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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 | [문화가 정보]
전주향교 장판각 목판 정리ㆍ연구
최정학 기자(2004-11-09 11:10:05)
전주의 뿌리 깊은 출판문화를 다시 만난다 “지금까지는 향교에 보관되어 있던 목판이 대략 4290판정도 일 것이라는 추정만하고 있던 상태였지, 그것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는 없었어요. 이번 조사는 이 목판을 구체적이고 과학적으로 정리, 분석한다는 점에서 정말 큰 의미가 있는 작업이랄 수 있습니다. 종이라던가, 완판본의 고장이라던가 하는 출판문화와 관련해서 우리들이 볼 수 있는 문화재급의 목판들을 정리하게 된 것이죠. 앞으로 이 목판 ‘완판본’에 대해 문화재지정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전주 향교 장판각에 보존되어 있던 조선시대의 목판 ‘완판본’에 대한 대대적인 정리 사업이 시작됐다. 지난 10월 9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전주 향교 장판각에 보존되어 있던 목판들이 본격적인 조사·정리 작업을 위해 전북대 박물관(관장 하우봉)으로 옮겨졌다. 전북대 박물관이 처음으로 본격적인 조사·정리 작업을 시작하게 된 이 목판들은 200년 전 전라감영에서 옮겨온 것들. 지난 1987년 장판각이 신축되면서 잠깐 햇빛을 보기는 했지만, 변변한 방습·방충 장치도 안돼 있는 상태에서 이미 많은 목판들이 훼손당했다. 목판을 옮기는데 걸린 시간만 꼬박 이틀. 대형트럭 두 대를 가득채운 목판은 애초 알려져 있던 4290개 보다 800여개가 더 많은 5019판으로 밝혀졌다. 전북대 박물관의 홍성덕 학예연구사는 “장판각에 소장되어 있던 목판은 전라감영에서 찍어낸 서책들의 목판으로 대략 자치통감, 성리대전, 율곡전서, 주자대전, 증수무원록언해, 동의보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감영에서 출판에 사용했던 5019점의 목판이 소장된 곳은 아마 전국에서 유일한 곳일 것이다”고 목판의 가치를 설명했다. 전북대 박물관으로 옮겨진 목판들은 일단 각 책판별로 분류된 후, 정밀한 촬영 작업을 거치게 된다. 이와 함께 진행되는 목판의 표면이나 분진에 포함된 미생물의 분석과 목판 내부의 파괴정도 분석 등은 보다 오랫동안 목판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다. 현존하는 목판으로 찍은 책이 남아있는지에 대한 조사와 목판이 갖는 의의를 부각시키기 위해 서지학·역사학 등의 접근을 통한 연구논문 작업도 함께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앞으로 예상되는 어려운 점도 많다. 정리된 내용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미 정해져 있는 90일 동안의 작업기간은 욕심껏 일을 해보기에는 조금 부족한 시간 일 것 같다”는 설명. 중노동 수준에 가까운 작업량을 세균으로 가득 찬 먼지 속에 치러내야 한다는 점이나 목판 보존을 위해 난방을 할 수 없는 공간에서 작업해야 한다는 점도 이겨내야 할 난관 중 하나다. 이번 사업은 장판각 목판의 훼손에 대한 학계의 끊임없는 지적에 따라, 전주시가 도비를 확보하여 이루어지게 됐다. | 최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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