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6 | [건강보감]
짜투리 잠으로 지친 뇌를 쉬게하라
두재균
전북대 교수 산부인과(2003-04-07 14:21:47)
운전중에 졸아본 경험이 있으십니까?
필자는 "Yes"이다.
밤새 당직을 서고 다음날 휴식 없이 1시간이상 운전을 하였을 때 쏟아지는 졸음은 아무도 못 말리는 상황이다. 이때 우리 몸에서 가장 무거운 부위는 "졸릴 때의 눈꺼풀"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아무리 눈꺼풀을 들어 올리려고 노력해도 힘이 다한 역도 선수가 힘없이 역기를 내려놓듯이 계속해서 눈꺼풀은 감기기만 한다.
창문을 열어 시원한 바람을 쏘이기도 하고 눈을 크게 떠보아도 소용이 없다. 급기야는 아슬아슬한 순간이 지나고 등에는 식은땀이 주르르 흐른다.
이제 낮의 길이가 길고 밤의 길이는 짧아진 계절이다. 저녁식사 약속시간도 늦어지고 친구들과 술한잔 하다보면 금새 11시·12시가 넘는다. 아침에는 해도 일찍 뜨다 보니 눈도 일찍 떠진다. 환한 시간에 활동하는 시간도 늘어났으니 당연히 수면 부족이 올 수밖에 없는 계절인 셈이다. 특히 점심 식사 후에는 온도도 올라가고 식곤증에 나른한 몸은 운전대만 잡으면 쏟아지는 졸음을 어찌할 도리가 없다.
운전은 긴장의 연속 선상에 있다. 한순간의 방심도 허용할 수 없는 집중력이 요구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작업에 비하여 피로의 누적은 더욱 심하다.
이때 동반되는 졸음운전은 사람을 멍∼ 하게 만들어서 주변을 살피는 감시능력을 저하시키고 옆에 다가오는 다른 차의 소리도 잘 듣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따라서 급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함으로써 교통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것이다.
고속으로 달리는 자동차는 1-2초의 깜짝 졸음에 수십 미터를 자기의 의지와 관계없이 달려가고 만다. 앞차를 들이받거나 도로 밖으로 탈선하는 것은 순식간에 일어나는 사건이다.
운전시 졸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과로를 피해야 한다. 특히 장거리 운전시에는 2시간 이상 연속해서 운전하는 것은 절대로 금해야 한다. 졸음이 온다는 것은 뇌가 피곤하다는 증거이다. 따라서 잠은 뇌에게 쉴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운전중 졸릴 때는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우고 단 10분만 자고 일어나도 엄청나게 몸이 가쁜 해지는 것을 느낀다. 이것은 필자도 여러 번 직접 경험해본 일이기 때문에 적극 권장하는 바이다. 한숨 자고 난 뒤에는 창문을 열어서 시원한 공기를 마시고 경쾌한 음악을 들으면서 따라 부르기도 하고 껌을 씹으면서 운전하는 것도 좋다.
운전시 동승자가 있을 때는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그러나 운전자가 졸려 죽겠는데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자고 있으면 이것 역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때는 자고 난 옆사람과 교대 운전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시간 없다고 졸면서 무리해서 운전하고 가다가는 영원한 잠인 죽음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차라리 한숨 자고 말짱한 정신으로 조금 빨리 가다가 속도 위반 딱지 떼는 것이 한 개밖에 없는 목숨을 보존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올 여름에는 절대로 졸음운전을 하지 말자.
졸릴 때는 안전한 곳에 차 세워 놓고 그냥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