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6 | [건강보감]
코골이는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는 질병
박 종 권 / 김양박이비인후과 원장(2004-06-12 09:42:04)
“코고는 소리 때문에 아내가 한방에서 잠을 못 잔다.” “잠자고 나서도 개운하지 않고 머리가 아프다.” “낮에도 졸려서 일을 하거나 운전을 하는데 방해가 된다.”
이런 말들은 잠을 잘 때 심하게 코를 골거나 잠시 동안 숨을 멈추는 일이 자주 있는 사람들에게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사람이 잠을 자는 동안 숨을 쉬면서 들이 마신 공기는 코와 목구멍을 거쳐서 폐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렇게 공기가 기도를 지나면서 어느 부분이든지 좁아진 부위가 있으면 그 부위를 지나면서 공기흐름이 빨라지게 되고 저항이 증가되어 좁아진 부위 주변의 점막이 떨리게 됩니다. 이렇게 점막이 떨리면서 나는 소리가 바로 코골음 소리입니다.
특히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에게서는 코를 골다 `컥`하고 숨이 막혀서 한동안 숨을 쉬지 않다가 갑자기 `후`하고 숨을 몰아쉬는 현상이 자주 나타납니다. 이렇게 숨이 멎는 상태가 10초 이상 지속되면 무호흡이라고 합니다.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에게서는 거의 대부분 무호흡이 발생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잠자는 동안 숨쉬는 것이 힘들어서 잠자리가 몹시 험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코고는 사람들은 잠자려고 눕기만 하면 곧바로 잠들고 낮에도 항상 졸립고 머리가 개운치 않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집중력, 판단력이 떨어지고 성격이 변하거나 성생활에 장애가 오기도 합니다. 또한 이렇게 코를 골면서 무호흡이 발생하는 상태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 잠자는 동안 산소가 부족한 현상이 나타나서 심장에 무리가 따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고혈압과 부정맥 등 심장병이 발생할 확률이 일반인보다 훨씬 높으며 드물긴 하지만 잠자는 동안 갑자기 숨을 거두는 `돌연사`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코를 곤다는 것은 더 이상 숙면의 대명사이거나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의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 할 수 있는 `질병`인 것입니다. 이러한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증은 수면 방법이나 생활 습관의 변화를 줌으로써 개선될 수 있습니다.
첫째, 옆으로 누워서 잔다. 이렇게 하면 인후부의 구조물들이 아래로 쳐져서 공기 통로를 막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둘째, 술과 약물을 금한다. 술과 진정제. 수면제 그리고 항히스타민제 같은 약물들은 호흡을 느리고 얕게 하며 평상시 보다 인후주위의 근육들을 이완시켜 공기통로를 막기 때문입니다.
셋째, 체중을 줄인다. 과다 체중인 사람은 목 주위와 폐에 압력을 가해져서 호흡이 더 어렵게 됩니다.
넷째, 규칙적인 운동을 한다. 운동은 체중감량에 도움을 주고 근육을 보다 탄력 있게 유지하며 폐의 활동력을 증진시켜 줍니다.
이 같은 노력으로도 개선이 되지 않는다면 이비인후과적인 수술을 통해 증상을 치료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