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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5 | [문화시평]
튼튼한 텃밭에 꽃이 핀다.-전북도립국악원 목요국악예술무대
심인택/1954년 충남 출생. 서울대 국악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전북도립국악원과 전(2004-05-23 14:02:08)
전북도립국악원 예술단 목요국악예술무대가 돋보인다. 2004년을 맞이하여 3월부터 시작된 ‘목요국악예술무대’는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30분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리고 있다. 현재 도립국악원 예술단은 관현악단, 창극단, 무용단으로 구성되어 있고, 목요예술무대는 첫주에 창극단, 둘째주에 무용단, 셋째주에 세 단체 종합, 그리고 넷째주는 관현악단을 중심으로 공연을 하고 있다. 참으로 오랜만의 활성화 된 도립예술단의 모습이다. 장기간 침체의 늪에서 헤쳐 나와 단원들의 활기찬 모습을 볼 때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또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수부 역시 연수생들의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도립국악원이 도민을 위한 교육과 공연이 이제는 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도립국악원의 모습은 2004년 초 각 단체의 단체장(관현악단장:유장영, 창극단:전정민, 무용단:문정근)이 결정되고, 이어 각 단체의 결원 단원을 충원한 것이 도립 예술단과 교수부의 기능을 정상화하는데 크게 기여했으리라 생각된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단원들의 힘찬 기운과 발걸음을 보면서 몇 가지 도립예술단의 공연 내용과 공연장의 선정에 관하여 첨언하고자 한다. 첫째로, 현재 진행 중인 ‘목요국악예술무대’가 상설공연인지 또는 기획, 정기공연인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일반적으로 상설공연은 소규모의 종합무대(악,가,무)를 마련하여 불특정 다수 청중을 위하여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공연하는 경우를 말하고 있다. 물론 창작음악도 연주에 편성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설공연은 여러 악단(관현악단, 창극단, 무용단, 타악 등)이 함께 설치되어 있는 국공립국악원체제에서는 가능한일이다. 다만 국공립악단체제에서는 상설공연보다는 기획,정기공연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다. 예를 들어 서울국립국악원의 경우 화요상설, 목요상설은 일반 전공자들을 위하여 마련한 상설무대이며 토요상설은 국립국악원 연주단원들이 공연하는 상설무대인 것이다. ‘화요상설’은 대관과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개인의 독주중심의 전통음악, ‘목요상설’은 대관과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실내악중심의 창작음악을 공연하는 상설무대이다. 공연 내용에 따라서는 공연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기도 한다. ‘토요상설’은 국립국악원 연주단원들이 전통음악의 모든 부분을 공연곡목으로 세분하여 1년 동안 매주 토요일 오후에 공연을 하고 있다. 즉 ‘화요상설’과 ‘목요상설’은 연주자와 청중이 공연 내용에 따라 구분될 수 있으며, ‘토요상설’은 불특정 다수의 청중을 위한 공연무대인 것이다. 그래서 공연시간도 토요일 오후5시로 정한 것이다. 그 밖의 공연은 정기, 특별, 기획으로 나누어 공연을 하고 있다. 남원국립국악원의 경우 토요상설 무대는 서울국립국악원의 토요상설무대와 성격을 같이하고 있으며, 수요일은 판소리 완창무대를 마련하고 있다. 전북도립예술단의 경우 명인홀에서 공연되고 있는 ‘목요국악예술무대’가 어떠한 성격의 무대인지 규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현재 진행과정을 좀 더 발전적으로 확대 해 본다면 청중을 특정 다수의 청중과 불특정 다수의 청중으로 구별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 도립예술단에서는 불특정 다수의 청중을 위하여 현재의 ‘목요국악예술무대’를 ‘토요상설무대’로 바꾸고 공연시간도 토요일 오후 낮 시간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토요상설무대’가 현실적으로 필요한 이유는 점차적으로 주 5일제 근무가 일반화되고 있다는 점, 어린이 또는 중고등학생들이 평일 저녁에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는 점, 토요일 오후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소리의 전당이 좋다는 점, 연로한 분들이 밤에 교통편도 좋지 않은 소리의 전당을 왕래하기가 어렵다는 점 등이다. 우리음악의 청중이 점차 젊어지고 있다는 것은 바람하나 그렇다고 연로한분들에게 우리음악 감상기회를 넓혀주지는 못하더라도 토요일 오후 우리음악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드린다면 밤 시간보다는 낮 시간이 효율적이라는 점이다. ‘토요상설무대’의 공연내용도 전통음악을 중심으로 하는 연주곡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도립국악원의 설립 목적 중에 있는 전통음악의 보존과 계승을 위하여 공연 내용을 깊이 있는 전북지역 전통음악의 내실화가 사실 도립예술단 입장에서는 시급한 과제이기에 ‘토요상설무대’를 통하여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관현악단, 창극단, 무용단이 따로 공연하는 ‘목요상설무대’는 연지홀로 공연장소를 옮겨 기획 또는 정기연주회의 성격으로 특정 다수를 위한 연주회로 정착 할 필요가 있다. 최소한 한달에 한번씩 각 단체가 공연을 한다면 한 단체가 1년동안 4번의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형공연(창극 등)은 지금까지 해 왔듯이 모악당을 사용한다면 도립예술단의 공연 면모와 위상을 새롭게 할 수 있으리라 본다. 다시 도립예술단의 공연장과 공연 내용을 구분하여 보면 모악당-- 대형 공연물(창극 등) 연지홀-- 각 3개 단체의 기획, 정기연주회 명인홀-- 토요상설무대(전통음악 중심의 소규모 공연) 각 시군 예술회관-- 기획, 특별 순회 연주 둘째로, 전북도립국악원이 전용극장이 없다는 점은 매우 애석한 일이다. 현재 주로 소리의 전당 명인홀을 도립예술단 공연에 사용하고 있기는 하나 공연 내용에 따라 극장규모가 달라져야 한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고 있다. 그나마 있던 덕진공원에 있는 도립국악원 공연장 마져 없어지니 도립국악원은 자체 극장이 없는 상태이다. 차제에 소리의 전당 명인홀을 전북도립국악원의 전용극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대안일 수 있다. 활짝 피기 시작한 꽃에 물을 꽃잎에 줄 수는 없다. 아무리 꽃잎이 예뻐도 뿌리가 든든하지 못하면 꽃은 금방 시들어버린다. 한송이 꽃도 예쁘지만 여러 송이가 제각기 주제별로 어우러질 때 우리는 더 큰 환호성을 지른다. 도립예술단의 힘 찬 발돋음을 보면서 제일 안타까운 점이 바로 터 밭을 제대로 준비해 주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가구는 집의 규모에 의하여 결정된다. 도립예술단의 ‘목요국악예술무대’를 지켜보면서 우선 도립예술단의 공연장부터 해결하여야 한다는 생각과 차후 도립예술단의 공연 방향을 나름대로 생각한 것을 적어보았다. 우리음악의 연주와 감상을 위하여 넉넉하게, 즐겁게,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연주자나 청중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또한 관현악단의 연주를 감상할 때마다 연지홀에서는 단원부족으로 인하여 발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점, 명인홀에서는 비좁은 무대로 인하여 발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도 다시 점검을 하여야 할 것이다. 왜소함보다는 넉넉함이 우리의 마음과 몸을 살찌게 하리라 본다. 도립예술단의 발전적인 ‘목요국악예술무대’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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