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 네비게이션


분야별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2004.7 | [문화시평]
오감(五感)도 감각의 음악인가! 삶의 소리인가!
송영국 / 백제예술대학 전통예술학과 교수로 있으면서 민족음악학보 대표, 한국축제문화컨설팅연(2004-08-09 10:22:16)
문화저널에서 전화가 와 2004년 6월 4일 금요일 저녁 7시30분에 한국소리의 전당 연지홀에서 연주되는 오감도 공연을 보고 원고를 부탁한다는 전화를 받고, 약간은 망설임이 있었다. 왜냐 하면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만 알고 있던, 오감도라는 퓨전(fusion)연주단체가 연주회를 한다고 해서 기존의 퓨전연주와 별 차이가 있을 까! 하는 예상과 그 동안 퓨전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연주하는 단체들을 많이 보았지만, 마음에 드는 연주회를 감상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무슨 글을 써야하는지 감(感)이 잡히지가 않아서였다. 또한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에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다는 사명감으로 퓨전에 도전하는 연주집단들을 보기도 하였고, 개인적 욕망으로 퓨전에 도전을 하는 사람들이 퓨전음악에 대한 기본적 자세도 없이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보지” 하는 가벼운 생각으로 접근하면서 시작을 하지만, 금방 포기하고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슬그머니 본인의 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실망이 많아서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것도 한 못하는 부분이었다. 하여든 저녁을 대충 먹고 소리의 전당으로 발길을 옮기면서 연지홀 입구에서 젊은 관객들과 만나게 되었다. 원래 퓨전이라는 음악양식은 미국에서 재즈, 록, 팝 따위의 요소와 스타일이 혼합되거나 융합된 것으로, 1970년대 백인 재즈 음악가들 사이에서 발생한 용어이고, 특히 전기 악기나 전자 악기에 의한 새로운 음색을 특징으로 하는 것이다. 지금은 동서양의 음악양식을 혼합한다는 의미에서 사용되고 있고, 특히 젊은 세대 음악가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퍼지는 양식이기 때문에 당연히 젊은 관객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마 그래서 연지홀 입구에 젊은 관객들이 많이 입장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면서 공연을 관람하기 시작하였다. 첫 곡 ‘봄바람’을 시작으로 ‘운암가는 길’, ‘열정’, ‘Midnight run’, ‘미지의 세계로’, ‘널 그리며’, ‘못다 한 이야기’, 그리고 찬조출현으로 타악 연주단 동남풍의 공연으로 오늘 공연의 순서가 짜여 진행되었다. 먼저 이들의 연주곡에 대한 서평을 하기 전에 왜 이들과 같은 퓨전을 하고자 하는 연주단과 크로스오버(cross over)를 외치는 연주단체들이 날마다 생겨나는 것인가!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음악은 절대 고여 있는 물과 같지 않다. 계속 흘러내려 가야하고 지형이 변화하면 새로운 물길을 찾아 흘러내려간다. 비록 새로운 물길이 넓은 바다를 만나 물의 성분이 변화하지만, 물은 절대 고여 있으면 썩는다. 혹 새로운 물길을 찾아 흘러가지만, 바다로 가지 못하고 웅덩이에 고여 있을 수도 있고, 수천 길 지하 동굴로 떨어져 자신의 흘러가야할 방향을 못 찾고 헤 메여도 산골짜기의 조그만 시냇가에서 출발한 물을 계속 흘러 내여 갈려고 한다. 음악도 항상 변화하고 움직이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와 새로움을 찾아 움직이는 과정에서 퓨전, 크로스오버라는 방법을 시도하는지 모르겠다. 하여든 우리들은 이러한 새로운 도전을 추구하는 시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해야 한다. 만약 음악이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보자 그 음악은 죽은 음악이고 생명력을 상실한 음악이다.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은 전통음악은 변화가 없는 음악 중 하나인데, 죽은 음악이냐고 혹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는데, 누가 전통음악이 변화가 없다고 정의할 수 있느냐! 음악은 전통음악일지라도 분명 연주는 지금의 우리들이 연주하기 때문에 변화가 없다는 말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하여든 새로운 음악의 시도를 이야기 하다가 잠시 다른 이야기로 갈려고 하니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자. 둘째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국에도 상당 수 입국하여 산업현장에서 3D업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들이 한국에서 제일먼저 배우는 한국말 중 하나가 “빨리빨리”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들은 어떠한 새로운 음악양식이나 출발에 너무나 많은 것을 기대하고, 요구하며, 자신과 이견을 달리할 경우 아주 어설픈 음악으로 치부하거나 매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음악장르가 정착하는데 몇 년이 걸리는지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 지 궁금하다. 1116년 예종 11년에 중국에서 수입한 공자묘가 조선의 문묘제례악으로 정착하는데 최소한 341년이 소비되었다. 이것도 최소한이다. 그렇다면 지금 새롭게 출발하는 퓨전이나 크로스오버라는 음악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정착될지는 독자들의 생각이 맡기고자 한다. 그래서 지금은 비판보다는 새로운 방안과 방법을 제시하는 단계가 적절할 것이다. 다시 연주회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작곡가는 전자음악에 능숙하고 또한 한국음악을 학습하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접시에 쌀밥을 담을 것인지, 아니면 놋그릇에 스테이크를 담을 것인지 명확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감도가 말하는 코리안월드뮤직(Korean World Music)이 되기 위해서 무엇을 선택해야 해야 하는가! 만약 접시에 쌀밥을 담을 생각이라면 누구가가 기술한 어설픈 뒤범벅일 것이다. 나는 오감도가 다른 사람의 작품을 표절해도 좋고, 흉내 내도 괜찮다. 지금의 한국의 음악현실에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야하는 입장에서 그것도 터부(Taboo)시하는 한국음악과 대중음악을 연결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또한 습작은 새로운 창작을 하는 전(前) 단계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계를 지나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간다면 또한 이 시대의 음악으로 생존 할 수 있다면 지금의 비평에 대해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음악회는 연주자의 사회로 자연스럽게 진행되어 관객과 호흡하고자 하는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벌써 청탁받은 원고 량 보다 지면의 수(數)가 넘어가는 것 같아서 오감도에 남기고 싶은 말을 하면서 끝내야 할 것 같다. 누구를 위해 음악을 할 것이며, 오감도가 말하는 것처럼 진정한 인간의 오감(五感)을 통할 수 있는 음악으로 남아주기를 바란다. 인간의 오감이 잘못해석하면 감각적 의미만을 추구하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들의 삶의 오감은 먼 옛날 산조(散調)를 통해 추구하고자 하던 음악세계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