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04.12 | [특집]
올 곧은 자리매김을 위한 쓴 소리
오건탁 광주시립미술관 관장(2004-12-09 15:25:04)
우선 뒤늦은 감이 있지만 전북 도립미술관의 개관을 축하드린다. 미륵신앙이 살아 숨쉬는 모악산을 배경으로 개관한 전북도립미술관은 앞으로 전남 북의 미술중심으로 그리고 호남의 문화중심으로 자리할 것을 기대하면서 새롭게 출발하는 미술관의 앞날을 위해 찬사도 중요하지만 몇 가지를 제언하고자 한다. 언제나 도립, 시립미술관은 출발 자체부터 매우 불안하다. 전북 도립미술관도 많은 미술인의 여망과 도민들의 문화적 욕구와 인식을 바탕으로 출범 했지만 그들의 뜻과 의지를 얼마나 받들었는지는 미지수이다. 또 미술관에 대해 어느 정도의 이해와 애정을 가지고 출발했는가도 중요하다. 미술관은 원래 미술박물관(Museum of Art)의 약어이다. 따라서 전시관(A Pavillion Exhibition)과는 그 성격이 완연하게 다르다. 마치 도서관과 독서실이 확실하게 다른 것과 같다. 도서관은 우선 소장도서와 이를 분류, 관리하는 사서가 있어야 하지만 독서실은 자신의 책을 자신이 가지고 와서 보는 곳이다. 이처럼 미술관은 소장품인 작품과 이를 연구하고 분류해서 전시로 이어갈 큐레이터와 건물이 필요하며 공익을 추구해야 할 것을 인류로부터 역사로부터 요구받는 곳이다. 그런데 굳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이런 중요한 대전제를 놓치고 전시관을 염두에 둔 미술관을 그리는 이들을 종종 보아왔기 때문에 드리는 말이다. 우리나라 모든 미술관의 문제점중 하나는 미술관의 밑그림을 그리는 초등적인 부분에서 전문가들의 의견보다는 부지확보와 공사의 편의성 같은 것이 우선되고 미술관으로서의 내 외부적 환경은 고려되지 않는 점이다. 이는 마치 어떤 음식을 담을 지를 결정하고 그 음식에 맞는 그릇을 장만해야 할 텐데 그릇을 먼저사고 메뉴를 정한 형국이다. 물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총 176억원이 투입된 중형 규모의 이 미술관은 지역의 규모와 인구대비 적정한 규모의 미술관이다. 따라서 각기 다른 관점에서 제기되는 이의제기나 불평보다는 함께 힘을 모아 전북도립미술관이 아닌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관, 세계 속에 나름의 입지를 마련하는 문화 전략적 측면에서의 접근과 이해 그리고 조언이 필요한 시점이다.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우선 미술관의 분명한 성격이다. 물론 미술관 건립이전에 이미 소장품 확보와 함께 정리되었어야 할 문제지만 미술관을 구성하는 삼대요소 중 작품과 사람은 도외시하고 건물에만 우선한 탓으로 개관 후 이러한 중대한 고민을 안는 셈이다. 예를 들면 전북 도립미술관은 시대적으로 근대를 다룰 것인지 현대를 다룰 것인지, 소장품은 근 현대를 할 것인지 전주, 익산 등을 중심으로 전북 지역의 대표적인 미술관으로 갈 것인지 또한 해외의 국제적인 미술 즉 해외작가들의 작품도 소장하고 전시 할 것인지. 교육프로그램은 어떤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그 대상은 누구인지 등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정리가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미술관 이란 무릇 규모와 상관없이 성격과 특징 있는 소장품이 우선하며 그 소장품에 따라 미술관의 특징이 결정된다. 따라서 성격정립을 위해 무엇보다도 우선 되어야 할 것은 소장품의 확보다. 개관이후 몇 점의 작품이 소장되었는지 모르지만 개관 전 까지 한점의 소장품도 없다는 전언이고 보면 소장품을 확보하는 일은 더욱 시급하다. 탈 사람이 없는 자동차를 구입한 셈이다. 소장품이 없다고 해서 그렇다고 아무 작품이나 사고, 기증받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미술관 경영과 운영의 어려움이 여기에 있다. 전북도립미술관 소장품은 전북도민의 이름으로 어디에 내 놓아도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러운 작품이어야 한다. 따라서 엄격하게 선별되어 소장되어야 할 것이다. 미술품의 확보방법에는 구입과 기증 등등의 방식과 유증 등의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떤 방식의 작품수장도 구입의 경우와 같아야 한다는 것이 미술관의 불문율이다. 미술관의 소장품은 전북인들의 자존심이자 미적 척도이며 후대들에게 물려줄 문화적 유산이라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