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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7 | [매체엿보기]
“갈등과 논란을 부추기는 뉴스”
서정훈 전북민언련 간사(2004-08-09 10:31:49)
한 불교신자의 양심적 병역거부로 촉발된 논란이 지난 5월21일 법원의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무죄판결로 더욱 더 뜨거워지고 있다. 인권사에 큰 획을 긋는 판결이라는 평가와 함께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행위라는 평가까지 판결에 대한 사회 반응은 찬?반 양론으로 나뉘어져 있다. 하지만 최근 방송의 모습은 이번 판결의 의미나 사회적 합의점을 살펴보기보다는 찬반 대립으로 인한 갈등을 부각하는데 머물렀다는 지적이 있다.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은 사안일수록 언론의 신중한 보도와 사회 통합기능이 무엇보다도 요구되어진다는 사실에 대한 아쉬움이 그것이다. 지난 21일 판결 이후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의 방송3사의 저녁종합뉴스의 모니터 보고에 따르면 ‘오늘 판결은 지금까지 병역 거부자를 처벌해 오던 판례를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어서 병역거부를 둘러싼 논쟁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KBS)며 이번 판결의 의미를 살피기보다 '논란'을 전하는 수준에 머무르는 한편 ‘오늘 하루 종일 이 법원 판결을 놓고 시민과 네티즌들 사이에 열띤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MBC)는 단순한 찬반 의견을 보여주는데 그쳤다. 또한 SBS같은 경우는 ‘양심적인 거부와 양심을 빙자한 회피 그리고 병역 의무의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과 파문이 예상 된다’며 법원판결에 대한 논란뿐만 아니라 '양심빙자 회피', '병역 의무 형평성' 등으로 타방송사에 비해 논란거리를 적극적으로 확대했다. 이와 같이 방송3사의 보도형태는 아직까지 우리사회에서 생소한 단어인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기본내용이나 그 사회적 대안을 찾기보다는 사회적 갈등이나 논란을 더욱 더 부추기는 형태를 띠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논란에 초점을 맞춘 보도가 '양심적 병역거부'에 부정적인 여론을 더욱 비중 있게 다뤘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남자 모두가 자기 양심에 따라 병역의무를 거부한다면 이 나라는 누가 지킬 것인가?’(KBS)라는 재향군인회측의 감정적인 성명을 그대로 전하는 등 무죄판결 반대에 힘을 싣는 한편 ‘오늘 1심법원의 이 무죄판결이 항소심에서도 그대로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MBC)는 무죄판결에 부정적인 입장에 비중을 뒀으며 ‘특히 종교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사상 등 다양한 이유를 내건 병역 거부자가 속출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대안으로 제시한 대체복무제도 우리 현실에는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SBS)는 등 국방부와 병무청 측의 입장만 그대로 보도하는 등 보도의 균형에 있어서 매우 편향되었다는 지적을 받기도 헸다. 언론의 기능은 사회적 논란에 대한 사실보도 뿐만 아니라 그 논란에 대한 해결방안이나 대안을 제시하는 시청자들의 판단의 근거를 제시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양심적 병역거부자 무죄판결을 보도하는 방송은 논란에만 초점을 맞췄을 뿐 왜 일부 입영 대상자들은 처벌을 감수하면서까지 병역을 '거부'하는지, 양심적 병역거부가 '병역 비리'나 '병역 기피'와는 어떻게 다른 것인지, 외국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등 기본적인 판단의 근거들에 대한 제시는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다. 최근 들어 대체복무제나 여호와의 증인 등 병역거부자의 가족문제 등 시사보도프로그램의 심층적 접근은 그래서 더욱 더 환영 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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