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9 | [교사일기]
어린이 기초체력 향상을 위한 음악줄넘기 운동
서길종 / 전라북도 부안에서 태어났다. 전주교육대학교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진안외(2004-09-14 07:24:25)
어린이 기초체력 향상을 위한 음악줄넘기 운동
서길종 / 진안외궁초등학교 교감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
강당을 가득채운 선생님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음악 줄넘기를 하고 있다.
매스컴에서는 10년 만에 찾아온 폭염이라며 연일 피서객 인파에 대해서 보도 하고 있는데, 우리 전라북도 70명의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땀을 비오 듯 흘리며 음악 줄넘기 배우기에 여념이 없다. 더운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집에서 에어컨 바람을 쐬며 편히 쉴 수도 있고, 아니면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산으로 들로 여행을 갈 수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을 포기한 것이다. 오직 제자들에게 건강한 체력을 기를 수 있는 음악줄넘기를 가르치기 위한 일념으로, 이렇게 힘든 연수를 신청해서 열심히 배우고 있는 선생님들을 바라보며, 사랑과 존경의 마음이 절로 생김을 어쩔 수 없다.
음악줄넘기 역사는 아주 길다. 우리가 알고 있는 ‘꼬마야 꼬마야 줄을 돌려라’를 원형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어린이들 손에서 줄이 떠나 버렸다. 이를 다시 줄넘기 운동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 것이 음악 줄넘기 운동이다. 아이들은 재미로 줄넘기를 한다. 재미가 없으면 아무리 건강에 좋은 운동이라도 하지를 않는다. 아직 건강의 중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 어린이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우리가 운동을 하는 이유는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것이다. 건강한 삶은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즐거움을 느끼면서 체력을 기르기 위한 방법으로 줄넘기 운동이 아주 좋다. 줄넘기 운동은 효율성, 용도의 다양성, 접근의 용이성을 따라올 운동이 없을 정도로 거의 완벽한 운동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그러나 과거의 단순히 줄을 넘는 줄넘기로는 평생 운동이 되게 할 수가 없다. 바로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즐거움은 느끼는 방법과 대상에 따라 커다란 차이가 있다. 줄넘기 운동을 통해서 즐거움을 느끼려면 배우기 쉽고, 너무 힘들지 않으며 다양한 기술을 연마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훌륭한 기능과 튼튼한 건강, 체력도 우선 ‘즐거움’에서 시작된다. 음악줄넘기 운동도 바로 이 즐거움에서 시작되었다.
학생들에게 줄넘기의 즐거움을 느끼고 평생 운동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도기술 및 방법을 연구하여 지도자 양성을 목적으로 일선학교 교사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결성된 것이 전북 초등교원 음악줄넘기연구회다. 전북 초등교원 음악줄넘기 연구회는 2000년 9월 22일 음악 줄넘기에 관심이 있는 교사를 중심으로 음악줄넘기 운동을 각급 학교에 확산시키고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30여명의 초등교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하여 음악줄넘기 보급 및 지도자료 개발, 지도자 양성을 위한 수련회 등의 활동을 시작함으로써 전라북도에 음악줄넘기 운동의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회원을 중심으로 한 줄넘기 지도자 양성이나 보급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2000년 11월 23일 전라북도 교육청으로부터 특수 분야 직무연수 기관으로 지정되어, 2001년 1월 19일부터 2001년 2월 2일 유치원 교사 및 초등교원 42명을 10일간 직무연수를 시작하였다. 1기 직무연수를 시작으로 2004년 7월 26일부터 2004년 8월 5일까지 8기 동안 직무연수를 통하여 553명의 음악줄넘기 지도자를 양성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전북 초등교원 음악줄넘기 연구회의 노력의 결실은 요즈음 거리나 공원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아이들이 줄넘기를 하는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음악줄넘기 운동은 직무연수를 받은 선생님들이 중심이 되어 중간 놀이시간이나 방과 후 놀이 시간을 이용하여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지도하고 있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 2002년 전라북도 교육감배 줄넘기 대회에 음악줄넘기 종목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음악줄넘기가 우리 어린이들에게 익숙한 운동으로 인식되며 더욱 더 발전하게 되었다. 또한 2004년 5월 제33회 전국 소년 체전 개막식 및 제24회 전국 장애인 체육대회 개막식 식전 공개 행사에 진안 외궁초등학교와 전주 송원초등학교 학생들의 음악줄넘기 시연을 계기로 큰 찬사와 함께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음악줄넘기가 단순한 줄을 넘는 운동이 아니고 음악과 다양함이 어우러져 즐거움이 있으면서 창조적인 운동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체력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신체 능력을 뜻한다. 초등학교 시기는 체격 및 체력 발달이 크게 이루어지는 시기이다. 건강한 신체는 건강한 정신과 연결되며, 심신의 조화로운 발전은 인간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이기도 하다. 초등학교의 체육은 아동의 움직임 욕구를 실현하고, 다양한 신체 활동을 수행하는 데에 필요한 기초 운동 능력과 체력을 기르는 데에 중점을 둔다. 또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지식의 습득과 운동에 즐겁게 참여하는 실천적 태도를 형성하여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태도를 함양하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초등학생들에게는 보다 많은 양의 대근육 활동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활발한 신체 활동을 통해 기초적인 체력의 향상을 도모해야 할 특성을 지니고 있다. 요즈음 풍요해진 식생활과 과다한 영양섭취로 학생들의 체격은 현저히 발달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체력은 이에 따라가지 못하는 불균형 현상이 지적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의지력과 자제력 등 정신적인 면에서도 많은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텔리비젼, 컴퓨터 등은 학생들의 실내 생활을 조장하여 왕성한 신체 활동의 욕구마저 줄어들게 하고 있다. 더욱이 어린이들의 소질 계발 및 특기?적성교육은 실내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 중심이 되고 있어 여가 시간을 이용한 놀이나 체육활동을 같이 할 친구와 시간 부족으로 평생 건강의 기초가 되고 사회생활의 기초가 되는 체육활동이 매우 시급한 실정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가장 비용이 적게 들면서 운동장소의 제한을 받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행할 수 있는 운동종목이 줄넘기지만, 무관심 속에서 우리 주위에서 사라진 줄넘기를 다시 즐거움이 있는 줄넘기로 부활시킨 것이 음악줄넘기이다.
지금까지 음악줄넘기 운동의 보급과 발전을 위해 노력한 전북초등교원 음악줄넘기 연구회는 음악줄넘기 시연단 활동 지원, 교원을 대상으로 한 직무연수, 음악줄넘기 지도자료 보급 등의 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주체하기 힘들 정도의 많은 땀을 흘리며 열심히 하계 연수에 임해주신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이런 선생님들이 계시는 한 우리 자라나는 학생들의 건강과 함께 음악줄넘기의 앞날은 밝으리라 기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