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9 | [건강보감]
건강보감
아중십장생한의원 원장 박순조(2004-09-14 07:26:26)
기체(氣滯)란 무엇인가?
흔히들 체했다는 말을 많이들 한다. 또는 어디서 체를 내렸다고도 한다. 그럼 한의학에서 말하는 기체는 무엇을 얘기하는 것일까? 기체의 정의는 이렇다.
“기능의 정체를 말하며 주로 자율신경계의 긴장이나 항진으로 인한 각장기와 연관된 기관들의 긴장이나 경련에 의한 증후로 부위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흉부기체 :가슴이 아프거나 그득하거나 가슴이 저린 느낌.
위기체: 가슴 밑이 저리거나 복부가 그득하고 통증이 있으며 트림이나 메스꺼움이 있다.
장기체: 배가 아프고 배에서 소리가 나며 설사 또는 변비가 있고 변을 보고나도 뒤가 무거운 느낌이 있다.
간기울결: 정신정서불안으로 인한 분노 억울 초조와 얼굴이 붉어지며 불안하고 입이 쓰고 잠을 못자면서 눈이 붉어지는 등의 열증을 나타낸다.”
---(동의방제와 처방해설)
내가 처음 한의사 면허증을 받고나서 한방병원에서 수련을 받고 있을 때였다. 그때 중환자실을 맡고 있을 때였는데, 저녁 무렵 환자가 급하게 엠블런스에 실려 왔다. 그 환자는 말도 못하고 수족도 전혀 쓸 수가 없었으며, 심지어 대소변까지도 가리질 못할 정도였다. 누구나 다 이쯤 되면 분명히 중풍이라고 진단할 것이다. 환자의 병력을 묻는 도중 아주 뜻밖의 일을 전해 들었는데, 그 환자는 예전에도 부부싸움을 하는 도중 이런 일이 몇 번 있었다는 것이다. 그때마다 병원응급실에 실려 갔으나, 뇌 사진을 찍어보면 정상이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의사로서 초년병이었던 시절, 그게 이해가 안가는 일이었었다. 분명 이런 정도로 심각한 신체적변화가 있는데, 사진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환자는 담당 주치의 선생님의 간단한 침 시술과, 사향소합원1환으로 기적처럼 일어나 집으로 돌아갔다. 그 시절 신비함의 그 자체였다. 사람은 몸과 정신으로 나뉜다. 몸은 정신에서 뿜어 나오며, 기가 막히면 몸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요즘 암의 발병원인중의 가장 큰 원인중의 하나가 스트레스라고 한다. 어떤 여자 유방암환자는 남편의 주벽 때문에 평생 가슴앓이를 하다가 병원에서 유방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3차례의 암 절제수술 후 전이된 암으로 인해 끝내 사망했다. 한의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다보면 수도없이 이러한 잠재적인-여기서는 정신적으로 내재된 - 기체환자를 많이 본다. 어떤 환자는 시어머니와의 갈등 때문에 제사 때만 되면 온몸이 감기몸살처럼 아픈, 환자도 있고, 어떤 환자는 사업문제로 인해, 어지러움을 느끼고 구토감과 메스꺼움 난청, 두통 가슴이 답답하고 아프며 불면과 숨쉬기가 힘들다는 고통을 호소하는 분들까지도 있다.
점점 더 세상이 발달하고 인간관계가 복잡해질수록 이러한 기체란 병은 많이 늘어날 것이다. 환자들은 “선생님 어떻게 하면 이병을 뿌리를 뽑을 수 있을까요?” 하고 묻는다. 하지만 사실 원인을 알고 나면 치료방법은 간단하다. 환자가 자신을 치료하는 의사에게 본인의 마음을 열고 현재 환자자신이 겪고 있는 정신적인 고통을 털어놓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경험 있는 의사는 병의 경중을 분별하여 치료하면 되는 것이다. 기체가 잘 일어나는 사람들은 심기가 약하거나 위기가 약한 사람들이 많다. 즉 정신적으로 약해지고 예민해져있거나, 장부 중에서 위기능이 약하거나 위를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틀어져있거나 하는 것이다.
그럼 마지막으로 기체의 예방법은 무엇일까? 심기와 위기를 기르고 안정시키는 것이다. 정신적으로 강인함과 평정심을 유지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폭음, 폭식, 과로를 피하며, 전신운동 특히. 난 환자들에게 새벽에 생기(生氣)를 마시면서 조깅이나 등산을 할 수 있도록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