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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9 | [특집]
구도심활성화와 전라감영복원
이창현 / 서울에서 태어났다. 조선대학교에서 도시계획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전북발전(2004-09-14 07:06:17)
구도심활성화와 전라감영복원 이창현 / 전북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전라감영복원에 대한 논의가 최근에 주요 이슈중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전라감영은 전남과 제주까지 관할하던 전주의 상징성에서, 그리고 충청ㆍ경상ㆍ강원감영 등 타 지역의 복원사례를 통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와 같은 전라감영복원은 흔히들 전주시의 구도심활성화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고 얘기가 되곤 한다. 이는 전라감영에 대한 복원논의가 도청이전계획과 비슷한 시점에 발표되어 도청부지활용방안이 전라감영복원방향으로 결정되었기 때문일 것이며, 아울러 현 도청사가 이전하게 되면 도심공동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염려가 내재되어 있다. 그러면서 전주의 역사성과 전통성을 살린 새로운 도시공간으로 조성하여 도심의 활력을 되찾는 전환점으로 삼고자 하는 의도 또한 배제할 수 없는 현실이다. 도시가 인구성장을 거듭하여 대도시화되면 기존 도심의 기능을 보완하거나 특정기능을 전담하는 새로운 도심, 즉 부도심이 필연적으로 필요하게 되며 이에 따라 조성되는 신도심으로 인하여 구도심이 쇠퇴로 이어지는 경우가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도시들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도시현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한 점은 구도심 공동화 등의 문제해결을 위한 획기적인 아이디어 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추측컨대 일종의 신도심이라는 그릇 속에는 해당 시대의 유행과 도시민들이 새롭게 요구하는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담고 있거나 담을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서 일부 기능이 기존 도심보다 우위에 있는 경우가 흔히 존재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전주시는 구도심활성화지원조례를 제정ㆍ공포하고 4대문 안에 일반건축물, 특정거리에 특정건축물, 문화시설 및 공공시설 건축시 일정 재원을 지원하고 있는 등 구도심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놓고 시행하는 노력과 의지가 분명하다. 그러나 원도심(필자는 구도심이라는 단어가 기존의 도심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으면서 새롭게 기능을 회복하기 어려운 도심으로 인식되는 선입견이 함축되어 있는 단어라는 점에서 원도심으로 표현하고자 함)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현 도청사부지의 전라감영복원에 대한 인식이 곱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이해당사자인 지역상인들은 생존권문제로 전라감영복원을 소극적 정책으로 생각하고 있고, 전주시도 적극적 개발수법은 아니지만 상실된 기능의 회복과 노후건축물의 재생에 초점을 둔 부분적 도심재개발(rehabilitation) 방식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전라감영터를 문화재청의 국가사적으로 지정받을 경우 문화재보호법에 의거하여 전라감영 주변지역에 대한 보존 및 소극적 개발이 유도될 것이라는 우려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도시전체에 이익이 될 것으로 판단되어 추진된 신도심의 의도적 개발이 원도심의 정체 및 쇠퇴현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과는 달리 전라감영 복원과 원도심활성화는 이율배반적 매카니즘에 놓여 있기는 하지만 신ㆍ구도심에 의한 오류를 두 번 다시 답습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플러스섬게임이 되어야 한다. 현재의 전라북도 지정기념물인 전라감영지를 국가 사적으로 지정하지 않고 복원할 경우 전라감영 주변지역의 규제가 강화되지 않아 원도심활성화의 거점으로 삼고자 하는 의도에는 부합될 수 있으나, 사적 지정 없이 복원사업이 추진된다면 지방비 확보 등 재원마련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에 지혜의 결집이 요구된다. 끝으로 전라감영 복원에 국한된 시각보다는 원도심활성화라는 넓은 주제를 중심으로 현재까지 논의되어 왔거나 현 단계에서 고려될 수 있는 몇 가지의 대안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원도심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도심권내의 건축물의 보완 및 신축 등에 중점을 두되, 전라감영과 함께 신도심에 필적하면서 상충되지 않는 대규모의 특정기능을 도입하여 활성화의 거점으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본다. 또한 사람과 문화가 중시되는 전주시의 보행자 중심체계는 차량접근의 불편 등으로 인해 상업활동이 저해되고 기능 축소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에 이의 보완책으로 원도심권역에 대규모 공용주차장을 설치하고 전주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전철망을 원도심권역과 적절히 연계시키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리고 전주시의 전통문화중심도시로서의 면모와 영상문화산업수도로서의 역할을 원활히 수행하고자 하는 일련의 추진전략 차원에서 특정거리 조성의 지속적 추진과 함께 한옥마을, 전동성당, 풍남문, 걷고싶은 거리 등 원도심의 물리적 시설을 중심으로 전통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들 문화이벤트가 연중 개최되도록 하여, 네트워크화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타 지역의 감영복원 사례에도 있듯이 전라감영 지하를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될 수 있으나 무엇보다도 원도심활성화의 가장 큰 관건중의 하나는 원도심내 지역상인과 지역리더들이 자체방안 모색을 위해 노력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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