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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6 | [시사의 창]
[전북의 땅과 문화, 사람들 - 남원] 순수한 열정이 피워내는 아름다운 시민정신 지역 정체성 찾는 남원향토문화연구회
김회경 문화저널 기자(2003-04-07 14:11:45)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끼고 느끼는 만큼 사랑한다." 국악의 본향이자 여느 지역보다 문화재가 풍부한 고장, 그 자랑을 오늘에 잇는 데에는 무엇보다 '알고 느끼고 사랑하려는' 회원들의 애정과 열정이 그 동력으로 작용해 왔다. 지난 98년 3월 남원을 중심으로 지리산 지역의 역사 문화를 조사하고 연구해 가자는 취지로 발족된 남원향토문화연구회(회장 변지원). 남원지역에 산재해 있는 문화재와 유적들을 찾아다니며 남원문화의 주춧돌을 세워보겠다는 것이 다양한 직업과 연령층으로 나뉘어진 62명의 회원들을 하나로 묶게 한 힘이 되었다. 3년여의 길지 않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남원 향토문화연구회가 일궈놓은 사업의 결실은 결코 적지 않다. 우선 매달 회원 각자가 답사기행에 앞서 교양문화강좌를 진행하고, 답사 후에는 보고서를 제출하는 등 문화재와 유적지가 갖는 역사 문화적 의미를 기록화한 것이 이들이 내놓은 가장 기본적인 사업 성과물이다. 향토문화연구회 변 회장은 "지리산권 중심의 역사 문화를 연구하고 보호하는 일을 최우선으로 삼아온 만큼 회원들 각자가 공부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안되는 분위기가 차츰 성숙해가고 있다"며 "특히 2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세대가 만나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각자의 연구 분야가 전문화되고 분리되고 있다는 점도 적잖은 성과"라고 말한다. 남원향토문화연구회는 무엇보다 문화 마인드를 사람 속에 침투, 확산시키는데 적잖은 공력을 들여 왔다. 어떤 사업이든 사람이 중심이 되지 않으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소중한 주체를 잃어버린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철학'을 토대로 지난해 9월에는 제1기 남원문화대학을 개설해 시민을 문화의 중심으로 끌어오기 위한 뜻 있는 강좌를 마련하기도 했다.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원광대의 협조를 얻어 회원들의 평소 소신을 시민 속에 실천해 옮긴 것이었다. 변 회장은 "1, 2학기로 나눠 원광대 교수님들과 우리 회원들이 강사로 나서 30개의 강좌를 마련했습니다. 문화와 역사가 무엇인가에서부터 구체적인 남원의 문화유산의 유래와 의미 등에 이르기까지 알찬 강의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향토문화연구회가 자랑하는 최대 사업이기도 하고요." 향토문화연구회는 이외에도 파손 위기에 처한 문화유적지를 찾아내 잘못된 문화 정책을 질타하는 여론 형성에도 적잖은 힘을 실어놓고 있다. 지리산 댐 건설에 따른 문화재 침수 등에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는가 하면, 운봉읍 골프장 건설지를 답사해 문화재 파괴 현장을 시민들에게 고발하는 등 환경과 문화유적 파괴에 대한 관의 정책을 견제하는 데에도 일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인터넷을 통해 꾸준히 자료를 올려 지리산을 중심으로 한 남원 문화의 향기를 전하고 보호하는데 회원들의 역량을 결집해 나갈 것이라는 남원향토문화연구회. 남원 시민들은 물론, 안팎으로 이들을 주목하는 것은 순수한 열정이 피워 올리는 아름다운 시민정신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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