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6 | [시]
오동꽃에 입맞추다
김영춘:
1957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났했으며 원광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88
년(2004-06-12 12:00:56)
오동꽃에 입맞추다
눈뜨는 사월,
부산을 떨며 제 살림을 챙겨 가는
풀꽃들을 바라보다가
홀로 목 메이다가
옹졸하게
늙어진 뒤의 일이나 생각하였네
무엇을 기다렸을까
푸른 오동 한 그루
뜻이 부러진 자리에서 움을 티우더니
오늘은 포룜한 몇 송이 꽃을
머리에 달고 서 있네
기다림이란
시간의 바깥에서 자라는 나무였는가
사람도 떠난 자리에서 다시 피었으니
늙어서도 그리울
마음 속이 서늘한 여자사람이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