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0 | [문화저널]
인터뷰-최동현 전북 민예총 지회장
최동현 전북 민예총 지회장(2005-01-05 14:52:13)
전북 민예총이 2개월만에 출범하기까지는 최동현 지회장의 추진력이 큰 밑거름이 됐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최 지회장은 사무실 마련부터 창립 선언문 작성, 정관 검토 등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뼈대와 살림 마련을 일사천리로 진행시켜 결국 창립을 일궈냈다. 그 과정에서 회원들의 반발도 없지 않았지만, 최 지회장은 '이상'보다 '현실'적 선택이 앞섰다고 털어놓는다. 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누군가 앞장서 씨를 뿌려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전북 민예총의 갈 길을 찾고, 회원들의 결속을 이끌어 내는 일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전북 민예총에 걸고 있는 그의 기대가 적지 않은 만큼, 자리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 중책을 안게 된 중압감을 숨기지 않았지만, 전북 민예총이 열어갈 미래에 대해서는 나름의 소신과 믿음이 읽혀진다.
▲창립을 성사시키기까지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논의 두 달만에 놀라운 추진력으로 창립까지 이뤄졌지만, 그 과정에서 회원들의 반발도 없지 않았던 것 같은데.
△준비기간에서 제동이 있거나 갈등의 여지가 없지 않았지만, 실제로 일을 도모하는데 있어서는 누군가 앞장서 나설 사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상론을 가진 사람들의 요구가 많았지만, 한달 사무실 유지비만 적어도 130만원이 필요하다는 당장의 현실이 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했다. 사무실이나 인력 등 조직이 유지되기 위한 토대가 없었다. 이념보다 일을 추진하는 데에는 이 문제가 더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 못하고 곧장 달려왔다는 문제제기를 새기고 있고, 앞으로 민주적 절차를 밟으며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 이사들과 분과위원장의 책임과 적극성 등이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민예총은 진보적 문화대안세력으로 자리를 굳혀왔다. 전북 민예총이 예술인의 복지 향상뿐 아니라, 사회적 발언도 높여내면서 시대정신을 발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활동의 근간이나 정체성은 어디에 두고 있는가.
△80년대에는 반독재의 기치로 사람들을 모았지만, 이 목표가 사라지면서 이제 거창한 이념보다 시대 흐름에 맞는 다원화, 분권의 흐름을 따르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전 세계적으로 이념이 퇴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념을 강조하기보다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문화예술활동에 초점을 맞춰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지역의 전통문화를 옛 것 그대로 고수하는데 급급하기보다는 새로움을 찾아내 가미시키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민예총 출범을 예총과의 대립구도로 보는 시각들이 여전하다. 지회장으로서 이에 대한 부담이 없지 않을 것 같다.
△기왕의 단체와 선의의 경쟁을 벌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적으로 기존 단체를 부정하자는 게 절대 아니다. 전북지역의 예술인 조직은 보수적이지 않고 나름대로 사회적 진보성을 견지해 왔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대치할 필요를 크게 느끼지 않고 있다. 쓸데없는 갈등은 힘의 낭비를 가져올 뿐이다.
▲전북 민예총이 가장 중요하게 다뤄갈 사업 중 하나는 각 분과별 활동을 활발히 펼쳐나가는 일이 아닐까 싶다. 회원들의 결속과 창작활동을 활성화하는 데에도 중요한 부분일 것 같은데.
△민예총이 만들어지기 전에도 예술인들이 제도권 밖에서 자생적 활동을 벌여왔다. 이러한 활동들을 한데 모아서 밖으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특히 풍물패들이 민예총 안으로 들어와 활동하게 되면 그 의미가 달라지고 공식적으로 힘을 갖게 될 것이다. 또 젊은 국악인들의 모임도 민예총 안에서 새로운 흐름과 현대화 작업을 벌여나가는 데 힘을 얻게 되리라 기대한다. 앞으로 분과의 활성화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더 나아가 민예총 회원들을 아우르는 연대 사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장르간 연대와 교류를 제대로 이뤄지도록 그 토대를 마련하는 일을 민예총 사업의 우선 목표로 삼아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