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4 | [문화저널]
<3월 문화산책>
문화저널(2004-04-20 15:41:20)
=문학·출판
10년 기다림 끝에 도약 『섬진강 찔레꽃』
전하연씨가 처녀수필집 '섬진강 찔레꽃'을 내놓았다. 1995년 <창작수필>에서 '막사발'로 신인상을 받은 후 10년 만에 펴낸 수필집이다.
"등단이란 관문을 통과하고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서두르지 말자는 다짐에도 불구하고 문우들로부터 책을 받을 때면 저만 만년 지각생 같았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첫 수필집 『섬진강 찔레꽃』의 상재를 계기로, 저도 한계를 돌파하여 한 단계 도약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작가의 변(辯)이다.
'버리기 아까운 사투리', '은행을 주우며', '헌화가', '마음의 노래', '백작부인' 총 5부로 나뉘어진 이번 수필집에는 45편의 작품이 담겨있다. 자신의 모습이나 속마음을 드러내는 일에 망설임이나 빗댐 없는 작자의 솔직한 화법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30년 교육현장가의 수상집 『사랑하며 아쉬워하며』
30년 동안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해 온 강현욱씨가 『220일간의 만남과 사랑』, 『신문으로 본 IMF시대 7권(역)』, 『사진으로 보는 한·일 월드컵 1권(역)』에 이어 교단 수상집 『사랑하며 아쉬워하며』를 발간했다.
이번 수상집은 그가 교단 생활을 통해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느낀 것들을 그때그때 글로 풀어 엮은 것. 1970년 그가 첫 교직 생활을 시작하던 때부터 각 시대별로 달라진 학생들의 모습을 비교한 것이 흥미롭다. 작가는 "30년 동안 교직 생활을 했으면 지금쯤 생활지도 면에서 노련미가 있어야 하는데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고백하고 있다. 이 책은 작가가 이러한 사실에 대해 스스로 반성하며 교육현장을 살핀 결과물인 셈이다.
안도 창작 동화집 『산에서 피는 꽃은』
전북아동문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전북대학교 사회교육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중인 안도씨가 창작 동화집 『산에서 피는 꽃은』을 발간했다. 지역 문학계에서 오랜만의 창작동화집 출판소식이다.
『산에서 피는 꽃은』 작가의 등단 작품과 젊은 시절 신춘문예에 응모했던 작품, 그리고 각종 문학상들을 탔던 17편의 짧은 동화들로 이루어져있다. 특히 '작은 요정'이나 '민들레의 꿈' 등 14편의 아동용 동화 외에 '산에서 피는 꽃은', '안골 마을의 우상', '은하수의 초대' 등 3편의 성인동화는 짧지만 삶에 대한 촌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안득수교수 에세이 『금암동산의 아름다운 만남』
전북대 의과대학 지석 안득수가 정년을 맞이해 그의 후배들과 제자, 지인들이 이를 기념하기 위해 『금암동산의 아름다운 만남』을 펴내었다. 안득수 前교수는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주임교수를 엮임한 의사이자 독실한 천주교 신자.
『금암동산의 아름다운 만남』에는 그의 그간 발자취와 제자 및 절친한 지인들의 그에 대한 추억, 일화, 바람, 감사 등이 들어있다. 제 1부 '학생과 스승'에는 그의 제자들이 기억하는 그에 대한 단면을 볼 수 있고, 제 2부 '금암동산의 직원과 환우의 글'에서는 함께 일했던 의과대학 동료들의 그에 대한 회상이 실려있다. 이 밖에 제 3부 '나의 사랑하는 직장에서의 발걸음을 뒤돌아보며'에는 안득수 선생의 짧은 글 3편이 실려있다.
=전시
<한페이지 기사>
'과거를 잃어버린 민족은 미래가 없다'
일제침탈과 역사 왜곡전 '끝나지 않은 식민의 역사'
연초부터 독도우표 발행문제로 한일관계가 외교분쟁으로 비화될 뻔하더니, 얼마 전에는 중견탤런트 이승연이 종군위안부를 주제로 누드를 찍어 온 나라가 시끄럽다. 우리민족이 일제의 식민통치로부터 해방한지 반세기가 넘었지만, 아직 역사의 상처가 아물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일제치하에서 나라를 팔아먹고 민중을 억압하던 친일파와 그 후손들은 아직까지 우리사회의 주류로서 건재하고 있다. 친일파 송병준의 후손들이 땅 찾기 운동을 벌이고, 친일반민족특별법은 몇몇 국회의원들의 방해로 무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었다.
지난 3월 5일부터 14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에서는 때마침 '끝나지 않은 식민의 역사전'이 열려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번 전시회는 작년 5월 전주역사박물관 개관 1주년을 맞아 '친일 음악의 진상전'을 개최했던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지부장 최재흔·59)가 준비한 것.
커다란 사건이 있었던 시기별로 일제의 만행과 친일파의 행적을 묶어 관람객이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학살당한 독립군의 시체더미나 효수(梟首)처형의 장면, 종군위안부들의 비참한 모습 등 아픈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진들 앞에 관람객들은 의연해질 수밖에 없었다. 친일행적을 펼친 인물들의 구체적인 행적과 자료를 함께 준비해 신빙성을 더하도록 노력한 점도 돋보였다.
이번 전시회는 4월 2일부터 12일까지 부산 민주공원과 5월 15일부터 30일까지 광주 5.18 묘역에서 계속된다.
친일인명사전 편찬 국민의 힘으로 (박스, 사진있음)
최재흔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장
"우리나라는 해방이 된 것이 아니다. 아직 식민지나 다름없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친일인명사전편찬'을 위해 책정되었던 5억 원의 예산이 전액 삭감되고, 친일반민족 특별법이 지금에 와서야 여러 우여곡절 끝에 통과될 수 있겠는가" 최재흔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장은 이런 왜곡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준비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역사의 왜곡과 정의의 실종, 민족정기의 훼손을 보여주고 친일파 청산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모아보자는 것이다.
현재 민족문제연구소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친일인명사전을 편찬하는 일. 하지만 지금에 와서 친일 했던 전력을 문제삼아 법으로 심판한다거나 그 후손들을 연좌제로 묶어 불이익을 주자는 것이 아닌, 단지 친일 했던 사람들에 대한 기록만을 남겨두는 이 일마저 여의치 않다. 최씨는 "친일인명사전을 편찬하려는 것은 친일파에 대한 기록을 통해 우리 후손들에게 나라와 민족을 배반하면 반드시 엄정한 심판을 받는다는 역사적 교훈을 남겨주기 위한 것이다"며 "반발이 거세지만 꼭 이룩해야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우리지역에서 해야할 일도 많다. 최씨는 "미당 서정주나 채만식 등은 명백한 친일 행각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지역은 그들의 문학관을 짓고 문학상을 제정하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주종합경기장 정문 일주문에는 친일파 김연수의 공적을 기념하는 현판이 버젓이 걸려있다"며 "올해는 친일인명사전편찬 사업을 위한 모금운동과 함께 우리지역에 남아있는 친일의 잔재들을 없애는데 주력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민족문제연구소는 9월쯤, 작년 열렸던 '친일음악 진상전'에 이은 '친일미술 진상전'을 전시할 계획이다.
한지, 상품으로 거듭니다 - 파피루스展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 로비에 형형색색의 한지 공예품들이 전시되어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나무를 타는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을 표현한 닥종이 인형에서부터 여성들의 발길을 붙잡는 컵 받침이나 예쁜 가방까지, 한지를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지난 2월 28일부터 전주전통문화센터 본관로비에서 문화상품으로써 한지의 가능성을 시험하기 위한 '파피루스展'이 열렸다. 이번 전시회는 전주대학교 국제경영대학원에 한지문화과목이 석사과정으로 신설되면서 기획된 자리. 한지문화를 전공하게 된 김혜원·문미나·박숙경 ·송민섭·이영희·이정화·한오경이 판화나 한국화 등 지금까지 일해오던 각자의 영역에 한지를 접목하는 시도를 보여주었다.
"전통이나 예술적, 미적 가치에 한지를 못박아 두지 않고, 문화상품으로써 경쟁력 있는 한지를 개발하기 위한 자리다". 이번 전시회를 주도한 이유라(전주대 국제경영대학원 한지문화전공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가 한지의 문화산업적 측면을 강조한 것과는 달리 기존의 한지 전시회와 뚜렷한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번 전시회는 3월 15일까지 열렸다.
제 2회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전북지회전
전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전업미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3월 5일부터 11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는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 전북지회(회장 박만용)의 정기전이 열렸다. 미술을 업으로 해서는 살아가기 척박한 지역 풍토에서 나름대로의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작년 봄에 출범, 두 번째로 갖는 정기전이었다.
이번 전시회는 뚜렷한 주제 없이 단지 전업미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했다는 특징으로 인해 조각과 회화, 구상과 비구상 등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이용한 작품들이 전시장에 펼쳐져 관객들에게 다채로운 감상거리를 제공해주었다.
전북미술가협회는 올해 4월부터 각 동사무소에 무료로 그림 걸어주기 행사 등 본격적인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허문다
강승호 개인전 '스케치 오브 이테리'
"사람들은 대부분 사진은 사진 같아야 하고 회화는 회화 같아야 한다는 엄격한 이분법적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하지만 꼭 그래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지난 3월 12일부터 18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는 강승호의 사진전 '스케치 오브 이태리'가 열렸다. 한가로이 노상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나 수로를 떠가는 배에서부터 을씨년 스럽게 방치된 곤도라까지 이탈리아의 풍경을 수채화처럼 담았다.
그가 이번 작업에 사용한 것은 폴라로이드. 폴라로이드를 이용해 찍은 사진을 이쑤시개로 스크래치해 마치 회화처럼 표현했다고 한다. 사진의 무한복제로부터 비켜나 폴라로이드가 갖는 유일무이성과 회화의 아우라가 절묘하게 교차한 셈이다.
현재 사진스튜디오를 운영하며 경원대 대학원 영상정보학과에서 초상사진을 공부하고 있는 그는 내년 전시회를 통해 사진이라는 장르가 갖고 있는 또 다른 특징인 '극사실'적인 면을 보여줄 것이라고 한다.
기억을 흔적으로 남기다
문인표 개인전
한 평생 옛 정취에 대한 천착과 한 폭의 한국화를 방불케 하는 정밀한 소묘의 세계를 추구해온 문인표화백이 모처럼 만에 전주에서 전시회를 갖았다.
지난 3월 19일부터 25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문인표화백의 개인전이 열렸다. 전주에서는 20년만의 전시회이자 세 번째 전시회. 그만큼 문화백은 얼굴 내놓지 않기로 유명하다. 이번 전시회도 예정에 없던 것을, 작년 7월 문화백이 뇌경색으로 쓰러지면서 그의 아들 진웅씨와 후배 화가들이 급히 마련한 것이다.
문화백 작품의 특징은 초가집으로 대표되는 우리 옛 정취에 대한 재현과 정밀한 소묘. 이번 전시회에서도 지금껏 그가 추구해온 미술세계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누런 초가지붕으로 쏟아지는 햇살, 소담한 돌담과 길 등이 정겹게 다가온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초가집을 찾기 위해 전북 일원 곳곳을 뒤지고, 여기에 그의 옛 기억을 덧붙여 완성한 작품들이다.
전북 옥구 출생인 그는 중국 흑룡강성 목단강서 우메다 신지로 미술연구소에서 그림의 기초를 익힌 뒤, 지난 40여년 간 도내 중고등학교에서 재직했다.
"그리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야" (박스 기사, 사진있음)
문인표 화백
"나는 누구보다 참 행복하게 살았고 행운아였다고 생각해. 그림을 그리면서 살 수 있었으니까"
여든 나이를 목전에 두고 한 평생 참 행복하게 살았노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 이나 될 것인가. 하지만 문화백은 "지나온 세월 참 잘 살았다"고 말한다. 한 평생 그가 미쳐(?)지낼 수 있게 만든 그림을 그리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는 "내 인생에 그림이 없었더라면 얼마나 쓸쓸했을 것인가"라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이렇게 한 평생을 그림에 몰두해 온 그의 그림에 대한 신념은 "회화는 아름다운 것의 재현이다"라는, 형태의 파괴와 재구성이 주를 이루는 현대의 그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이었다.
"요즘 작가들은 '재현'이라는 말을 참 싫어들 해. 예술이 사진은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지. 하지만 아름다운 것을 닮고 싶고, 흉내내고 싶고, 또 남기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능이야" 그는 너무나 아름답고 감동적인 풍경들을 그냥 스치고 지나가기에는 너무 아쉬워, 그것들을 기억해내고 남겨놓고 싶었다고 한다.
이 작업을 위해 그는 천리길도 마다하지 않았다. 아름답고 옛스러운 풍경을 찾기 위해 전북 곳곳 다니지 않아 본 곳이 없고, 그림을 그리다가 잘 기억이 나지 않으면 몇 번이고 그곳을 다시 찾아 다녔다. 확인과 재확인의 끊임없는 반복, 이것이 그의 작업 방식이었다.
그에게 이런 그림에 대한 신념을 심어준 사람은 중국 흑룡강에서 보냈던 학창시절, 그림을 가르쳐주던 '우메다 신지로'이다. "그 분은 정말 화지가 닳아 찢어질 정도로 소묘 연습을 시켰어. 한번은 소묘 연습을 하다가 너무 짜증이 나서 화지를 찢어버린 적이 있는데, 마침 이 모습을 선생님께서 보셨어. 나 같은 사람은 그림 그릴 자격이 없다고 몇 달 동안 화방 근처에도 못 오게 하셨지" 그림 공부만큼은 철저하고 엄격하셨지만, 또 그만큼 자식처럼 돌봐주시던 그 분에 대한 기억은 평생 그의 작품활동과 교직생활에 밑바탕이 됐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지금도 후배들에게 소묘에 대한 중요성을 끊임없이 설파한다. "소묘에 충실하지 않는 그림은 거짓말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야. 작가로서 생명도 오래가지 못하지"
하지만 그는 갑작스런 건강악화로 후배들을 챙겨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전주에서 그림 공부하던 당시에 선배들이 정말 많이 도와줬지. 항상 후배들을 정답게 감싸주고, 그림 그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줬거든. 이제 보답하는 차원에서 나도 후배들 도와줘야 하는데 건강이 돕질 않아"
작년 갑작스런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그림을 그릴 수는 없게 됐지만, 아직 그림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붓을 빼앗긴다고 해서 그림에 대한 열정까지 뺏을 수는 없는거야" 캠퍼스에 그림을 그리는 자유를 뺏긴 그는 창문 밖으로 보이는 파란 허공을 캠퍼스 삼아 옛 기억들을 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세상을 기뻐하며 사는 법'
제 5회 광주신세계미술제 수상작가 초대 '김수진 전'
"언젠가 한 사람이 튜브를 타고 물 위에 둥둥 떠서 밤하늘을 바라다보는 에스키스(회화에서 작품구상을 정리하기 위해서 행하는 각종 시작(試作) ·초고(草稿) ·밑그림)를 본 적이 있어요. 그 사람이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건 간에 그 순간만큼은 만족하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죠. 딱 그 순간 허락된 것만큼 말이죠. 그때부터 자족에 대한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3월 15일부터 22일까지 민촌아트센터에서는 '김수진 전'이 있었다. '일관된 주제를 다채롭게 그림으로 풀어가는 손의 맛과 상상력 그리고 자신의 일상, 자기의 몸, 자기만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그림으로 연결짓는 힘'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으며 지난 2002년 광주신세계미술제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몇몇 지인들이 마련해준 자리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휴식과 만족하는 삶이 주제가 되었다. 거의 모든 그림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식물과 집은 완전 무결한 찰나의 휴식과 만족의 상징이었다.
전북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을 나온 김수진 작가는 현재 꾸준한 작품활동과 함께 전북대에 출강하고 있는 촉망받는 미술가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찾아가는 미술관'
'찾아가는 미술관'이 전국순회의 첫 전시를 전주 팬아시아페이퍼 박물관에서 가졌다. '찾아가는 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이 미술문화의 대중화와 지방의 문화 향유권 신장을 위해 각 지역을 순회 전시하는 문화보급 프로그램.
3월 16일 시작된 이번 전시회에는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 주를 이루었다. 특히 각 작품들을 '색채의 향연', '미술 속 유머', '삶의 미술' 등 각 소 주제로 구성하여 전시함으로써 관객들이 이들 작품들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번 전시회는 3월 26일까지 11일간 전주 전시회를 마친 후 하동 문화예술복지회관, 김천시문화예술회관, 영광문화원, 이천시립박물관, 청주하이닉스반도체 등 각 지역의 대규모 산업체나 문화예술공간을 순회하며 전시하게 된다.
향수(鄕愁), 그 그리움으로 떠나는 민화여행
김만희의 민화展
'풍속화의 영역을 한국 현대사까지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는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제18호 민화장인 김만희 선생의 작품이 전주를 찾았다.
민화는 오랜 세월에 걸쳐 궁중에서부터 말단서민의 생활공간에까지 영향을 미쳐온 우리의 특수한 민속 회화. 우리 민족의 삶을 익살과 해학이 넘치는 필치로 담았다는 점에서 중요한 민족사적 의의가 있다.
지난 3월 20일부터 전주전통문화센터 로비에서 '향수(鄕愁), 그 그리움으로 떠나는 민화여행'이라는 주제로 펼쳐진 이번 민화전은 1930년대부터 한국 전쟁 후 급속한 산업발달의 있었던 60년대까지를 추억으로 그린 풍속화 32점과 전통민화 18점을 선보였다.
<공동우물>, <트럭의 펑크>, <목탄차>, <미군기 저공정찰> 등 기억과 체험으로 어우러진 김만희의 풍속화는 당시의 삶을 현실성 있게 담아냈다.
이번 전시회는 5월 9일까지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 로비에서 계속된다.
=공연
-박스기사, 한 페이지, 사진 있음 -
"개방성과 신명 토대로 '판소리 닮은 축제' 만들겠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총감독 곽병창씨
"지역사회 전체의 역량을 한 자리에 모으고 엮어내는 '네트워커'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총감독으로서 이 역할만 충실히 해도 소리축제를 통해 한 목소리를 내고 화합을 도모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전주세계소리축제 총감독으로 선임된 곽병창씨. 오랫동안 연극 연출과 시나리오 작업으로 노하우를 쌓아온 곽 감독은 대규모 문화행사의 연출과 창극 대본 및 연출 활동을 펼쳐온 경력을 인정받아 지난 3월 전주세계소리축제 총감독으로 선출됐다. 대대적인 조직정비로 분주했던 소리축제조직위는 총감독 인선과 실무인력을 결정함으로써 축제 준비에 가속이 붙게 됐다.
곽 감독은 연구위원을 비롯한 조직 내부 인력의 역할을 재조정, 효율적인 조직 운영을 통해 축제의 기본 틀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위원은 실질적 연구기능을 수행할 수 있고, 프로젝트 개발이 가능한 조직이어야 한다. 제 개인적인 구상은 연구위원을 세 팀으로 나누어, 연구1팀은 판소리를 중심으로 한 전통음악 연구자와 전공자로, 연구2팀은 판소리나 전통음악에 서양음악을 접목할 수 있는 연구자로, 그리고 연구3팀은 축제와 도시의 관계를 고민하는 인력으로 구성할 계획이다"고 밝힌 그는 "이렇게 모인 다양한 시각과 프로젝트를 종합회의를 통해 취할 것과 버릴 것을 확정하는 조직력을 갖추는 것이 최우선이다."고 설명했다.
곽 감독은 이어 "소리축제 총감독은 문화예술인들의 다양한 요구와 목소리를 조율하는 능력이 필요한 자리"라고 전제하고 "총감독 개인의 창의성이나 욕심을 내세우기보다 많은 사람들의 좋은 생각을 끌어 모으는데 주력하고 싶다. 지역에서 낳은 총감독이 많은 사람을 알고 있다는 게 오히려 발목잡히는 일이 될 수도 있지만, 이것을 슬기롭게 조율하고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지역 출신 총감독을 뽑은 것도 네트워킹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느냐의 능력을 묻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소리축제 평가토론회 등에 얼굴을 내밀고 적극적인 견해를 밝혀왔던 곽 감독은 소리축제를 판소리축제로 인식할 때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판소리만의 오래된 개방성, 무궁무진한 변화의 가능성을 알기 때문에 축제도 '판소리답게' 끌어가고 싶다. 그 무엇과도 교류하고 끌어안고 거들어주는 판소리의 본질적 특성만 되살리면 축제는 성공할 수 있다. 판소리는 고도의 정제된 예술이지만, 질펀하고 개방적인 모습을 동시에 갖고 있다. 소리축제에서도 이 두 가지 모습이 추구되어야 한다. 개방성과 신명이 없는 축제는 죽은 축제다. 주민참여가 안 되면 관광형 축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판소리를 닮은 축제'를 구상하겠다고 밝혔다.
전북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창작극회 대표와 전북도립국악원 상임연출자, 전주전통문화센터 관장 등 다양한 경력을 쌓아온 곽 감독은 "연극쟁이와 글쟁이, 국악 분야를 기웃거렸지만 실제 능력보다 부풀려 과분한 대접을 받았다. 여러 단체와 세대, 장르에 대한 일체의 선입견 없이, 그리고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걸어왔다고 자부한다. 그 장점을 살려 차제에 소리축제를 윤택하게 하는데 보답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 김회경 기자
전통문화센터 '우리춤의 숨결'-사진 있음
3월 6일과 7일 전통문화센터 기획공연 '우리 춤의 숨결 19'에 6명의 여성 춤꾼이 무대에 올랐다.
박수량(전주시립국악단 수석단원) 박미진(도립국악원 무용단원) 최재희(전주시립국악단원) 이고운(전주시립국악단원)씨.
우석대 무용학과 선후배인 이들 여섯 춤꾼은 자연을 주제로 각기 다른 춤사위와 개성을 발산했다. 꽃과 구름, 물과 땅을 각자의 몸짓으로 담아낸 이들은 마지막 무대에서 '월영야무(月影夜舞)고목'이라는 작품을 통해 네 명의 춤꾼이 함께 호흡을 맞췄다. 달빛 아래에서 고목이 새싹을 틔워낸다는 내용.
눈 내리는 마을, 꽃망울이 피어나는 모습을 몸짓으로 표현한 고은씨의 '화'(花)는 신비하면서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선보였으며, 박수량씨는 운(雲)을 주제로 구름의 흐름을 닮은 정적인 춤사위를 풀어냈다. 최재희씨는 '수(水)'를 소재로 거문고 산조에 물의 흐름을 몸짓에 실어냈으며, 박미진씨는 '지(地)'를 선택, 남성적인 느낌이 강한 박병천의 진도북춤의 이미지를 여성적 화려함으로 되살려냈다.
꾸밈없는 자연스러움에 정과 동의 이미지를 두루 아우르며 펼쳐진 이날 공연은 젊은 여섯 춤꾼들의 열정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무대였다.
온고을가야금연주단, '봄빛 선율을 타고' -사진 있음
온고을가야금연주단(단장 황은숙)이 '봄빛 선율을 타고'를 주제로 3월 20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정기공연을 가졌다.
전북도립국악원 황은숙 교수를 비롯 중학생과 프로 연주자들까지 도내 가야금 연주자들이 고루 출연한 이날 무대는 서양 클래식 작품을 비롯해 가야금2중주 '가야회상', 가야금3중주 '강강술래', 25현 가야금을 위한 변주곡 '한오백년' 등이 다채롭게 연주됐다. 휘모리의 생기 넘치는 가락과 진양조 가락의 진중함이 고루 배어있는 '최옥삼류 가야금산조 앙상블'도 봄날의 생기를 담아냈다.
전주시립합창단 제67회 정기연주회
전주시립합창단(지휘 구천)이 생동하는 봄의 기운을 가득 담아 제67회 정기연주회를 올렸다.
3월 20일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펼쳐진 이날 공연은 지난해 목정문화상 수상을 자축하며 마련한 자리여서 단원들의 활기가 한껏 고조된 무대였다.
혼성합창곡 마니피카트(Magnificat)로 막을 연 이날 공연은 '사공의 노래' '모란이 피기까지는' '보리밭' '두 마리 토끼' '로망스' '블루 탱고' 등 우리엑 친숙한 동·서양의 가곡을 선사하며 전주시립합창단이 자랑하는 정교한 화음과 하모니를 가득 펼쳐 보였다. 특히 여성합창의 화음에 맞춰 장정현·김하나씨(우석대 무용과)가 특별 출연, 노래에 맞춰 싱그러움 몸짓을 풀어내 눈길을 끌었다.
한벽루 소리산책 34, 도립국악원 관현악단-사진 있음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단장 류장영)이 전주전통문화센터 기획공연 '한벽루 소리산책'에 초대됐다.
3월 20일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에서 펼쳐진 이번 무대는 활발한 작곡활동과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를 선보여온 류장영씨 편곡의 국악가요 '진주난봉가'와 '칠갑산'이 연주돼 원곡과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전주시립국악단 김선씨가 작곡한 '어둠 속에 빛을'과 2002년 도립국악원 위촉으로 탄생한 '멋으로 사는 세상'(작곡 이경섭), 섬세하고 서정적인 연주가 돋보이는 원일 작곡의 '달빛 향해', 제일교포 2세 뉴에이지 피아니스트인 양방언씨의 '제주의 왕자' 등도 무대의 흥을 한껏 돋웠다.
도립국악원 목요국악예술무대 '춘흥'-사진 있음
도립국악원이 2004 야심 기획으로 마련한 '목요국악예술무대' 네 번째 공연이 '춘흥'을 주제로 3월 25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펼쳐졌다.
매회 늘어가는 객석으로 '예술 마케팅'의 토대를 다져가고 있는 '목요국악예술무대'의 네 번째 공연 '춘흥'은 도립국악관현악단(지휘 유장영)이 출연, '봄 향기에 흥청거릴 수 있는 음악을 선물하겠다'는 관현악단의 당초 기획의도를 충실히 살려낸 무대.
관현악단은 이날 두 개의 국악 관현악곡과 세 개의 협연곡을 연주했다. 첫곡 '어둠속에 빛을'(작곡 김선)을 시작으로 수준높은 기량을 요구하는 가야금 병창 협연곡 '새타령'(편곡 박범훈, 연주 유인숙), 국악관현악단이 연주하는 서양가곡 '봄처녀'(편곡 김선), '새타령'(편곡 박덕귀) 등이 연주됐다.
창극 <심청>에서 구슬픈 상여소리를 들려준 도립국악원 창극단 김경호씨가 협연자로 출연, 힘있는 남성의 소리가 특징인 '적벽가 중 적벽대전'(편곡 류장영)을 올렸다. 저녁 달빛의 고요함과 적막함, 부드러움을 묘사하고 있는 '달빛 향해'(작곡 원일)도 정교한 앙상블을 선사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 김영이씨는 현재 전주 남중 교사로 있으며 다수의 독창회와 음악회에 출연했으며, 유인숙씨는 윤소인, 강정열, 강정숙 선생에게 가야금병창을 사사했다. 김경호씨는 김일구 선생에게 적벽가를 사사하고, 김영자 선생에게 수궁가와 심청가, 춘향가를 배웠다. 제5회 임방울국악대전 판소리 명창부 장원을 수상한 바 있다.
전주시향 정기연주회
전주시립교향악단이 126회 정기연주회에 '불멸의 악성(樂聖)' 베토벤을 무대에 올렸다.
3월 12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펼쳐진 이날 음악회는 '관념의 음악'이라 불릴 만큼 깊이 있는 내면세계를 장중한 음악으로 승화시킨 베토벤의 음악 세계를 되살려낸 자리.
전주시향은 이날 강한 힘과 개성, 웅장함이 고루 담겨진 '교향곡 제3번 영웅'과 밝고 따뜻한 분위기의 '피아노 협주곡 제4번'을 연주했다. '교향곡 제3번 영웅'은 '피아노 협주곡 제4번'은 피아노 기법을 충분히 살리면서도 관현악과 잘 융합된 부드러운 낭만과 거장의 모습이 한껏 드러나 있는 곡.
상임지휘자를 공석으로 비워둔 채 객원지휘자를 초빙해 이뤄진 이날 무대는 한세대 최승용 교수가 객원지휘자로 나섰다.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지도력과 연주력을 인정받고 있는 최 교수는 홍콩 팬아시아 오케스트라 객원 수석 지휘자와 서울 이무지치 합주단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협연자로 피아니스트 진수경씨가 참여했으면, 진씨는 전주대와 동대학원·폴란드 바르샤바 쇼팽 국립음악원을 졸업하고, 현재 전주대에 출강중이다.
음악적 성숙 보여준 군산시향 연주회
2003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세계적인 소프라노 이네사 갈란테와의 깔끔한 협연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군산시립교향악단'(지휘 신현길)의 새로운 가능성을 다시한번 확인시킨 무대. 지난해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다섯차례의 연주회를 통해 완성해낸 저력을 이날 음악회에서도 유감 없이 발휘했다.
상임지휘자 체제를 맞아 꾸준히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군산시향이 3월 24일과 25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과 군산시민문화회관에서 연주회를 가졌다.
이날 무대에는 러시아적인 과격함과 직선적이고 극한의 리듬을 적나라하게 표현, 작곡 당시 많은 비난을 받았던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이 연주됐다. 간신히 명맥만 유지해 오다 4년 전 상임지휘자를 맞은 군산시향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봄의 제전'을 선택했다는 점만으로도 주목을 끌었던 무대. 군산시향은 이날 스트라빈스키가 지휘자의 낭만적 해석을 우려했을 만큼 정확하고 명쾌한 해석을 요하는 '봄의 제전'을 정직하고 깔끔한 연주로 소화해냄으로써 관객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외국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주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최해성씨의 협연도 빛났다. 부드럽고 여성적인 낭만이 깃든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섬세하고 정열적으로 연주한 신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맨하탄 음악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 프랑스와 스위스, 이태리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연주자. 이미 세계 무대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젊은 연주자다.
파괴적이면서 남성적인 스트라빈스키와 부드럽고 낭만적인 멘델스존이 묘한 어울림을 만들어낸 이날 연주는 실력 있는 오케스트라로 거듭나기 위한 군산시향의 의미 있는 발걸음으로 평가됐다.
전주시립극단 <언챙이 곡마단>-사진 있음
전주시립극단이 제58회 정기공연으로 연극 <언챙이 곡마단>(극본 김상열)을 3월 27일~28일 전주덕진예술회관 무대에 올렸다. <언챙이 곡마단>은 역설과 비틀림, 난잡함과 도덕성 등이 기묘하게 얽힌 작품으로 지난 82년 초연 당시 파격적인 내용과 의상, 소품 등으로 화제를 모았었다.
서기 660년대 삼국시대 말기 신라와 백제간의 싸움이 배경이지만, 극의 무대는 곡마단으로 초점이 맞춰진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 패자의 기록은 으레 묻히기 마련인 세상 이치를 시원하게 뒤집어보겠다는 작가의 의도가 '만약'이라는 가정으로 출발, 시간 역행을 통해 뒤집혀지고 흔들린다.
원작자인 김상열은 연극연출가 겸 극자가로 활발히 활동했고 TV극 '수사반장'의 작가로 이름을 높였으며 지난 98년 타계했다. 연출은 전북연극협회 류경호 회장이, 작곡은 도립국악원 류장영 지휘자가 맡았다.
최광대역에 전춘근, 오광대 김경미, 추광대 서주희, 의자왕 백민기, 김춘추 고조영이 맡아 열연했으며, 최균(계백), 김영주(김유신), 소종호(법민), 김정영(관창), 안대원(품일), 홍지예(왕비), 염정숙(계백의 처), 서형화(노파), 국영숙(궁녀), 서유정(궁녀), 이병옥(성층/부관), 안세형(남자/부관), 정경림(종군기자), 홍자연(종군기자) 등이 출연했다.
전북민예총 농어촌 순회공연
전북민예총이 소외지역을 찾아 문화예술의 소통기회를 마련하고 문화향수를 확대하기 위해 '전북문화 향유를 위한 문화예술 소외지역 찾아가기 순회공연'을 가졌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순회공연은 무주와 정읍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2월 5일 진안 고추시장터·완주 봉동 야외씨름장, 3월 26일 무주예체문화관, 3월 31일 정읍 소성면 소성초등학교.
'소통과 향유, 아름다운 전북예술'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공연은 전북민예총 산하 음악, 무용, 풍물분과위원회 30여명의 회원이 참여, 춤과 판소리 및 기악, 사물 등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였다.
진안을 중심으로 장수와 장계, 금산, 남원 등에서 펼쳐지는 풍물놀이와 정읍지역의 장구놀이 등으로 꾸려진 풍물분과의 '길놀이'는 이승철씨 등 10여명이 참여해 행사의 막을 올렸다. 최고 수준의 연주 기량을 요구하는 시나위와 산조는 장재환(장구), 함상원(대금), 오정무(해금), 최승희(아쟁), 김근수(피리)씨가 참여했다. 어느 공연장에서도 빠질 수 없는 판소리 한 대목, 전북도립국악원 김연씨가 들려줬다. 현대무용단 사포(대표 신용숙)는 이매방류 살풀이와 강선영류 태평무 등을 펼쳐 보였다.
이밖에 진안 적상중학교 학생들이 참여한 '호남좌도 사물놀이'가 특별무대로 꾸며졌으며, 놀이패 우리마당의 신명나는 사물놀이도 공연의 흥을 돋웠다.
창립 이후 규모 있는 첫 사업이라 할 수 있는 이번 '순회공연'은 '문화의 민주주의'의 실현을 앞장 서 나가겠다는 전북민예총의 의지를 다진 첫 출발이었다는데 그 의미가 각별하다.