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7 | [새책 및 새비디오]
새책과 새비디오
문화저널(2004-08-09 11:29:25)
『자본론 범죄』 (칼 마르크스 지음 이승은 옮김, 생각의 나무 펴냄)
<공산당 선언>을 쓴 칼 마르크스와 동명이인인 칼 마르크스가 쓴 책, 마르크스에 대한 자신의 애증을 기괴하고 음흉스러운 추리소설 형식으로 풀어냈다.
어느 날 편집자가 우연히 입수하게 된 낡은 수첩이 <공산당 선언>의 칼 마르크스가 쓴 일기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개되는 살인사건이 주된 이야기. 마르크스가 직접 썼다고 추정되는 일기를 병치하고 액자식 구조를 가미해, 마르크스의 개인사를 소설로 쓴 듯한 책이다.
작가는 책을 통해 ‘만약 칼 마르크스가 영원히 죽지 않는다면? 그 옛날의 엄청난 거부들이 지금 노숙자로 산다면? 록펠러가 슈퍼마켓 주차장에서 일한다면? 오나시스가 모나코의 항구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구걸하고 있다면?’ 역사는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가를 묻는다.
『아버지의 총』 (이네 살림 지음 유정애 옮김, 한빛문화사 펴냄)
최근 영화 ‘Vodak lemon'으로 2003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산마르코 상을 수상한 이네 살림이 자신의 유년 시절과 사담 후세인이 권력을 장악한 이후부터 그가 17세에 이라크를 도망치기 전까지의 자기 집안 이야기를 담담하게 써 내려간, 한 쿠르드족 소년의 슬픈 이력이다.
이 책의 주인공 아자드는 몇 년 동안 이태리에서 살았지만 체류증을 얻지 못했다. 조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신분으로 아버지 쉐로 살랭 말레이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어머니 에이베는 이라크 폭압으로 왼쪽 시력을 잃었다. 2003년 4월 9일, 연합군이 이라크로 들어가 사담 후세인의 체제는 무너졌다. 그렇지만 그는 아직도 그와 그의 가족들은 함께 살지 못한다.
『살인자의 건강법』 (아멜리 노통 지음 김민정 옮김, 문학세계사 펴냄)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촌철살인의 대화감각으로 사랑 받고 있는 프랑스 작가 아멜리 노통의 데뷔작. 죽음을 앞둔 대문호가 문학기자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허위에 찬 기자들의 세속적 관심에 대해 주인공인 대문화 타슈는 무참한 응징을 펼친다. 타슈는 자신의 책을 제대로 읽지도 않은 채 그저 죽어가는 유명인사를 인터뷰한답시고 달려온 기자들을 잔인하기 그지없는 언변으로 차례차례 응징한다. 하지만 마지막 인터뷰가 시작되면서 상황은 반전된다. 타슈의 작품을 한 권도 빼놓지 않고 다 읽은 젊은 여기자 니나가 괴팍스럽기까지 한 대문호화 한치의 양보도 없는 설전을 벌이게 된 것이다. 작가와 기자간의 불꽃 튀는 이야기 공방은 대문호의 유일한 미완성작인 ‘살인자의 건강법’응ㄹ 놓고 더욱 거세진다.
『책 죽이기』 (조란 지브코비치지음 유향란 옮김, 문이당 펴냄)
지구상에서 가장 지적인 존재이면서도 제대로 된 대접 한번 받아 보지 못하고 생을 마감해야 하는 책의 일생을 유머러스하면서도 시니컬하게 그린 소설. 우리나라에는 처음 소개되는 유고슬라비아의 작가 조란 지브코비치의 작품이다.
'책'이 주인공이 되어 한 권의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며, 어떤 대접을 받다 생을 마감하는지의 전 과정이 묘사되어 있다. 이와 함께 책의 운명을 좌우하는 출판사 사장, 문예대행인, 편집자, 인쇄소, 서적상 등이 만들어내는 책과 관련된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우리 출판현실과 너무나 닮아 있어 큰 공감을 이끌어 낸다.
특히 인간과 책의 관계를 '남자와 여자'로 비유한 발랄한 표현들과 책의 탄식, 하소연 그리고 비분강개는 독자들이 즐거운 기분으로 공감하게 한다.
새비디오
<스트레이트 스토리 TE>
실화를 바탕으로 거장 데이빗 린치가 가족애와 인생을 심도 있게 다룬 영화다.
73살의 앨빈 스트레이트는 언어 장애가 있는 딸 로즈와 단 둘이 아이오와 시골에서 살고 있다. 어느 날 빈집에 혼자 있던 앨빈은 갑자기 마루에 쓰러지게 되고 이웃들이 몰려와 병원으로 데려가려 하지만 끝까지 자신의 힘으로 일어나겠다고 고집을 피우고, 다음 날 의사를 찾아간 앨빈은 보행기를 착용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는다. 갈수록 노쇠해지는 몸이지만 정신력으로 버티던 앨빈은 어느 날 형이 중풍으로 쓰러졌다는 전화를 받는데...
1999년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성과 2000년 아카데미 영화제 최우수 남우주연상, 골든 글로브 최우수 작곡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던 작품. 인디펜던트 스프릿 어워드에서는 뉴욕 비평가 협회 최우수 남우주연상과 최우수 촬영상을 받았다.
<라이어>
인물 수려하고 성품 착한 택시업계 얼짱 타이틀 보유자 정만철은 정 많고 사람 좋은 성격 탓에 두 여인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지만, 타고난 책임감으로 둘 모두에게 행복을 주고자 1년간 눈물겨운 생활을 하게 된다. 남보다 두 배는 행복해야할 그의 생일날, 항상 주도면밀히 두 여자와의 사랑을 지켜온 그가 우연한 사고로 현상 수배범을 잡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마는데... 병원에서 눈뜬 그의 눈앞에 ‘용감한 시민’을 취재하겠다며 카메라 플래쉬와 방송국 카메라들이 몰려온다.
특유의 애드립과 타고난 능청스러움으로 물오른 연기를 펼치는 공형진, 양다리 걸치는 택시업계 얼짱 역할을 맡아 야심차게 코믹연기에 도전장을 던진 주진모, 코믹 연기의 대가 손현주와 임현식 등이 출연하여 폭소를 자아낸다.
<스컬스3>
테일러 브룩스는 스컬스의 일원이었던 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그녀의 오빠는 스컬스에 합격한 뒤 불확실한 이유로 죽음을 맞았다. 테일러는 오빠의 죽음으로 인해 상심하고 있는 아버지를 위해, 남자 회원만을 뽑는 관행을 무시하고 그룹의 허점을 파악해 결국 스컬스에 가입한다.
하지만 이런 테일러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고, 특히 상급생 로저는 사사건건 그녀를 괴롭힌다. 그런데 신입 회원들의 시험통과를 위한 기념 파티가 열리던 날, 테일러의 이메일을 받았다며 찾아온 그녀의 남자친구 에단이 다음날 아침 주검이 되어 발견된다. 이 일로 테일러는 수사를 받게 되고, 스컬스 조직의 힘으로 곧 풀려나지만 스컬스 출신의 사업가 나단 로이드는 이 일을 가지고 테일러와 의원인 그녀의 아버지를 협박해 부정행위를 하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이 곧 거대한 음모에 휩쓸렸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퍼펙트 블루>
일본 애니메이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여성 삼인조 그룹 차무. 그 멤버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미마는 자신의 현재 위치에 만족하지만, 그녀의 매니지먼트사는 음반만 팔아서는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그녀를 배우로 만들 계획을 세운다.
미마의 마지막 콘서트 날, 그녀의 광적인 팬들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그녀는 이별을 고한다. 그후 미마는 스릴러 드라마 ‘더블 마인드’에 출연하지만 한 회당 대사 한마디 정도가 고작. 게다가 그녀의 변신을 배신으로 여긴 팬들은 그녀의 집으로 ‘배신자’라고 쓰여진 팩스를 보내고, 메니지먼트사 대표는 미마에게 온 편지를 뜯다 편지가 폭발해 다치는 사고까지 당한다. 그러던 중 미마 앞에 또 다른 미마가 나타나고 이때부터 미마에게 알 수 없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