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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4 | [문화저널]
제 4회 전주시민영화제 개막식
문화저널(2004-04-20 16:04:54)
'ctrl+alt+del' 거짓된 열정을 지우고 뜨거운 지성을 조율하라 제 4회 전주시민영화제 개막식 지난 3월 23일, 사위가 어두워지자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 위치한 전주시네마에 사람들이 속 속 모이기 시작한다. 전주시민영화제(조직위원장 조시돈) 개막식이 있는 날이었다. 삼삼오오 모여든 인파들로 개막식에 이어 개막작이 상영되는 전주시네마 3층은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 10여명에 이르는 스텝들의 발걸음은 분주하기 그지없다. 전주시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된 이날 전주시민영화제의 개막작은 우리나라 최초로 선덴스 영화제에서 ‘표현의 자유상’을 수상한 김동원 감독의 ‘송환’. 전주에는 상영관이 없어 시민들에게 볼 기회가 막혀있던 영화였다. 예상치 못한 시민들의 폭발적인 호응에 관람 티켓은 영화시작 30분전에 일찌감치 매진되고 영화제 측도 놀라는 분위기다. 어느 덧 4회 째를 맞이한 전주시민영화제의 영화제의 슬로건은 'Ctrl + Alt + Del'. 'Ctrl(control) your hot brain(뜨거운 지성을 조율하고)', 'sing Your Alternative view(대 안에 대해 언제나 이야기하고)', 'Delete your fake beating(거짓된 열정은 지워라)'라는 내부적 선언들을 함축하고 있는 이 슬로건은 결국 자신과 앞으로의 나날을 ‘RE:boot(재부 팅)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 같은 슬로건은 이번 영화제 기간동안 상영되는 영화들뿐만 아니라 외적 변화도 가져왔 다. 전주시민영화제는 올해부터 시민들과 좀더 함께 하는 영화제가 되기 위해 영화상영공 간을 ‘전주시네마’로 옮기면서 기간도 5일로 늘렸다. 영화제 기간 중 상영되는 영화는 총 98편 . 올해 처음으로 해외와의 교류를 통해 홍콩과 태국의 대표적인 독립영화도 초대해 상영했다. 조시돈 전주시민영화제 조직위원장은 개막식 개회사를 통해 “영상 전북은 안 된다는 까닭 없는 부정도 인정할 수 없지만 몇 백, 몇 천억을 쏟아 붓는다면 성공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도 턱없는 것이다”라며 “이런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영상이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결합되어야만, 이로부터 영상이 산업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힘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 라고 강조, 전주시민영화제에 대한 시민들의 꾸준한 관심을 부탁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특히 개막작으로 선정된 ‘송환’의 주인공인 장기수 할아버지들이 직접 참가 해 특별함을 더했다. 감독과의 대화시간 단상에 오른 김성식 할아버지는 “조그만 땅 덩어리 얼마나 좁습니까.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면서 살면 얼마나 좋아요. 젊은이들이 깨인 머리 로 조국의 통일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해 다시는 분단의 비극 으로 인한 희생자가 나와서는 안 됨을 강조, 전주시네마 3관을 가득 채운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전주시민영화제는 40대를 위한 ‘40대를 위하여’, 우리지역의 문제를 일반 시민들이 카메라로 고발한 ‘카메라의 눈’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27일까지 전주시네마에서 펼쳐졌다. 전주시민영화제 개막작 ‘송환’ 비전향장기수들과 함께 한 10년의 세월 전주시민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상영된 ‘송환’(감독 김동원)은 반 세기동안 지속되어 온 분단 체제의 비극 속에 희생된 비전향 장기수들의 이야기다. 영화는 영화 속의 ‘나’이자 감독인 김동원씨가 1992년, 북한의 정치공작원으로 남파되었다가 체포되어 30년 동안 감옥에서 모진 고초를 겪으면서도 그 자신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았던 비전향 장기수 2명과 한 마을에 살게 되면서 시작된다. ‘나’는 차차 이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이들을 쫓아다니면서 촬영하게 된다. 1992년 감독이 비전향 장기수 2명과 인연을 맺기 시작해 1993년 김영삼 정권 취임 후 전쟁 포로였던 이인모씨의 송환, 1999년 역사적인 6.15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2000년 5월 결국 북으로 송활 될 때까지 그들의 모습과 생활을 덤덤하게 다큐로 담아냈다. 전주시민영화제 개막식에서 김동원 감독은 “통일이 되지 않는다면 이런 아픈 역사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영화를 보고 나가시면서 통일에 대한 마음 한 움큼씩만 가져가시면 좋 겠다”라고 작품을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송환’은 2003년 서울독립영화제 대상과 올해의 독립영화상, 그리고 올해 초에는 2004년 한 국영화로는 최초로 선댄스 국제영화제 표현의 자유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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