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5 | [문화저널]
독자와 함께
이세명/ 전주시 덕진구(2004-05-23 14:36:41)
분권화된 문화를 기대하며
미국 팝음악에 조금 빠져있었던 적이 있다. 그때 미국음악은 지역마다 참 다양하게 분권화, 특색화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예를 들어 힙합, 랩 음악도 동부지역과 서부지역의 음악 색깔이 다르고 재즈는 어디가 유명하며 다른 지방에서는 또 다른 색깔의 재즈도 발전했고 시애틀에서는 좀 다른 락 음악이 시도되었다는 등의 음악소개를 디제이로부터 듣고 왜 우리나라에서 음악을 하는 친구들은 모두 서울로 올라가는 현상이 일어날까 하고 의구심을 가졌다.
이 잡지를 친구로부터 소개 받아 석 달째 접하고 있다. 다양한 읽을거리도 있고 여러 가지 유용한 문화상식 혹은 안내를 받을 수 있어 만족하고 있다. 서울의 잡지들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 우리 지역에서 발로 뛰며 활동해 주는 이런 매체가 있다는 데에 고맙다. 우리 지역에서 문화에 목말라 있는 많은 이를 위해 더욱 정진해 주길 바란다.
한 가지 바라고 싶은 점이 있다면 문화의 소개지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분권화를 위해 좀 더 힘써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청소년들이 펼쳐 나갈 수 있는 문화의 장을 제공하며 우리 지역 문화를 선도하는 주역으로 커가는 데 도움이 되어 주면 어떨까. 어렵겠지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기획물을 제작하여 지면을 좀 더 다양화 해주었으면 싶기도 하다. 그 학생들이 우리 지역 문화의 일꾼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려봄직도 하다. (김민중 / 전북대 영문과 4학년)
사라져가는 장날 풍경 아쉬워
문화저널을 손에 받아 든 순간 가장 먼저 찾게 되는 지면은 문화 달력이다. 우리 지역에서 열리는 전시나 공연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길잡이 역할을 한다. 이번 4월 호는 여느 달보다 풍성한 행사에 놀라웠다.4월이 되어 여기저기 피어난 꽃처럼 전주국제영화제와 풍남제 등 다양한 문화현장에 내가 얼마나 갈 수 있을까하는 가늠을 해 보는 것으로 나의 문화생활을 되돌아보게 한다.
특히 이번 호에 나온 풍남제와 종이축제, 전주국제영화제에 관한 정보는 우리지역에서 일어나는 축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지루한 구성과 어렵게 느껴지는 내용은 축제라는 주제와 동떨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는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싱싱한 정보들을 더 많이 채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4월호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기사는 무엇보다도 테마기획이었다. <장날>을 보면서 어릴 적에 외할머니를 따라서 갔던 재래시장의 풍경이 떠올라 한참을 옛 추억 속에 잠겨있었다. 마냥 신기하던 쌀 뻥튀기의 고소한 튀밥과 흙이 그대로 묻어난 싱싱한 야채 냄새와 비린 생선 냄새가 거리를 두고 나던 정경이 떠올랐다. 마트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덤을 얻을 수 곳, 사람들 살아가는 냄새가 가장 생생하게 느껴지던 곳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생각에 다소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
어느 나라의 참모습을 보고 싶다면 시장을 가보라는 말이 있다. 거기에 그 나라 사람들의 가장 생생한 삶의 현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스한 봄날, 푸진 남도의 장에 가서 구수한 인심의 주인이 가득 채워준 순대국 한 그릇에 걸쭉한 막걸리 한 잔 불러일으키는 기사였다.
내가 문화저널을 통해 회상에 잠길 수 있는 잔잔한 즐거움과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는 유익함을 받았듯이 더 많은 사람들이 5월의 문화저널로 문화의 향기를 만끽하길 바란다. (이세명 / 전주시 덕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