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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9 | [매체엿보기]
매체엿보기
서정훈(전북민언련 간사)(2004-09-14 07:17:49)
전주 시민미디어센터를 허(許)하라! 퍼블릭엑세스(public access)라는 말을 아시는가? 십중팔구 열이면 아홉이 고개를 갸우뚱 하실거다. 영상운동에 복무하고 있는 나 자신조차도 퍼블릭엑세스를 설명할 때마다 느끼는 알 수 없는 허상. 어쩌면 퍼블릭엑세스를 말하는 것은 지금 많은 사람들에게 공허한 외침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퍼블릭엑세스를 활성화한다는 시민미디어센터는 오직 할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숨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일단, 그렇다면 과연 퍼블릭엑세스(public access)가 뭘까? 말 그대로 “공공의 접근”이다. 우리말로는 <시청자 제작 참여프로그램>으로 사용되는 이 퍼블릭엑세스라는 어려운 말 때문에 어쩌면 가장 대중의 이해와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기본적인 이 퍼블릭엑세스라는 의미 있는 말에 접근하기 힘든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했는지도 모른다. 허가받은 독점사업과도 같은 현재의 방송구조 안에서 공공의 자원인 전파사용에 있어서 그동안 우리는 일방적으로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자세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영상매체를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삼는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주류미디어의 정치적, 구조적 한계가 명확해 지면서 “영상매체를 통한 민주주의의 구현을 보장하기 위한 영상매체의 제작과 유통에 대한 접근권리”(퍼블릭엑세스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시민사회운동 영역에서 독자적인 미디어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실천을 벌여 오고 있으며 그것이 퍼블릭엑세스 운동인 것이다. 이런 권리들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인 변화 즉, 방송법에 의해서 공영방송 KBS는 매월 100분 이상의 시청자가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을 방송해야 할 의무와 종합유성방송사업자(예를 들면 전주의 CNC)는 시청자가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을 방송 요청할 경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방송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일반 대중들에게는 생경하고 낯 설은 이 새로운 제도적 변화에 쉽게 다가서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지난 6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시행한 지역미디어센터 운영단체 선정사업 공모 결과 전북민언련을 대표단체로 하는 <퍼블릭엑세스 실현을 위한 전북네트워크>의 전주시민미디어센터 기획 안이 선정되어 기자재 및 초기 인프라구축에 사용될 총 3억원의 지원이 결정되었다. 특히 이 기획 안에는 전주시의 100평 내외의 공간제공 및, 연 6천만의 운영비를 3년에 걸쳐 지원한다는 약속이 담긴 협약서가 첨부가 되어있다. 하지만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지원이 결정 된 이후 전주시에서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실사과정에서 제시하였던 전주정보영상진흥원 내의 일정 공간을 처음과는 다르게 각각의 서로 떨어진 여러 공간을 끼워 맞춰서 독립적이고 실질적인 기능을 전혀 발휘할 수 없는 형태로 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영상도시를 말하며 현재 관(官)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일련의 영상관련 사업들이 지역시민의 의식 및 문화적인 인식의 성장 없이 산업적 마인드에 치중한 채 지역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경제적 수익을 창출해 줄 것처럼 선전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어떤 성과를 남겼나? ‘지역의 공공적인 문화기반 시설’로서 디지털 기자재와 공공의 지원에 근거해서 제작 및 교육을 지원 해주고 상영공간을 갖추며 지역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며 발전 해온 시민사회단체들이 주도 할 <전주시민미디어센터>는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을 따라잡으며 민주적인 지역 영상문화 건설에 핵심적인 근거지며, 21세기 공공적 지역 문화 인프라의 핵심적 근거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官)에서도 힘든 3억이라는 자금을 지원 받은 사업을, 여러 지역에서 선망 어린 시선을 보내며 부러워하는 사업을 갈기갈기 찢겨진 공간에서 해 보라며 우리는 할 일 다 했다고 말하고 있는 전주시의 태도에 실망을 금할 수밖에 없다. 지역시민을 기초로 하는 지역의 기본 인프라와 기본적인 문화적 토양의 마련 없이 근시안적으로 단기간에 실적 올리기에 급급한 전주시의 영상산업에 대한 관점의 재점검과 함께 지역 시민의 영상문화에 대한 기본적 토양을 마련하고 미디어를 통한 미디주의 구현에 참여 할 시민을 육성하는 전주 시민미디어센터의 조속한 공간마련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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