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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9 | [새책 및 새비디오]
새책
문화저널(2004-09-14 07:33:16)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 1991년 『사상문예운동』으로 작품활동을 시작, 순정한 서정성으로 삶의 상처를 애잔하게 노래해온 김태정 시인이 13년 만에 첫 시집을 내놓았다. 바로, 『물푸레나무를 생각하는 저녁』. 이 시집은 “마흔해가 넘도록 깃들여 살아온 서울을 떠나 해남에 내려오기까지 스스로를 내몰지 않을 수 없었”던 시인이 “정 많은 사람들의 푸근한 심성”(시인의 말)으로 인해 시인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가는 모습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무엇보다 김태정의 시는 요즘 시답지 않게 잔잔하게 물결치는 음악성을 가지고 있다. 노향림 시인은 “그의 시는 아무리 긴 시라도 짧은 듯 끝까지 놓지 않고 읽게 만든다”면서 “삶의 안간힘 끝에 문득 찾아오는 환하고 쓸쓸한 꽃바구니 같은 시”라고 평했다. 주변부의 삶을 선택한 자의 고독과 슬픔을 노래한 이 시집에서 우리는 도시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대안이 자연 속에 있음을 알게 된다. 명랑 천운영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명랑』은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2001년 제9회 대산문화재단 문학인 창작지원금 수혜와 그해 창작과 비평사에서 소설집 『바늘』를 출간하면서 평단과 독자들의 찬사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신예 천운영의 두번째 소설집이다. 지난 소설집 『바늘』에서 육식성의 욕망을 괴기스러울 정도로 집요하게 탐구했다면 한국 소설의 전통과 여성 소설의 계보를 일신하며, 여성성의 문학적 의미를 파격적으로 갱신하는 최근작 여덟 편을 수록한 이번 소설집에서는 그 강도와 집착을 덜되, 그 폭을 넓히는 일에 주력했다. 또한 『바늘』에서 치밀한 취재력을 바탕으로 한 섬세한 묘사와 강렬한 이미지에 치중했다면,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다양한 소설적 장치들을 활용한 작풍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백범 김구 평전 김삼웅 지음 시대의창 펴냄 『백범 김구 평전』은 그간 <백범일지>를 통해서나 그 모습을 그려볼 수 있었던 백범 김 구 선생에 대한 본격 평전이다. 1876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나 길고 치열한 독립운동을 거쳐 1949년 암살되기까지, 선생의 삶을 자세하게 그려냈다. 특히 혁명가와 독립투사로서의 모습 뿐 아니라, 선생이 가졌던 민주주의 정신과 통일 사상, 문화국가론 등을 함께 살펴보고 있으며, 선생이 광복 이전 ‘한국의 건국정신은 정치 경제·교육의 평등을 보장하는 삼균주의(三均主義)를 바탕으로 한다’는 건국강령을 만들어 사회주의 독립운동 정당과 단체들의 임시정부 참여를 유도했던 점 등에도 주목하고 있다. 또 1995년 13대 국회에서 '백범김구선생 암살진상규명 조사위원회'가 국회에 보고한 보고서 중 암살 배후와 관련된 부분을 다루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보고서는 백범 선생의 암살이 안두희의 단독 범행이 아닌, 면밀하게 준비 모의되고 조직적으로 역할분담된 '정치권 차원의 범죄'로 이 사건을 보고하고 있는 바, 저자는 민간부분에서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이 더 진행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백범 김 구 선생의 삶을 돌아보며 그 정신을 기리는 동시에, 우리나라의 현실과 나아갈 바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 56면에 걸친 다채로운 사진도 볼거리이다. 석유의 종말 폴 로버츠 지음, 송신화 옮김 서해문집 펴냄 18세기 중반, 산업혁명과 더불어 기하급수로 수요가 증가한 석탄, 이어 석유, 천연가스 등 지구의 동력인 탄화수소계열의 에너지는 과연 고갈될 것인가? 『석유의 종말』은 석유를 중심으로 인류가 처한 에너지 위기와 에너지의 경제학을 살펴본 책이다. 저자는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현재의 에너지 경제가 치명적인 결함을 안고 있다고 지적하고 날이 갈수록 에너지를 확보하려는 국가간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또 화석연료의 사용은 기상이변을 가져왔고 이를 이대로 방치하면 ‘온실효과’가 더욱 빨리 진행되어 종국적으로 생명이 계속 존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은 크게 세 가지. 수소 경제로 건너가기 위한 중간단계로 천연가스가 주축이 되는 경제 건설해야 하며, 탄소벌금을 제정하고, 될 수 있는 대로 에너지 소비의 절감하는 것이다. 유가가 연일 최고치를 경시하고 ‘오일쇼크’ 이야기가 나오는 지금, 찬찬히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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