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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 | [특집]
전북도립미술관 첫 걸음 떼다
최정학 기자(2004-12-09 15:24:02)
전북도민과 도내 미술계의 오랜 염원이던 ‘공공미술관’이 우리지역에도 생겨나, 이제 막 첫걸음을 뗐다. 완주군 구이면 원기리 모악산 도립공원 내에 자리 잡은 전북도립미술관. 지난 2001년 12월 착공해 그동안 예산부족 등의 어려움을 겪었던 전북도립미술관이 지난 10월 14일 수많은 미술인들과 도민들의 관심 속에 개관했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건물에 전시실 5개와 대형수장고 2개, 강당, 자료열람실, 아트숍, 카페테리아, 어린이 실기실, 강의실, 야외공연장, 어린이 놀이시설, 분수대 등 전북도립미술관은 이런 시설을 토대로 전시와 함께 다양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영화관에 가고 티브이 드라마에 열광하고 컴퓨터 게임과 채팅에 밤을 지새우는 많은 이들을 미술관으로 이끌어내고, 또 다시 오게 하고, 다른 이들에게 방문을 권유하게 해 순수미술을 수용하고 향수할 수 있는 저변을 넓혀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역미술인의 프로모션을 위한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하면서 지역작가의 해외교류전 개최, 전통문화, 소리관련예술, 서화문화, 종이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미륵사상, 후천개벽사상, 혜원상생의 사상, 동학사상, 여성주의 사상 등 역사적 사상적 맥락과 지역적 정체성에 연계된 전시와 교육 사업도 함께 병행 한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지역적 특수성에 밀착한 기획을 통해 도민들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 지리에 관심을 갖게 하고 그것에 대한 자긍심을 회복하게 하는 등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권을 넓히는 일 뿐만 아니라 지역적 정체성을 확대해 나가는 데에도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늦었지만, 우리지역에 공공미술관이 생겼다는 것은 정말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전북도립미술관을 통해 우리지역의 문화예술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해요.” 전북도립미술관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조각가 강용면(47)씨의 말이다. 그는 전북도립미술관에 대해 두 가지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반 전시관이 하지 못했던 ‘공공미술관’으로써의 역할을 다해야죠. 특히나 전북도립미술관은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있으니까 더욱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라던가 시민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전시 기획을 통해, 미술의 저변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도내의 작가들에게 새로운 활력소와 자극제가 되어 전북미술작가들을 체계화시키는 일도 해줘야하구요. 이를 위해서는 미술계와 미술관이 더 적극적으로 서로 이해하고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이 필요겠죠.” 하지만, 전북도립미술관이 지역의 ‘공공미술관’으로써 제 역할을 해내기 위해서는 가야할 길도 멀다. 현재, 전북도립미술관은 ‘종합미술관’으로 승격하지 못한 상태다. 내년 중으로 ‘종합미술관’ 승격을 계획하고 있긴 하지만, 전북도립미술관보다 약 4개월 빨리 개관한 경남도립미술관의 경우 건물신축공사가 시작되던 지난 2001년부터 해마다 5억원의 구입예산을 책정, 지난 5월 ‘종합미술관’으로 개관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시사하는 바가 큰 대목이다. 문제는 전북도립미술관이 종합미술관으로 승격된다고 해도, 그에 걸 맞는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느냐다. 전북도립미술관이 내년 예산으로 신청한 액수는 구입예산 10억과 전시예산 6억. 하지만, 의회에 올라간 예산은 구입예산 5억과 전시예산 2억이 전부다. 이마저도 의회의 승인이 남아있어 불확실한 상태다. “공공미술관으로써 역할을 해내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예산은 꼭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시민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질 수 있겠죠. 건물만 지어놓고 시민들을 끌어올 수 있는 기획을 하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전북도에서도 이런 면에 충분히 공감하고 내년 추경예산 때 반영하겠다고 약속해 놓은 상태입니다.” 최효준 관장의 설명이다. 전북을 대표하는 ‘공공미술관’으로 이제 막 발걸음을 시작한 전북도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이 지역 미술계의 활성화와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권 확대, 지역의 정체성 확립이라는 과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미술계와 도민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지원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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