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 | [클릭! 사이버월드]
성매매 특별법
최영오 기자(2004-11-09 14:46:56)
특별법 정착 위해서는 공론화의 과정이 절실하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특별법’과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지난 9월 23일부터 본격 시행되었다. 매춘 여성을 주로 처벌하던 종래의 윤락행위 방지법에서, 성매매 여성을 피해자로, 포주를 범죄자로 보는 ‘성매매 특별법’은 `성매매업주에 대한 처벌 대폭 강화'와 `성매매 피해여성의 인권보호'라는 두 축을 기반으로 ‘성매매를 완전히 근절시키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있는 법이다.
하지만 단속이 시작된 후 성매매 종사자들은 생존권 침해라는 논리로 대규모 집회를 열어 ‘법 집행의 유효기간을 달라’는 요구에서 ‘공창제의 도입’까지 주장하고 있고 시민단체는 ‘성매매와 생존권은 인정할 수 없다’며 더욱 강경한 단속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강력한 단속과 더불어 성매매 피해 여성들의 구조 및 자활에 38억원의 예산을 배정하는 등 우리 사회에 성매매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한 상태다.
한편 일반시민들은 ‘남성의 성매매에 대한 의식부터 바뀌여한다’는 의견부터 ‘국가가 개인의 성적사생활까지 간섭하는 것 아니냐’는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경찰이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자 `성매매 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달 ‘사이버 난타’는 이슈의 당사자인 여성단체나 정부, 성매매종사자들을 배제하고 차분하게 이 문제의 본질을 되짚어보려고 노력했다. 참여자들은 성매매 특별법의 당위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이 법의 정착을 위해서는 공론화의 과정이 필요하다는데 공감을 했다. 그럼 토론장으로 들어가 보자.
일 시 : 10월 19일 월요일
참가자 : 국선희 (전북대학교 여성커리어개발센타 전임 연구원)
장미영(전북대학교 강사, 여성다시읽기 회원)
윤상언(전북도민일보 사회부 기자)
진행·정리 : 최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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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오: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고 바로 토론에 들어가겠습니다. 저는 최영오입니다.
윤상언: 도민일보 윤상언 기자입니다.
국선희: 반갑습니다. 여성학자 국선희입니다.
장미영: 안녕하세요? 저는 <여성다시읽기> 회원 장미영 입니다.
최영오: 오늘 주제가 ‘성매매 특별법’입니다. 우선 사회부 기자님이 있으니 요즘 상황을 듣고 바로 자유롭게 토론을 시작하지요.
윤상언: 네. 오늘 오전 7시께 전주 선미촌과 선화촌 종업원을 비롯해 업주, 주변상인이 서울 청량리로 상경,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오는 23일부터(성매매특별법 시행 한 달 만에) 장사를 다시 재개할 거라고 좀 전에 전화가 왔고요. 사실 어제 자정과 새벽 5시에 선미촌을 찾았을 때 영업을 숨어서 계속 하고 있더라고요.
국선희: 정부와 합의된 영업재개인가요? 아니면 독자적인 집단의 결정인지요?
윤상언: 독자적인 결정입니다. 경찰과의 마찰도 예상하고 있고요.
장미영: 영업재개에 대한 정부 측의 입장은 나와 있나요?
윤상언: 그런 건 없고요. 경찰 쪽에서는 꾸준히 단속을 할 거라고 했습니다.
국선희: 갑자기 할말이 없어지네요. 힘이 팽긴다고나 할까요! 예상은 했지만…
최영오: 시민단체와 정부는 이 법을 빨리 정착시키고자 하고 성관련종사자들은 생존권을 말하며 반발하고 있는데요…
장미영: 양측의 입장이 서로 전혀 다른 상태에서 팽팽히 맞서기만 하는 상황이군요.
최영오: 정부와 시민단체의 입장은 성매매와 생존권은 연관 지을 수 없다는 것인데요. 사회부 기자로써 이 문제를 어떻게 보나요. 그리고 두 분 여성관련 학자님들의 입장은?
윤상언: 우선 그들이 현재의 성매매특별법을 보는 시각을 전해보겠습니다. 종업원을 비롯해 주변상인과 업주들의 첫 반발의 시작은 갑자기 시행된 특별법시행으로 인해 자기 생계가 막막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법 시행을 좀 늦춰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고요.
최영오: 그렇다고 특별법이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매매를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데요.
성 산업과 자본주의가 밀착된 고리
윤상언: 물론, 그들도 ‘성매매는 불법이다’란 생각을 전재로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갑자기 이 법이 시행되고 단속이 강하니까 당황하는 거지요. 지금 당장 먹고 살 방법을 다시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겁니다.
국선희: 갑자기는 아니고 이미 법의 통과와 함께 사회적 예비는 했었지요. 다만 정부라고 해도 생존의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비책까지는 강구할 수는 없는 문제였고요.
윤상언: 적어도 그들에게는 특별법 시행이 갑자기 이었습니다. 어제까지 똑같이 불 켜고 장사하다가 하루 만에 불이 싹 꺼지고 장사를 못하니… 다른 대비책을 강구할 시간이 없었었지요.
최영오: 여성부에서 성매매 피해 여성의 직업교육과 심리치료 등 자활을 위한 예산으로 38억을 책정했는데요. 그 정도의 대안으로는 힘들다는 말입니까?
윤상언: 너무 적죠. 그리고 관련 업종에 대한 대비책, 여관이나 주변의 상가에 최소한의 시간도 주지 않았으니까요.
장미영: 평생 광산에서 일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폐광이 되면 생존이 막막한 것과 같은 선상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요청됩니다. 특히 관련업종의 종사자들에는 말입니다.
최영오: 예산 책정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말인가요?
장미영: 먼저 서로 대화하고 그 다음으로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생존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윤상언: 무조건적인 단속만이 능사는 아니다? 이 말씀이세요?
최영오: 그럼 장미영 선생님도 법 시행의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말씀인지?
장미영: '무조건적인'이란 말 대신 '조건적인'이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문제는 도덕이나 이성의 논리로만 해결될 수는 없는 것이지요.
최영오: 제가 보기에는 생존권의 문제가 너무 이슈화 돼서 법의 실행 의미가 좀 퇴색된 것 같기도 한데요.
장미영: 법이란 인간의 행복과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매매가 산업이 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커진 상황에서 어떻게 단속만으로 해결될 수 있겠습니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단속은 하되 피해여성들을 재활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제시됐어야 했습니다.
최영오: 국선희 선생님이 보시기에는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국선희: 머리 아픕니다. 성 산업과 자본주의가 밀착된 고리가 더 풀기 어렵지만 그래도 법도 생겼는데 잘 해보아야지요.
장미영: '역지사지', 입장 바꿔 생각한다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진심어린 배려 쪽에 비중을 두고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윤상언: 대안이 있을까요?
성 매매 근절의 대 원칙은 지켜져야
국선희: 제도가 정착되기도 어렵지만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지요. 그러나 인권이든 생존권이든 이것은 서로 상치되는 것이 아니고 동일한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문제는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이 성 산업과 자본주의의 밀착을 어떻게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냐 하는 겁니다. 쉽지 않죠.
장미영: 성매매관련 종사자들을 그 밖의 다른 사람들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나요? 수요가 없으면 공급이 없다는 시장논리처럼 이들은 바로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것이죠.
국선희: 생존권을 주장하는 성매매 종사자들의 유입경로를 보면 거의 열악한 가정환경과 복지의 사각지대에서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사회의 성 산업구조가 가리고 있고요.
윤상언: 네. 맞습니다. 만나본 대부분의 여성들은 가정이 열악하고 사회의 관심을 받지 못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장미영: 이 문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난제입니다. 난제는 그 해결책도 복잡할 것임을 각오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성 매매를 근절해야 한다는 대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되지요.
국선희: 문화적으로 성 매매가 보편화된 사회에서 이 법의 실현이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그래도 이 법의 시행을 통해서 성이란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우리의 성문화가 그늘보다는 밝은 곳으로 나올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번 상황을 변화된 문화적 이데올로기의 창출을 위한 시련으로 만들고 싶다는 바램입니다.
장미영: 지혜를 모은다면 이번 단속은 우리 사회가 또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는 좋은 계기이지요.
윤상언: 하지만 업주와 여성종업원들은 23일부터 다시 재개를 할 거라고 하는데…
장미영: 현상황에 대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단속을 하면서도 대안을 찾아야 하고요.
최영오: 그렇다면 성매매 여성들의 재활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논의로 옮겨갔으면 하는데요? 사회부 기자로서 본 상황은 어떤가요?
윤상언: 사실 매우 열악합니다. 제가 만나본 한 여성종업원은 예전 군산 개명동 화재 때 군산에 있다가 쉼터로 갔었답니다. 하지만 워낙 시설도 열악하고 통제도 심하고, 자신들을 마치 죄인 취급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시는 쉼터로 가고 싶지 않다고 하더군요.
국선희: 그렇다면 이대로 가다가는 무더기 범법자만 양산되겠군요. 저도 현재의 쉼터의 기능이 일시적이고 항시 될 수는 없다는 것에는 어느 정도 동감을 합니다. 그러나 쉼터를 찾는 사람들이 일반적인 적응을 시킬 수 없을 정도로 생활스타일이 다르다는 말도 합나다.
윤상언: 현재 쉼터에 수용될 수 인원인 751명이라고 하더군요. 성매매 종사자들, 그중에 아까씨들의 숫자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장미영: 바로 그것이 문제군요. 대안이 열악하고 그 대안자체가 또 다른 죄인을 만들어낸다면 그런 측면을 동시에 보완하는 일도 서둘러야 하겠네요. 단속과 더불어.
윤상언: 하지만 재활 이후가 더 큰 문제이기도 하죠. 한달에 평균 400만원 이상 벌다가…
국선희: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직면한 문제는 ‘사회 재적응훈련’을 위한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것에 있습니다. 약 100만원정도의 유지비가 개인별로 다를 것입니다. 가족의 생계 책임자가 더 많을까요? 아니면 자기 자신만 돌보는 사람이 더 많을까요? 부양 말입니다. 이들을 분류하여 대책을 강구하려면 1:1상담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런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죠.
최영오: 대안을 선진국에서 찾을 수는 없을까요? 한 조사의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매매 여성의 30프로가 성매매의 이유를 가족부양이라고 답했다고 하는데요?
장미영: 아니요. 꼭 돈 문제만은 아닐 것입니다. 생색내기에 그치는 무성의한 태도나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은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시작은 100만원이더라도 이후의 비전이 제시된다면 상황은 달라지리라고 봅니다.
최대의 피해자는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
국선희: 그러나 그들의 생활양식이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도 많이 있어요. 또 이들이 사회의 재사회화를 경험하려고 하지 않는 점, 이것이 사회에 배타적인 이유이고요.
장미영: 대안은 선진국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간의 대화와 소통에서 나오리라고 생각 됩니다.
국선희: 이들이 사회의 재적응 훈련을 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윤상언: 돈이죠. 사실 한달에 여성종업원이 버는 돈이 400~500만원사이라 하더군요. 하지만 이들이 사회에 나갔을 때 그 정도의 돈을 벌수는 없죠.
장미영: 이들에 대한 사회의 몰이해는 없었는가를 더 깊이 성찰해 봐야 할 겁니다. 돈이 이들의 사회대항수단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말입니다.
최영오: 잠시만요. 논의를 좀 좁힐 필요가 있겠어요. 지금의 상황도 중요하지만 이후의 대책이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그 대책의 초점은 성매매 여성에게 맞춰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지금의 단속은 계속하되, 그들을 사회에 적응시킬 프로그램이나 사회적 인식의 변화 등.
윤상언: 하지만 지금의 단속은 단속이 아닙니다. 지금도 영업을 하고 있죠. 선미촌에서는…
최영오: 아까 대안이 없는 단속이라는 말과 그래도 계속해야 한다는 말은 나왔습니다.
윤상언: 이후 대책보다는 현실을 정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사회적인 합의가 도출 될 수 있으니까요.
장미영: 그렇다면 어떤 단속에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확보될 수 있는 고객이 있다는 말입니까?
윤상언: 네.
최영오: 음, 그럼 오늘의 논의는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살피는 것으로 마쳐야 겠네요. 시간이 많이 지났고 또 이 논의를 마치고 다시 다음 논의를 진행시키기에는 시간적이 여유가 없고…
윤상언: 다시 말하겠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성매매는 집창촌과 여관, 원룸 등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첫 단속이라 단속의 강도가 어느 때보다 강한데도 말입요.
최영오: 그렇다면 윤상언기자님은 ‘성매매 자체는 없어질 수 없다’는 건가요. 취재결과.
윤상언: 네, 흔히들 말하는 풍선효과 있죠. 딱 들어맞는 말입니다. 전문가들이 성매매 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것을 우려하는 것도 이런 풍선효과 때문이지요.
최영오: 풍선효과? 무슨 말이지요.
윤상언: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튀어 나온다는 얘기죠.
장미영: 그렇다면 수요층에 대한 파악이 치밀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겠네요.
윤상언: 그렇습니다. 집창촌을 단속하면 당장은 성매매가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은 원룸, 다방, 여관 등에서 다시 성매매를 하고 있습니다.
최영오: 단속의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타나 성매매가 더욱 음성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말입니까?
윤상언: 그렇지요. 현재의 단속은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단속입니다. 물론 완벽한 대안이 있을 수는 없지만 좀더 심사숙고 했다면 집행과정의 지금과 같은 혼란은 막을 수 있었을 겁니다.
최영오: 음. 좀 과장되게 말하겠습니다. 그럼 윤상언 기자님도 ‘수요자가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단속을 하는 것은 국가가 국민의 성적 자유를 침해한다’고 말하는 사람들과 같은 생각입니까?
국가는 국민의 성 보호 의무있다
윤상언: 성적 자유가 아니라 성매매는 기본적으로 불법이란 전제를 가지고 접근해도 풀기가 매우 힘이 든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은 도덕적 기준, 법적 기준 만으로 무조건 단속을 하고 있거든요. 지금의 이 상황에서라도 사회적 합의(?)를 위한 대안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한마디 더 붙이면 수천년 전부터 존재해온 성매매가 하루아침에 풀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죠.
국선희: 성적 자유를 간섭한다고 하면 1부1처제도 마찬가지지요. 원래 성이 공동체를 위해서 강제되는 것이 기본 아닌가요?
윤상언: 여성종업원들에게 멍석을 한번 깔아줘보는 것이 어떨까요?
최영오: 공창제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윤상언 기자님?
국선희: 멍석이라니요?
장미영: 국가는 국민의 성을 보호해야 할 의무도 있는 거죠. 그리고 국민을 공동체에 소속된 한 개인이라고 전제한다면 국민도 공동체의 건실한 성문화를 위해 절제할 의무가 있고요. 현재의 단속은 꾸준히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윤상언: 하지만 먹고사는 문제보다 더 절실한 것은 없습니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최영오: 잠시만요. 사실 이 문제는 한번의 토론이나 논쟁으로 결론이 날 문제는 아닙니다. 기획 의도는 이 문제를 좀더 공론화 시키자는데 있는데 있었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문제가 무엇이고 현실적인 대안은 없는가를 찾을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오늘의 논의만으로도 독자들은 무엇이 문제인가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마무리를 지어야 겠네요. 우선 여러분의 성매매에 대한 입장을 듣고 논의가 더 진행될 수 있으면 더 하고 아니면 각자의 대안 정도 들어보는 것으로 오늘의 ‘사이버 난타’는 접겠습니다.
장미영: 문제의 본질은 인권이나 생존권의 대립이 아니고 우리들의 성의식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인 문제는 문제대로 가더라도 이 부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합니다.
최영오: 잠시만요. 우선 윤상언 기자님의 멍석에 발언에 대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윤상언: 오늘 서울 집회서 그들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생존권보장과 공창제 시행. 제가 그런 발언을 한 이유는 이 문제에 대한 교수님들의 의견을 듣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최영오: 멍석의 의미는 알아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 논의를 시작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국선희: 이 문제를 너무 어렵게 보는 것 같습니다. 이 법의 집행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하면 해나가면 됩니다. 쉽게 정리하면 생존권은 사회복지의 혜택이 필요한 우산으로 기대게 하고 개인의 문제는 재사회화과정과 훈련으로 치료하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사회는 문화운동을 전개하고요. 문제는 실천입니다.
장미영: 우선 시민단체나 여성계가 성매매 피해 여성들의 요구사항이나 요청의 진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윤상언: 맞습니다. '대화'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부터 해야 합니다. 그들과 자주 만나 얘기 나누는 것이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가장 큰 열쇠일 것입니다.
생존의 문제를 성 산업이 더 이상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국선희: 면접 과 상담 현지조사를 통해서 얻은 여성계의 통계를 보면 자발적인 성매매는 3%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인신매매의 고리가 더 굳건한 사슬이었고요. 그래서 여성계는 이 법을 만들려고 그 험난한 조사를 해왔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97%의 여성들이 왜 이러나 의아할 정도입니다. 물론 조사에 응해준 사람들이 고발적 자세가 있었다 할지라도 말입니다. 그리고 군산의 사건이 이곳의 실정만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이들의 생존의 문제를 성 산업과 성 자본이 더 이상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아까 인권과 생존권이 같은 맥락에서 다뤄줘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의미였습니다.
장미영: 그렇다면 수요층의 실태에 대한 통계도 나와 있나요?
윤상언: 성매매 남성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장미영: 통계 결과를 보면 상당부분 성매매 공급자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으로 잘 조사가 된 것같이 보이는데, 정작 수요자의 실태에 대해서는 조사가 미비한 것 같네요.
윤상언: 오는 23일부터 집창촌이 영업을 재개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불상사에 대비해 업주들은 이미 준비(?)를 대비한 것 같고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 문제는 5000년 이상 지속되었던 것입니다.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성매매특별법 반드시 시행되어야 하죠. 이 땅에서 반드시 성매매가 뿌리 뽑혀야 하죠.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논의가 비록 결과 도출을 하지는 못했지만 지면을 통해 공론화가 되고, 독자들에게도 한번 성매매특별법과 관련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준 것 같습니다. 현재보다 앞으로의 길이 훨씬 많은 만큼 모두들 힘을 내서 이 법이 정착될 때까지 국민, 사회, 정부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국선희: 남성들의 수요도는 일반 조사로 나와 있고요. 경험의 빈도수도 나와 있어요. 기혼 미혼 구별되어서. 어떻든 성을 사는 사람도 통제되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그리고 남성들도 이제 돈과 권력이 인권을 생존권을 같이 위협하고 있다는 것 알았으면 합니다.
윤상언: 사회자님이 말을 해주셔서 염치없이 먼저 나가겠습니다. 부족했지만 의미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장미영: 이번 특별법은 잘못을 잘못이라고 공개적으로 지적하는 것이지요. 다만 이미 저질러진 잘못을 어떻게 수습하느냐하는 방법론만 남은 거죠. 이미 상처가 난 것을 어떻게 더 큰 상처를 만들지 않고 큰 흉이 지게 하지 않으면서 상처를 아물게 하느냐가 우리 모두에게 남겨진 숙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좀더 알찬 토론이 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채팅에 익숙하지 않아서… 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
최영오: 모두들 수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