다 수용하기 힘들고, 가격은 계속 올라가서 주머니 사정을 맞추기가 힘들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가장 많이 드는 비용이 교육비가 아닐까 한다. 특히 유아기의 아기들은 적게는 몇 세트에서 많게는 열 세트 이상씩 책 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 가정마다 어마어마한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우리는 준비되지 않은 속에서 책을 사고 준비되지 않은 속에서 아이와 마주앉게 된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는 없다. 다만 일찍부터 읽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준비되지 않는 속에서 사고, 읽어주기 때문에 끈기있게 지속적으로 책을 친구로 만들어 주지 못하는 것이다. 또 가장 많은 질문이 책은 잘 읽는데 쓰기를 못한다는 질문이다. 하지만 역으로 책을 많이 안 읽어도 글을 잘 쓰는 아이가 있다. 이것은 약간의 언어능력 차이이다.
하지만 논리성이나 언어사고 능력, 그리고 언어구사능력 등을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책은 아이에게 즐거움이요, 사회로의 간접경험이며, 위로고 친구다.
태어나면서부터는 장난감처럼 놀이의 친구요, 어린이에게는 환상의 세계로 데려다 주는 벗이며, 청소년기에는 사회로의 간접경험과 지식을 주며, 성인이 되어서는 인생의 지표가 되어 주고, 노인이 되어서는 무료함을 달래줄 수 있는 인생의 벗이 된다. 항상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는 것은 "쓰기 위한 독서는 아니다" 라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유아기 아이들에겐 『요셉의 작고 낡은 오버코트가…(베틀북)』를,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겐 『아리수의 오리(마루벌)』를, 그리고 초등학교 고학년에겐 『내게는 아직 한쪽 다리가 있다(파랑새)』등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