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2 | [문화칼럼]
'두 마리 토끼' 함께 잡아라
최정학 기자(2004-12-09 16:17:25)
올해로 두번째 맞은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가 지난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는 전라북도를 발효식품의 메카로 만들어 ‘지방 중소 발효식품업체의 수출산업화를 지원, 발효식품 정보교류 및 B2B(구매 및 수출상담회) 비즈니스의 장 마련, 전라북도 지역특화 전시회 발굴 및 육성’ 등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행사다.
‘무병장수의 꿈, 발효식품’을 주제로 열린 올해 행사는 총 11개관 225업체 360부스가 참여했다. 관람객도 지난해 22만 6천여 명보다 1.5배가량 증가한 31만 5천여 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농어민과 지역경제의 돌파구를 찾고 관과 업체, 대학이 상호 협조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국민의 건강증진과 산업엑스포로서 고용창출의 효과까지 기대하며 진행된 이번 행사는 B2B 205억원 계약이라는 실질적인 성과를 올리며 실속과 외형면에서 모두 성공을 거뒀다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과제들도 적지 않다. 과학적인 연구체계를 갖추어 발효식품의 안전성과 기능성을 입증하고, 선정상품에 대한 사후관리·유통·수출업체와의 지속적인 관계 유지 등은 물론이고, 안정적인 행사예산 마련과 국내외 우수업체 확보역시 지속적인 노력과 관심이 필요한 부분이다.
지난 11월 17일 전주정보영상진흥원에서 열린 제 23회 수요포럼은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열렸다. 올해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의 성과를 들여다보고, 이를 토대로 해결해야 할 과제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해보는 자리였다. 발효식품엑스포 조직위 일꾼들과 참가업체 등이 참여한 이번 포럼에서는 올해 발효식품엑스포의 성과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엑스포가 앞으로 담당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는 치열한 갑론을박을 벌였다.
이날 포럼은 최인 전북CBS 보도국장의 사회로 채수완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사무처장이 발제를 맡았다.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가 지난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다.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는 세계에서 최초로 발효식품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판매하는 행사. 특화된 발효식품을 통해 국제적인 발효식품의 메카로 포지셔닝한다는 목적으로 개최된 이 행사는 음식의 본고장인 전주에서 차별화된 아이템을 토대로 진행함으로써 성장 가능성 있는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주발효식품엑스포는 대규모 발효식품의 장을 형성함으로써 전라북도를 국내 최대 발효의 고장으로 육성하고 국제적인 발효식품 허브를 구축하겠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우리 농수산물을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전환하여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전라북도를 국제적인 발효식품의 메카로 자리매김하여 국내 중소 발효식품업계의 활성화 및 수출 산업화를 지원하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는 일이다.
‘무병장수의 꿈, 발효식품’을 주제로 두 번째를 치러낸 올해 발효식품엑스포는 총 11개관 225업체 360부스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지난해에 비해 약 1.5배가 늘어난 수치다. 관람객들도 지난해 22만 명보다 10만여 명이 증가한 31만 6천여 명이 행사장을 찾았고, 3일간 열린 B2B행사(구매 및 수출상담회)에서는 지난해보다 두 배에 가까운 205억원의 구매 및 수출계약이 성사됐다. 이런 실적들로 인해 발효식품엑스포는 실속과 외형면에서 모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들도 적지 않다. 과학적 연구체계를 통한 발효식품의 안전성과 기능성 입증, 선정상품에 대한 사후관리 등은 조직위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할 일들이라는 지적이다. 안정적인 행사예산 마련과 국내외 우수업체 확보역시, 보다 안정적인 산업엑스포로 발돋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과제들이다.
지난 11월 17일 전주정보영상진흥원에서 열린 제 23회 마당수요포럼은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올해 발효식품엑스포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과제를 논의했다.포럼 참가자들은 올해 발효식품엑스포의 성과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인정하면서도, 발효식품엑스포이 담당해야 할 역할과 보다 안정적인 산업엑스포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토론의 물꼬는 전문화방송 윤승희 PD가 텄다.
“발효식품엑스포라는 아이템 자체는 우리지역이 가장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밝힌 윤PD는 “올해 행사장을 찾아보았는데, 도로 사이에 메주 인형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접근하는 등의 이벤트는 참 좋은 아이디어 같았다. 그러나 매장이 너무 협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하나가 굉장히 소중한 아이템들인데 장소가 너무 협소해서 관객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그냥 지나다니기조차 힘들어, 매장은 보기조차 힘들었다. 이런 문제점들 때문에 참여업체들의 불만이 많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PD는 “올해 엑스포를 통해 205억원의 구매 및 수출상담회가 이루어졌다고 했는데, 실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고 제기했다.
채수완 사무처장은 “이미 장소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기는 했지만, 전주월드컵 경기장은 우리지역에서 거의 유일하게 2천여 대의 주차공간을 갖고 있고, 톨게이트에서 가까이 있어 외부접근성도 뛰어나다”며 “올해 205억원의 구매 및 수출상담회가 이루어졌는데, 이것이 어느정도의 실구매로 이루어질 것인가는 앞으로 꾸준히 추적해봐야 알 수 있다. 애초의 목표대로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있어야 할 것이고, 조직위 차원에서도 상품디자인이나 컨설팅 등 협조할 수 있는 것은 충분히 협조하는 체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진효상 전주대 교수는 “해외 식품엑스포를 가보면, 가공식품 분야라던지 여러 가지 식품분야를 이미 서구 메이저회사들이 잡고 있어서 후발업체들이 들어갈 틈새가 없다. 우리가 들어갈 수 있는 분야는 발효식품이나 기능성 식품들이 유일하다. 기능성 식품 같은 경우 최근 일본에서 개발해 미국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중이다. 이런 시점에 전북에서 발효식품 엑스포를 만들었다는 것은 시기적으로 굉장히 좋았다.”고 개최의미를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엑스포라고 하는 것은 참여업체들의 기술쇼가 되어야 한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이것을 광고하는 장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 발효식품엑스포는 전혀 그런 느낌 없이 지난해와 똑같이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김치, 청국장 가져다 놓고 난장에서 파는 것 같은 느낌이다. 엑스포가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신기술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재래식으로 가공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것을 연구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야 한다. 질적인 향상을 가져올 수 있는 일에 엑스포가 주목해야지, 장사하는데에만 집중해서는 안된다. 이런 식으로 한다면 난장의 한 형태로 변질되어 버리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한다”고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종민 전북대 교수는 “발효식품엑스포의 가장 큰 맹점은 거의 비슷한 식품들이 계속 나오고 있고, 그래서 보여줄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엑스포가 보여주는 것이 없다면, 굳이 누가 엑스포에 오겠는가. 식품 관련 행사가 대부분 2,3년 빤작하고 흐지부지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고 밝혔다. 특히 “엑스포를 통해 제품이 인정을 받으면, 이렇게 해서 자립한 회사들은 굳이 엑스포의 참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 이런 시스템으로 보자면, 엑스포는 앞으로 계속 영세업체들의 참여의 장으로 밖에 남아있지 못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발효식품엑스포가 진정한 산업엑스포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보다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진효상 교수도 “발효식품엑스포는 이 지역의 많은 업체들에게 자극은 됐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근본적으로 우리나라의 발효식품 메이저 식품회사들을 다 참여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업체들 꼭 참여시켜서, 참가비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 꾸준히 이어질 수 있지, 이렇게 하지 못한다면 절대 국제규모의 엑스포로 발전하기도 힘들고, 조직위도 손해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낙준 한국전통발효식품민간협희회 회장은 다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주발효식품엑스포에는 영세업체들이 많다. 대기업들의 경우 제품개발에서 유통, 판매까지 그 역량이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전주발효식품엑스포는 지역의 조그마한 업체들을 끌어다 모아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전주발효식품엑스포가 영세제조업체들에게 판로에 대해 많은 기회를 열어준 것이다. 이전까지 영세업체들은 백화점에 납품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지만, 엑스포를 통해 백화점 판로도 열수 있게 되었다. 우리 제조업체들로서는 전주발효식품엑스포를 통해 일단 많은 판매와 판로를 확보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다”고 말했다. 전주발효식품엑스포의 역할을 지역의 영세제조업체들의 기회의 장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채수완 사무처장은 “지금까지 대기업들의 관심이 적었던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것부터 먼저 관심을 갖고 끌어올리는 것에 힘이 집중되었었다”며 “기능성식품임상시험센터 같은 경우 우리밖에 갔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이곳에서 무궁무진한 기능성 식품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대기업이라던가 대학시설들의 연구 기반은 많이 돼있다. 이런 곳과 현장과의 관계를 만들어 주는 것을 앞으로 꾸준히 보강해주도록 노력하겠다. 학술대회도 정말 실질적인 말들이 오갈 수 있는 것으로 만들고, 임상센터를 이용해 좋은 서포터즈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채처장은 “식품과 문화 이외에는 전북이 다른 지역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식품은 다른 산업과는 달리, 업체들간의 협조가 중요하고 고용창출도 많이 이루어지는 산업이다. 이런 점에서 식품사업은 앞으로 주력적으로 밀고 나가야할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노령화사회가 될 텐데, 이런 점에서 앞으로 발효 기능성 식품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덧붙였다.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는 2회째를 치러내며 이제 우리지역의 중요한 산업 아이템이 되었고, 이점에 대해서는 참가자들 간에 의견이 없었다. 하지만 이날 포럼에서 참가자들은 전주발효식품엑스포는 우리지역의 숨어있는 맛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작업과 본격적인 산업엑스포로서의 기반을 닦아 나가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조화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한결같이 제기했다.
| 정리-최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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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문/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성과와 과제(채수완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사무처장)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는 세계에서 최초로 발효식품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판매하는 행사로 2003년 전주에서 처음 열리게 되었다. 특화된 발효식품을 통해 국제적인 발효식품의 메카로 포지셔닝 한다는 목적으로 개최된 이 행사는 음식의 본고장인 전주에서 차별화된 아이템을 토대로 진행함으로써 성장 가능성 있는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북도는 미생물을 이용한 전통발효제품에서부터 최첨단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한 발효산업까지 모두 잘 발달되어 있다. 특히 젓갈, 장류, 주류, 절임식품류는 뛰어난 맛과 그 우수성으로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고추장과 같은 전통적 발효부터 최첨단 정말 발효기술을 요구하는 핵산발효까지 고루 잘 발달되어 있는 전라북도는 세계적으로 발효산업단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고, 이런 현실과 잠재성을 토대로 발효기술을 전문화한다면 전북은 국가 경쟁력 확보에 있어서 최적의 중심지가 될 것이다.
발효식품을 주제로 세계에서 처음으로 실시된 2003년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는 지방이라는 어려움과 준비과정이 짧은 점 등 불리한 조건에서 시작했다. 그러나 구성원들이 모두 합심하여 발로 뜀으로써 발효식품의 무한한 가능성과 산업엑스포로서 경제적 모델을 제시하게 되었다. 2004년 2회째 열린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IFFE)역시 2003년보다 배에 가까운 현장 구매 및 계약체결 성과를 거두며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먼저 3일간 열린 B2B행사(구매 및 수출상담회)의 경우 작년의 배에 가까운 205억원의 구매 및 수출계약이 성사됐다. 또 일반인들의 현장구매액도 27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참가업체도 지난해에 비해 1.5배(225개 업체)가 늘었으며, 해외 업체도 지난해 29개에서 42개로 증가해 규모면에도 풍작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람객 수도 31만 6,000여명으로 지난해 22만 명보다 10만여 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가 타 행사와 다른 차이점은 발효식품의 이론을 체계화하고 전 연령층이 참가하는 체험프로그램이 풍성하다는 것이다. 올 행사에 있어서도 국제석학이 참여하여 3일간 국제학심포지움을 개최, 발효식품이 기능성식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과학체험관과 메주마을 홍보관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들의 인식전환을 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타축제와의 차별화를 통해 참가업체와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한 이번 행사는 먼저 축제가 아닌 산업엑스포를 개최하여 B2B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업체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었으며 학문적 접근으로 부가가치를 높였다. 또한 김치, 젓갈 등 한 품목이 아닌 여러 품목을 전시, 판매하여 관람객들에게 다양함을 제공하였고 제품포장, 용기, 상표, 디자인, 유통, 자금지원의 종합서비스를 제공하여 WTO & FTA 등 농업난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였다. 전북대병원이 국가에서 인증한 기능성임상시험지원센터를 최초로 개원함으로써 기능성식품뿐 아니라 발효식품에 대한 효능과 검증 등을 연구하는 작업을 함으로써 식품 전 분야를 중심으로 획기적인 발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은 현재 타 자치단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가 열악하다. 하지만 식품만큼은 유일하게 경쟁우위에 있기에 농업과 식품 등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가 전북에서 지역민과 함께 개최해야하는 이유다.
그러나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명실상부한 전시회로 자리매김하기에 아직은 많은 한계와문제점을 안고 있다. 즉 전시시설은 물론 교통, 숙박 등 기본 인프라가 매우 취약하여 수준 높은 행사를 치를 수가 없다. 그래서 이런 문제와 한계를 극복하고 전국적인 나아가 국제적인 전시회로 발돋움하기 위해 정부와 자치단체의 협조가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