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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 | [문화저널]
아!거기 늘 어머니같은 강물이 있었지
n(2004-12-09 14:30:46)
밋밋한 콘크리트 호안과 주차장으로 황량하던 전주천이 정겨운 옛 시골 개울의 모습을 되찾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냄새나고 기형물고기가 잡히던 천으로 기억되던 전주천이, 쉬리가 노니는 곳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다가교 아래 징검다리에 올라서면 작은 물고기들이 혼비백산 흩어지고 이들을 노리는 백로들도 덩달아 바쁜 모습은, 이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 중 하나가 되었다. 전주천에 다시 돌아온 것은 쉬리나 백로들 뿐만이 아니다. 계절마다 형형색색 옷을 바꿔 입고 아름다움을 뽐내는 전주천에 시민들도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겨울을 준비 중인 지금 전주천에는 하늘하늘 억새들과 짙어지는 물빛이 시민들을 반기고 있다. 전주를 키워준 모든 생명의 어머니 전주천. 전주에 나고 자라난 이들 중 전주천에 대한 아련한 기억 하나 둘쯤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이번 호 테마기획 ‘전주천’에서는 전주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이병천 소설가는 전주천이 없었더라면 지금 이곳에 전주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하고, 민간전문가로 전주천 수질정화 사업에 참여했던 전북대 김익수 교수는 전주천에 쉬라가 돌아왔던 그 감동의 순간을 이야기한다. 정창근, 이호선, 송영상, 이세중, 이동엽, 지용출, 이근수, 홍화영씨는 전주천의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한다. 전주천에 커다란 홍수가 나서 돼지가 떠내려가던 풍경이며, 정월 보름이면 강을 사이에 두고 완산동 젊은이들과 다가동 젊은이들이 벌이던 불꽃(?)튀던 경쟁. 증기기관차의 물을 채우기위한 펌프장의 흔적, 전주천의 상징이 되다시피 한 표모 이야기와 여름밤이면 몰래 한벽당에서 목욕하는 여인네들의 속살을 훔쳐보던 이야기 등 전주천은 전주를 키워온 그 이력만큼이나 많은 사연들을 간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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