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2 | [문화저널]
[테마기획]한지의 물성연구로부터 쓰임새 창출해야한다
미래영상(2005-02-15 13:49:18)
창호지나 화선지? 많은 사람들이 한지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고정관념이 한지의 보급을 더디게 만드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고유의 특성과 질감을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인쇄가 가능한 한지를 개발해낸 미래영상의 김석란(44) 대표. 그는 무엇보다 한지의 물성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많은 사람들이 한지를 얘기하면서도 정작 한지의 우수성이나 쓰임새를 위한 심도 있는 연구는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에요. 사람들은 대부분 한지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추상적이고 편협한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요. 한지는 꼭 종이로써의 기능뿐만 아니라 산업의 핵심 소재로써의 가능성도 무궁무진하죠. 그러기위해서는 현재의 추상적인 논의에서 벗어나, 한지가 가진 물성에 대한 깊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이런 연구가 먼저 선행되고, 이로부터 한지의 현대적 쓰임새들을 창출해내야 하죠.”
그는 지난 2000년 인화용 한지를 개발, 2003년 표준화에 성공했다. 그가 인화용 한지를 개발하게 된 것은 사진의 보존에 관심을 기울이면서부터다.
“사진에 관련된 기자재는 거의 100% 수입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수입 인화지는 100년 가는 것도 거의 없죠. 천년동안 변하지 않는 한지를 인화지로 만든다면 색다른 느낌의 사진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상업적으로도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위에서 기발한 아이템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구요.”
인쇄가 되지 않아 ‘반쪽짜리 종이’에 머물러 있던 한지에 인쇄를 할 수 있게 되자, 거기서부터 한지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았다고 그는 말한다. ‘전통문화유산을 세계화할 수 있다는 자부심과 이것으로 부가가치까지 창출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한지는 현재 전주가 추진하고 있는 전통문화중심도시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전주의 서예문화와 출판문화는 모두 그 뒤에 한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현재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신소재’로써 전북이 갖고 있는 커다란 가능성이기도 하구요. 지자체가 좀더 확신을 갖고 지원을 해줬을 때, 우리지역의 한지산업도 성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한지를 제조하는 각 개인이나 업체의 역량만으로는 한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현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미래영상이 개발한 한지 인화지는 이제 조금씩 수요가 늘고 있다. 디자인 출력소에서 인화지로 쓰기위해 주문하거나, 관공서에서 상장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올해에는 도내 각 대학교에서 졸업장으로 쓰기 위해 한지 인화지를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다 다양한 한지의 쓰임새를 창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도 그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한지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또 하나의 이유 중 하나는 기능성을 충분히 갖고 있으면서도, 디자인 개발이 부족해 상품으로써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미래영상은 이미 한지벽지 등의 디자인 개발을 마치고, 실용화 단계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